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검증된 제품을 선호하고 절대 성능보다는 가격대 성능비를 따지는,
그래서 얼리어답터와는 거리가 한참 먼 내가
www.earlyadopter.co.kr 이벤트에 당첨에 되었다!!!

오늘 받은 따끈따끈한 리뷰 제품은
일본의 완구 회사 다카라토미의 휴머노이드 아이소봇(i-SOBOT)이다.
2족보행 로봇 완구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아이소봇은 부모가 아이에게 사줄 수 있는 사정권에 들어온
최초의 제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키가 16.5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아이소봇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양산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기네스북 2008년판에 등록되었다.
이 작은 크기에 독재 개발한 서보 모터를 17개나 장착하여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부드러운 동작을 선보인다.

일단 박스 개봉기부터 시작하자.
어랏, 택배용 박스가 생각보다 작다.
30만원짜리 로봇이라면 사람 크기 정도는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며 박스를 받아 들었다.



본 박스는 더 아담하다.
반짝이는 은색 종이 박스 안에 아이소봇이 살짝 보인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포장을 뜯기 시작했다.



박스에는 '10세 이상'이라고 나와 있다.
음, 올해 여섯 살이 된 아들 녀석에겐 좀 무리인가...



박스를 열었다.
윗면에는 간단한 소개와 스펙이 나와 있다.
이왕에 나왔으니 한 번 살펴보자.

아이소봇, 세상에서 가장 작은 양산 휴머노이드 로봇
i-SOBOT, The World's Smallest Humanoid Robot in Production

17개의 서보 모터로 인간을 닮은 다이나믹한 동작을 할 수 있습니다.
개선된 자이로 센서는 아이소봇이 수백 가지의 복잡한 자세와 동작을 할 때 균형을 잡아줍니다.
내장 스피커로 200개 이상의 단어와 문장, 수많은 음향 효과와 음악을 들려줍니다.

네 가지 플레이 모드

1. 리모컨 모드

조이스틱과 명령 버튼을 사용하여 아이소봇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버튼 코드를 사용하여 미리 프로그램된 수백 가지의 멋진 액션을 취할 수 있습니다.

2. 프로그래밍 모드

액션을 최대 80개까지 메모리에 저장합니다.
버튼을 한 번 누르기만 하면 액션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3개의 메모리를 사용하여 아무리 긴 액션 시퀀스도 저장이 가능합니다.

3. 스페셜 액션 모드

기타를 연주하거나 영화배우 흉내를 내는 등 미리 프로그램된 18가지 스페셜 액션을 보여줍니다.

4. 음성 명령 모드

음성으로 아이소봇을 컨트롤합니다.
아이소봇은 10개의 음성 명령을 알아 듣고 반응합니다.

스펙

키: 165mm
너비: 102mm
두께: 64mm
무게: 340g
17개의 서보 모터
내장 스피커
AAA MiMH 충전지 3개 사용(포함)

서보 모터
높이: 22mm
너비: 25mm
두께: 8mm
지정 모터 속도: 22.4rpm
지정 서보 속도: 31rpm
기어비: 723.33
서보 속도: 0.32rpm
시작 토크: 723.33gcm
시작 토크: 2.5Kgcm
토크 상수: 1.26Kgcm

컨트롤러
높이: 86mm
너비: 101mm
LCD 화면
2채널 적외선
AA 건전지 3개(별매)

여기에서 특이한 점은 리모컨에 LCD 화면이 탑재되었다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복잡한 동작을 수행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명령을 입력하는 경우가 많다.
LCD 화면 덕분에 자기가 무슨 명령을 입력했는지 확인하여
직관적인 컨트롤이 가능하다.



그리고 리모컨이 2채널인 것은
아이소봇이 두 대까지 같은 장소에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로봇 두 대가 대전 게임을 하거나 축구를 할 수도 있다.



드디어 아이소봇이 모습을 드러냈다.
휴머노이드답게 체형과 관절이 인체를 닮았다.
크기는 정말 아담하다.
손바닥 위에 ㅇㅗㅎ려놓아도 될 정도...
얼굴 앞쪽에는 조명과 탐조등, 뒤쪽에는 마이크가 달려있으며
어깨에는 리모컨 수신부가 있다.
손목과 손가락은 수동으로 움직인다.
나머지 관절은 모두 모터로 제어한다.
디자인은 그런대로 합격점을 줄 만한데 문제는 색깔이다.
흰색과 파란색이 어딘지 조잡해 보이는데다가 관절은 검은색이다.
하지만 이 가격에 뭘 더 바라겠는가.
차차 살펴보겠지만 가격대 성능비로 따지자면 세계 최고의 로봇일 텐데...

