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품 흑축들 + 사무실에선 마티아스 콰이어트 사용하는 유저입니다.

얼마전 LED에 꽂혀서 Ducky Shine 구경하러 매장들을 둘러보다가 물량이 없다는 말을 듣고

딴 데로 시선을 돌리다가 Razer Blackwidow Ultimate 초록색 불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덕분에 평소에 눈길 한 번 안줬던 청축 키보드들을 타건하게 되었는데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 날따라 손에 감겨오는 감촉이 심상치 않았고...


이거저거 타건해 본 도중 (저에겐 의외로) tesoro와 razer blackwidow 청축이 손가락에 감기더라고요.

blackwidow가 좀 더 딸깍거리는 느낌이 잘 느껴져서 이 쪽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마우스를 꾸준히 Razer 제품을 써오면서 가격에 비해 이래저래 불안정한 면을 겪어온 터라 또 낚이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영문 각인에 눈이 멀고 할인행사중이라 바로 질렀습니다.


며칠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Ultimate, Tournament


Blackwidow 제품이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요, 제가 둘의 차이를 정확히 몰랐습니다.

- 얼티밋은  풀배열에 풀 LED, 토너먼트는 텐키리스에 Caps Lock, Scroll Lock, F9(매크로모드), F10(게이밍모드) 키에만 LED가 들어옵니다.

- 둘 다 50g 변청임에도, 실제 타건시에는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확실히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얼티밋 스텔스, 토너먼트 스텔스라고 뒤에 Stealth가 붙은 게 있는데, 이 제품은 45g 갈축입니다. 얘네는 아쉽게도 타건을 못해봤네요.



2. 변청 50g


변청 50g라 체리 순정 청축보다 손에 더 잘 달라붙는 느낌입니다. 소리도 조금 덜 나는 것 같고요.

제가 많이 타건해 본 건 아니지만 매장 두 곳에 있는 키보드 모두 쳐보면서

razer blackwidow 청축만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성품 변청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이건 위에서도 언급했던 건데요, 매장에선 얼티밋을 타건해보고 토너먼트가 텐키리스 버전이라길래 토너먼트를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서 사용해보니 매장에서 쳤던 것보다 좀 더 먹먹하다고 해야하나 안정적이라고 해야하나

키압이 아주 살짝 더 높은 느낌입니다. 길이 덜 든건지 텐키리스라 그런지, 기분 탓인지 모르겠네요.

매우 주관적인 느낌이라 잘못된 정보일 수 있습니다.



3. 영문 각인


평소에도 영문 각인을 선호하는 터라 그런 것도 있고,

Blackwidow 한글 각인이 영문에 비해 좀 흐리멍텅한 면이 있습니다. 폰트도 그다지 예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영문 폰트가 큼직하고 호불호가 갈리는 폰트로 보이지만, 이런 취향이면 만족이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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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감


- USB 분리형이라 깔끔합니다. 길이는 2m입니다.

- 키보드를 담을 수 있는 천 주머니를 주기 때문에 들고 다니기 좋습니다. 고급 천은 아닙니다. 찍찍이로 개폐합니다.

- 무광처리가 되어있어서 더러움이 안 탑니다. 얼티밋도 2012에서 2013 올라오면서 무광이 되었다고 합니다.

- 백스페이스, 시프트, 스페이스바에서 이질감이 크게 안 느껴집니다. 텅텅 거리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스테빌이 잘 들어갔다고 하나요? 이걸 뜯어보고 싶은데 산지 며칠 안돼서 선뜻 손이 안가네요.ㅎㅎ

- 일반 영문, 숫자 쪽은 제 무딘 감각으로는 모두 동일하게 눌리는 느낌이고요, 다만 시프트 좌우가 좀 다릅니다.

  제 경우는 우 시프트가 약간 더 뻑뻑하네요.

- 개인적으론 마제급 마감이라 생각하는데 좀 더 저렴하기 때문에 가성비론 이쪽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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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 외


- 맥에서도 잘 됩니다. 근데 펑션키가 뭔가 꼬여서 들어가네요. Scroll Lock 버튼이 밝기 줄이는 걸로 인식된다거나...

- 레이져사 마우스를 로지텍 마우스와 더불어 꾸준히 사용해 오고 있는데요, 로지텍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가격에 비해 소프트웨어적으로나 하드웨어적으로나 종종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어서 이 녀석도 걱정입니다.

  그래도 외관이 너무 제 취향이라 계속 써오고는 있습니다만, 더 사용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글을 남기도록 하지요.ㅎㅎ

- 기본 키캡의 윗면과 옆면이 다른 재질인 걸 발견했습니다. 괜히 한 번 만져주고 싶어서 옆면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더니

  하얗게 일어나네요. 물수건으로 닦으니 없어집니다. 윗면은 기름기가 묻었는데 손가락으로 대강 문질러도 닦이네요.



저와 같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초보자 사용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