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레드노아 입니다.

이번에 초코초코님의 릴레이 이벤트에 응모하여 1: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었습니다.

저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 키보드를 쓸 수 있게 해주신 초코초코님께 먼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__)

 

0. 프롤로그

 

저에게 이 세진 EAT-1010K은 아주 특별한 키보드 입니다.

제가 가지게 된 첫번째 컴퓨터에 물려있던 녀석이죠...

터보키가 있던 386컴퓨터에 14인치 슈퍼볼록 칼라모니터와 이 EAT-1010K가 제가 처음으로 소유하게 된 컴퓨터 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체험기가 저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들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솔직히 이 글은 리뷰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의 체험기이며, 그동안 많은 고수분들이 좋은 리뷰들을 남겨주셨기에,

전 그냥 간단한 사용기와 외관 위주의 설명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외형

 

외형은 전형적인 빈티지 키보드 입니다.

 

DSC02436.JPG

 

세월의 흔적을 이기지 못한 탓이지 태닝이 아주 이쁘게 잘 되어 있습니다.

뭐랄까... 거슬리고 기분나쁜 태닝이 아닌 백발의 카리스마를 연상하게 하는 느낌이랄까요?

(뒤에는 키캡을 빼놓으려고 대기중인 리무버님이 계시는군요)

 

위에는 TriGem 로고가 떡! 하니 박혀 있습니다. 그리고 펜이나 메모지 등을 올려 놓을 수 있는 턱이 보이는군요.

 

키캡은 일반적인 형태의 윈키리스 이지만 요즘엔 찾아보기 힘든 역ㄴ자 엔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DSC02432.JPG

 

키캡은 도톰~한 이중사출 키캡입니다... 노출조절에 실패한 탓인지 검정 부분이 전혀 안보입니다-_-;;;;

자세히 보시면 체리 스위치와 같은 + 모양의 체결부가 보이실 겁니다...

 

이번엔 뒷모습 입니다.

DSC02426.JPG

 

기종명인 EAT-1010K 가 적혀있고, P/N, S/N 이 적혀 있습니다. and 이제는 보기 힘든 MADE IN KOREA 도 있습니다! (두둥)

옆에 있는 품마크가 이 키보드가 얼마나 오래된 녀석인지 말해줍니다...

(참고로 품마크는 1997년 6월 28일 이후로 폐지되었습니다)

DSC02427.JPG

 

뒷다리(?) 입니다. 이 키보드는 어마어마한 무게를 자랑하기 때문에 하중을 떠받들 다리가 아주 튼튼해야 합니다.

이 다리 실제로 보면 두께도 어마어마하고 세울때의 느낌도 상당히 단단한 무다리 입니다.

 

DSC02433.JPG

 

삼중사출로 의심되는 키캡입니다. (실제로 4중사출로 나오는 키캡도 있다고 합니다)

스리슬쩍 만져보고 유심히 관찰한 결과 실크인쇄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DSC02434.JPG

 

구형 키보드의 상징 AT단자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여기엔 PS2 변환 케이블이 붙어 있습니다.

 

DSC02430.JPG

 

세진키보드의 상징! 후타바 스위치 입니다. 엔터키와 스페이스바를 제외한 모든 키가 백축으로 되어 있습니다.

엔터키와 스페이스바는 회축으로 되어 있고 키압이 조금 더 높습니다.

 

 DSC02439.JPG

 

이 회축 + 스테빌의 조합 때문인지는 몰라도 엔터키와 스페이스바는 다른 키들에 비해 무겁고 빡빡하며 누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페이스바는 적당히 가운데만 쳐주면 무겁지만 쑥 들어가는것에 반해 (아무래도 엄지의 힘도 한 역할 하겠지요)

엔터키는 정확히 가운데를 누르지 못하면 새끼손가락에 손목의 힘을 더해줘야 누를 수 있습니다.

(밑에 타이핑 동영상을 보시면 엔터키를 누르는 소리만 유난히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키감

 

전 늘 키감은 개인적인 취향이 있기 때문에 직접 쳐보시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만...

그래도 리뷰랍시고 쓰는데 키감은 직접 쳐보십쇼 이럴 수는 없기 때문에 저의 개인적인 느낌이라도 적어보겠습니다.

 

체리 스위치로 표현하면 대충 흑축+청축 정도가 되겠습니다.

흑축과 같은 적당히 반발하는 키압에 쫀득하게 눌리면서 끝에선 청축과 같은 구분감과 클릭음을 선사합니다.

 

이런 완벽한 믹스를 어떻게 구현했을까 싶어 후타바 스위치의 구조를 찾아보던 중 좋은 글이 있어 링크를 남깁니다.

 

http://www.kbdmania.net/xe/117151 : 로키님의 "후타바 스위치 분해하기" - 2005년 2월 14일자 글입니다.

 

생각보다 간단한 구조였습니다... 오히려 허무해 졌습니다...

 

어쨌든 이 키감은 직접 쳐보면 정말 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별한 감정에 키감까지 더해져 키보드매냐 탈퇴를 0.1초간 고민했다고 말하면 혼날까요? ㅠ_ㅠ

 

만약 이 이벤트에 참여하실 수 있는 조건이 되신다면 꼭 참여해서 직접 쳐보시는걸 권장해 드립니다. ^^

 

 

3. 에필로그....

 

아직 사용기간이 약 1주정도는 남았지만 이 녀석을 보내고나면 정말 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순히 키감이 좋다 라는 느낌을 떠나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빈티지 키보드만의 특징이랄까요... ^^

 

타건 동영상을 끝으로 체험기를 마칠까 합니다. 글 재주가 없어 보시는데 힘들지는 않았나 걱정도 되네요..

비록 직접 쳐보는 것만은 못하겠지만 동영상으로라도 이 키보드의 아름다움을 느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디카가 메롱하여 화질이 좋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딱 3개만 더 만들고 졸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