가슴에는 Omnibot 17μ i-SOBOT라고 쓰여있다.
옴니보트는 84년에 이런 모습으로 출시된 바 있다.


(출처: http://ferrarih.com)

아이소봇은 옴니보트의 계보를 잇는 2족 보행 로봇으로
17μ는 서보 모터가 17개라는 것을 나타내는 듯하다.
어쨌든 이 수많은 관절들을 보면 뭔가 범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여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앗, 그런데 충전지가 완충 상태가 아니다.
게다가 리모컨은 별도로 건전지를 사서 끼워야 한단다.
다행히 집에 AAA 건전지 사둔 게 있어서 리모컨은 해결.
하지만 본체용 충전지는 일단 충전기에 끼워서 충전을 시작했다.
여기에서 약간의 불만이라면 건전지를 교환할 때 볼트를 풀어야 한다는 것.
리모컨의 건전지 케이스는 은 일반 십자 드라이버로 열 수 있으나
본체는 소형 십자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평상시에 전혀 쓸 일이 없는 소형 십자 드라이버가 오늘 단단히 한몫 하는군...
하지만 이건 제조사에서 뭔가 생각을 잘못 한 듯하다.
대부분의 가정에는 소형 십자 드라이버가 없을 테니 말이다.



여기에서 잠깐, 아이소봇 본체는 전용 충전지만을 써야 한다.
니켈 수소 건전지와 같이 출력이 높은 건전지를 쓸 경우에는
모터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한다.
제조사에서는 제품에 들어있는 것과 같은 에넬로프 충전지를 권장하고 있다.

충전이 되길 기다리는 동안 관절의 가동 범위를 테스트해보았다.
먼저 좌우로 다리 벌리기.



얼리어답터 데모 영상에서 보았듯이 좌우는 완벽하게 벌어진다.
하지만 앞뒤로는 어떨까?



이건 좀 어정쩡하다.
하지만 체조 선수 아닌 다음에야 앞뒤로 쫙쫙 벌리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아이소봇은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멋진 하이킥 솜씨를 보여준다.

물구나무를 서려면 머리를 땅에 대야 한다.
스페셜 액션 모드에도 들어있지만 아이소봇의 물구나무 솜씨는 아주 훌륭하다.



다음은 똥 닦는 자세인데 사진으로 보니 쪼그리고 앉은 자세가 제대로 표현이 안 됐다.
하지만 이런 자세도 가능하다는 것.



사실 우리집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하나 더 있다.
레고에서 만든 로봇 시리즈인 마인드스톰 NXT를 가지고 안드로이드를 만든 것이다.
이걸 컨셉으로 이벤트 신청을 해서 당첨이 된 건데
어제 아들녀석이 죄다 분해를 해버렸다.
바쁜 와중에 짬은 내서 하루종일 조립한 건데... T_T
어쨌든 해놓은 이야기가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다시 조립했다.
두 로봇의 첫 만남...



레고 마인드스톰 NXT는 서보 모터 세 개, 센서 네 개,
그리고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컨트롤러를 지니고 있다.
소리 센서, 빛 센서, 촉각 센서, 초음파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에 반응하도록 프로그램 할 수 있다.
특히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전용 툴이 제공된다.

일단 악수부터 하고 시작하자.



특히 서보 모터를 정밀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동작을 정확히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공대에서 레고 마인드스톰으로 로봇 실습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레고 마인드스톰 NXT에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원격 조종이 불가능하다는 것.
컨트롤러는 사전에 프로그램된 동작만 수행할 뿐이다.
물론 조건문을 작성하여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는 있지만
한국과 일본의 특수한 문화적 상황,
즉 인간이 조종하는 거대 로봇의 이미지를 품고 자란 이들에게는
완전 자동 로봇은 왠지 정이 가질 않는다.
아이소봇을 처음 보았을 때 무척 흥미가 당긴 것도 이 때문이었다.

레고 마인드스톰 NXT 안드로이드의 동작은 아래 동영상을 참고하시길...



