어느날 갑자기 말이죠~

창고를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그 날


상자들 하나 하나 열면서 '허허~ 이런 걸 내가 왜 샀을까' 라며

재활용품을 분리하던 중에 케케묵은 키보드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왜 이런걸 보관하기로 했었던가 싶을정도의 고물이었지만


그냥 아무생각이 키감을 느껴보고 싶어져서 자판을 클릭해보니 이게 재미있는겁니다

쫀득 쫀득하면서도 뭐랄까... 아주 오래전 느낌~

"TGK-6000 Solid Year? 이게 이런거였나?"


무선키보드라면 로지텍 마소를 가리지 않고 최신 제품은 대부분 사용을 해본터라

나름 예민한편이라고 자부했었는데, 사실 아니었던거죠

그냥 최신 키보드가 사고 싶었을 뿐~


그때부터 눈에 불을켜고 추억의 키감과 제게 딱 맞는 키감

둘을 찾기 위해 검색과 구매를 반복하다 여기까지 왔네요


사설이 길었습니다.


9$의 놀라운 가격에 구매한 g81-7000lpdus-2!

(아마 판매자가 잘 몰랐던거라고 판단됩니다만... 배송이 왔네요)


일단 키캡의 품질에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MX가 아닌 MY 스위치라 지금까지 생각도 안했던 품목이라

키감도 저언혀~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제게는 잘 맞더라구요 (파워타건이라 ㅎㅎ)


이제품이 마음에 드는점을 꼽으라면...

MSX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는거죠


키보드매니아에서는 키캡용도외에는 거의 취급을 안하시는 g81입니다만

키감이라는게 개인차가 아주 클텐데요~

최근의 기계식키보드들의 소리는 맑고 규칙적인 반면

이녀석은 아주 시끌시끌 요란한 소리가 납니다. (타자치는것처럼)

게다가 눌렀는지 안눌렀는지 구분이 안될때가 있어요 (타인 사용소감)

손가락이 많이 아프다는 분도 있었고

제가 생각해도 뭔가 좀 애매한 느낌의...


그런데 저는 이녀석이 정말 좋습니다! 이 투박함! 엄청난 무게!

세련된 필코 덱 더키 아주 좋은 키보들이 즐비하지만

마감도 불안하고 키감도 약간 엉터리같은 이녀석이 저는 이상하게 끌리네요


다만, 아주 큰 문제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F와 J가 오목한 형태여서 안그래도 힘이 많이 들어가는 녀석인데

처음 접하시는분들에게는 오타의 원인으로 작용할듯 싶어요

더 큰 문제는 Delete키의 위치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문서작업이나 코딩용으로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드네요~

그리고 인쇄가 레이저도 이중사출도 아닌... 실크입니다.

금방 벗겨질듯


물론, 이러한 모든 러프한점이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100점 만점에 85점! 주고 싶네요(가격을 생각하면 10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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