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8일, 기자들과 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애플코리아가 신형 파워맥 G5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물론 저와 키보드매니아분들도 참석했구요. 신형 파워맥 G5도 인상깊었지만, 발표회장에서 생각지 못한 신제품이 함께 끼어있었는데, 바로 애플에서 최근 조용히(?) 내놓기 시작한 신형 키보드와 마우스입니다.

하얀색의 기존 프로 키보드와 프로 마우스를 대체하는 성격을 지닌 제품인데, 약간의 디자인 변경을 가한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더군요. 관련 사진은 아래와 같습니다. 키보드의 경우 디자인 레이아웃이 한층 심플래진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자체는 마음에 듭니다만, 키감은 퇴보였습니다. 1만원짜리 USB 키보드와 별로 다를바 없는 애플 사상 최악(?)의 키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렁물렁한게 손맛은 커녕 정확한 스위칭 포인트가 어디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안그래도 흰색 프로 키보드에 짜증을 내고 있는 저로써는 아쉬울 수 밖에 없더군요. 키보드 옆면은 경사지게 만들었는데 높이 조절 탭 같은 거 없이 심플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원가 절감을 위한 조치라고 볼 수 밖에는 ...

키보드 후면에는 2개의 USB 포트가 장착돼 있습니다. 기존 프로 키보드의 경우 키보드 좌우면에 각각 하나씩 배치된 것과 달리 뒷면으로 이동했군요. 장단점이 있겠습니다만, 별로 중요한 점은 아닙니다. 키보드를 뒤집어 보니 ... 명칭이 그냥 애플 마크 아래 keyboard라고만 찍혀 있습니다. 조만간 블루투스 기반의 신형 무선 키보드가 나온다고 하니 아마 애플의 마지막 유선 키보드가 아닐런지 ...

마우스 역시 디자인 자체는 바뀐 것이 없습니다. 다만 마우스 뒷면이 좀 다 심플하게 디자인 되었고 클릭 버튼의 감도(상/중/하)를 조절하는 다이얼이 없어졌습니다. 이 역시 원가 절감을 위한 조치 이외에는 생각할 여지가 없군요. 감도는 기존 프로 마우스와 동일한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최근 애플의 향보는 하드웨어의 진보를 위한 노력외에 주변기기에 대한 노력은 부실한 것이 사실입니다. 애플의 키보드와 마우스가 전통적으로 동급 윈텔 PC의 그것에 비해 좋은 제품을 번들했던 전통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디자인만 번듯했지 알맹이가 빠진 듯한 느낌이군요. 기계식 스위치를 가진 텍타일 프로 키보드가 들어오면 하나 장만해야 겠습니다. 키보드에 관해선 더이상 애플에 기대할게 없군요. 다만 조만간(?) 나온다는 블루투스 무선 키보드에 마지막으로 한번 기대해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