게다가 둘 다 2족 보행을 하기는 하지만
마인드스톰은 발바닥에 붙어있는 고무의 마찰력을 이용하는 반면
아이소봇은 인간과 똑같이 한 발씩 들어 올리면서 걷는다.
이것은 자이로 센서가 균형을 맞춰주는 덕분이다.
관절 수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아이소봇은 동작을 세밀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대신
조건에 따른 반응을 지정해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교육에 초점을 둔 레고 사와는 달리 놀이에 초점을 두었으니 당연할 것이다.
사실 마인드스톰 NXT의 프로그래밍은 꽤나 까다롭다.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산 완구 때문에 오히려 골머리를 썩인다면
완구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 것이다.
아이소봇은 로봇 공학에서 의미하는 로봇에는 약간 부족하지만
아이와 어른의 장난감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물론 안드로이드는 레고 마인드스톰 NXT의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다.
게다가 미국 판매가는 249.99달러.
(국내에는 시판되지 않는다.)
만약 레고 마인드스톰 NXT가 국내에 발매된다면
올 어린이날에는 이 두 제품을 놓고 골머리 썩이는 부모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여기에서 잠깐 아이소봇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살펴보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영화 '아이, 로봇'이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연상시키려고 한 것은 분명하다.
일본어로 '아이'(愛<sub>あい</sub>)는 '사랑'을 뜻한다.
아마 아이소봇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모두 아이소봇과 사랑에 빠지기를 바라며
이름을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아소부'(遊<sub>あそ</sub>ぶ)는 '놀다'라는 뜻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아이소봇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등척성 운동'을 가리키는 isometric exercise도 연상된다.

토미 사는 1924년에 설립되었으며 2006년 초에 일본의 거대 완구 기업인 다카라와 합병했다.
양사의 합병으로 아이소봇 프로젝트는 당분간 보류되었으나
엔지니어링 팀장인 기미 와타나베와 수석 엔지니어인 요스케 요네다는
로봇을 향한 열정을 잃지 않고 그동안의 노하우와 정보를 쏟아부어
결국 아이소봇이라는 걸작을 탄생시켰다.

아이소봇은 잡지 <로봇> 2007년 겨울호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아이소봇에 내장된 동작은 총 157개이다.
리모컨 모드 - 조이스틱 컨트롤: 앞으로 걷기, 뒤로 걷기, 앞으로 걸으며 왼쪽으로 회전하기, 앞으로 걸으며 오른쪽으로 회전하기, 왼쪽으로 옆걸음 하기, 오른쪽으로 옆걸음 하기, 뒤로 걸으며 왼쪽으로 회전하기, 뒤로 걸으며 오른쪽으로 회전하기, 앞으로 걸으며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앞으로 걸으며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뒤로 걸으며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뒤로 걸으며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팔 움직이기, 팔 고정/해제, 왼쪽으로 고개 돌리기, 오른쪽으로 고개 돌리기, 앞으로 허리 숙이기, 뒤로 허리 숙이기
리모컨 모드 - 펀치 액션: 왼손 펀치, 오른손 펀치, 왼손 백핸드, 오른손 백핸드, 왼손 원투 펀치, 오른손 원투 펀치, 왼손 촙, 오른손 촙, 더블 촙, 어퍼 촙, 펀치 콤보, 왼손 사이드 촙, 오른손 사이드 촙, 따귀 때리기, 더블 백핸드
리모컨 모드 - 킥 액션: 왼발 돌려차기, 오른발 돌려차기, 왼발 앞차기, 오른발 앞차기, 왼발 옆차기, 오른발 옆차기, 왼발 뒤차기, 오른발 뒤차기, 좌우 돌려차기, 좌우 앞차기, 발차기 콤보, 왼발 하이킥, 오른발 하이킥, 다리 벌리기
스페셜 액션 모드: 전방 서머솔트, 물구나무 서기, 체력단련, 드럼 연주, 기타 연주, 만세, 응원, 동물 흉내, 하와이언 댄스, 로보캅, 황야의 무법자, 무술, 태극권 ...

타이핑 하기도 힘들어서 이만 해야겠다.

이 밖에도 가드 액션, 인사하기, 말하기, 감정 표현, 재미있는 동작, 음성 모드 등이 있다.
게다가 프로그래밍 모드에서는 이 동작들을 조합하여 무수한 응용 동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대기 모드로 들어갈 때 실제로 누워 잔다는 것.
하지만 대기 모드에서도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반드시 끄도록 하자.

이제 사용기 1부의 결론을 내리도록 하자.
(2부는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대여해준 캠코더를 돌려 받으면 동영상과 함께 올려보도록 하겠다.)

아이소봇은 틀림없이 대히트를 칠 것이다.
한 시간만 만져보면 누구나 동감할 것이다.
이만한 가격에 이만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장난감은 흔치 않다.
게다가 제대로 된 2족 보행까지...
아이소봇은 기술과 엔터테인먼트가 적절히 결합된 최고의 제품이라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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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더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