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zaki 5.1채널 스피커 리뷰

모노보다야 스테레오가 낫고 기왕이면 우퍼도 있는게 좋다. 예전에는 그 정도면 충분했는데 요즘 와서는 4.1채널이니 5.1채널이니 하는 소리가 시끄럽고, 7.1채널까지 들먹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음악하고는 인연이 먼 사람에게 스테레오 이상은 쓸데없는 사치일 뿐이다.
PC용 스피커로 알텍 랜싱 스피커 ACS40을 한 4, 5년쯤 사용해 왔는데 언제부터인가 귀에 거슬리는 화이트 노이즈를 뱉어내기 시작했다. 그때가 작년 말이었을게다. 별 수 없이 스피커를 새로 사야겠다 생각하고 용산 전자상가를 돌아다닐 때 우연히 Britz 1100이 눈에 띄었다.

'중국의 힘'이라 일컬어지는 블리츠 스피커답게 가격은 정말 쌌다. 2.1채널 스피커가 2만원 이하니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렇다고 음질이 형편없는건 아니었다. 우퍼 스피커는 싸구려답게 시원찮은 편이었지만 좌우 새틀라이트의 음질은 꽤 괜찮았다. 전반적으로 ACS40에 비해 약간 흐릿했지만, 가격을 따져보면 납득할만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모 통신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장기 사용자 추첨에 당첨되어 5.1채널 스피커를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호들갑을 떠는 꼬락서니를 보아하니 결코 좋은 물건이 아니라는 추측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 도착한 제품 박스를 뜯어보니 5.1채널 스피커 중에서는 최고 싸구려로 손꼽히는 Ozaki EM-92606 Aries가 떡하니 들어있는 것이었다.

이 스피커에는 DTS 디코더니 뭐니 하는 사치스런 것들은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아날로그 5.1채널 연결만 지원한다. 정격 출력은 35W, 새틀라이트와 우퍼 스피커 디자인은 싸구려다운 수준이다.

스피커 설치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사운드 카드의 프론트/리어/센터 채널과 컨트롤러 박스를 연결하고, 다시 컨트롤러 박스에서 프론트/리어/센터/우퍼 스피커를 연결하면 된다. 리어 스피커 선이 충분히 길지 않기에 등 뒤 벽면에 스피커를 붙일 수가 없었다. 스피커 케이블은 RCA 단자이기 때문에 연장 케이블을 쓰면 길이를 늘릴 수 있겠지만, 일단은 그냥 놔두기로 했다.
컨트롤러 박스에선 프론트/리어/센터 채널의 음량을 조절할 수 있지만, 하지만 좌/우 채널 음량을 따로 조절할 수는 없으며, 전체 볼륨을 한번에 조절하는 기능도 없다. 각 채널 음량을 최대로 올려도 그렇게 볼륨이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윈도우즈 볼륨을 최대로 올려줄 필요가 있다.

연결을 끝내고 간단한 테스트를 해 본 결과, 프론트 좌/우 스피커 음량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른쪽 스피커 음량이 왼쪽에 비해 현저하게 작은 것이다. 게다가 윈도우즈 볼륨을 최대로 올렸을 때의 문제점 - 화이트 노이즈의 증가, 고음에서 소리가 찢어지는 현상 등을 극복할 수 없었다. 앞뒤 소리가 따로 구분되고 센터에서 대사가 줄줄 나오는 5.1채널의 감동이야 놀라웠건만, 냉정하게 음질만 따져보면 블리츠 1100보다 나을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한번 5.1채널에 맛을 들이고 나니 2.1채널로 돌아가기가 망설여진다. 영화를 볼 때, 게임을 할 때의 느낌이 이전과는 전혀 달라진 게다.

하지만 내 돈 5만 몇천원을 주고 사라고 했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 물건이다. 싼 맛에 5.1채널을 맛볼 수 있다는게 이 스피커의 단 하나뿐인 장점이다.

- DJ.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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