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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저렴한 가격

+ 가성비는 향상

+ 절제된 디자인


? 풀배열


- 미끄럼방지 미흡

- abs 키캡 사용

- 하우징 설계 미스

- 케이블 탈부착 불가능



가격 및 가격 경쟁률


타입헤븐은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노리고 나온 제품으로 일본내에서는 구매가 불가능합니다. 아마...쫀? 그리고 엘리드키보뜨.. 등의 사이트에서는 $150의 인터넷 최저가로 판매중이며, 현재 환율을 고려했을 때 국내 판매가는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중급형 기성 기계식 키보드를 살 수 있는 가격대에 전혀 다른 가격대에 있던 축전식 키보드를 구매할 수 있다는 부분은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c660c도 이런 맥락에 있어서 하나의 시도였으나, 25점에 해피나 리얼을 배송대행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20점 660c vs 25점 해피해킹은 비등한 대결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6.5점의 타입헤븐은 확실히 핫!합니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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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단아. 절제. 묵묵. 견고.

이런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일단 색은 먹색입니다. 먹색 하우징 해피해킹을 갖고 계신 분들은 바로 그 하우징 색이 타입헤븐의 전반적인 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우징은 키캡보다 빛 반사율이 어느정도 있어서 금속의 느낌도 줍니다. 일반적인 고가형 키보드들이 내뿜는 "나 비쌈"의 분위기를 주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싼 기성멤브레인의 느낌도 주지 않습니다. 회사 데스크에 올려놓아도 주목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후면 상단과 하단 양옆의 둥근 모서리도 나름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인체공학적 설계인 것 같아서 마음에 듭니다.

각인은 흰색과 회색의 중간? off white? 밀크? 색입니다. 먹색과 잘 어울리며, 너무 강렬하지 않으면서 충분한 시인성을 확보했습니다. 텐키패드 위의 TYPE HEAVEN과 LED표시 창의 글씨는 금색이고 타입헤븐 스스로가 허용하는 딱 하나의 품격 같습니다.


풀배열이라는 부분은 개개인마다 다르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저는 미니나, 텐키레스를 선호하는지라 +로는 바라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이미 주력으로 사용하는 해피가 있기 때문에 만약 타입헤븐이 풀배열이 아니었다면 대체재로 판단하여 제가 구매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해피를 사용하며 보완재로서의 풀배열을 생각하고 있었고, 마침 타입헤븐이 출시되었기 때문에 저는 아무런 고민 없이 영입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USB 케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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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부착이 불가능합니다. 다양한 키보드를 돌려쓰는 키보드 매니아 회원분들 입장에서는 확실히 마이너스 요소라고 봅니다.

여기서 더나아가 하우징의 케이블 연결구(?) 연결흠(?)도 뭔가 부족합니다. 보통 후면 정중앙, 좌측, 우측 이렇게 세 곳으로 케이블을 뺄 수 있도록 설계가되며, 탈부착일 경우에도 후면 어딘가에 포트를 둡니다. 하지만 타입헤븐은 좌측과 우측 모서리로만 케이블을 뺄 수 있습니다.

저는 후면 중앙으로 케이블을 빼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 설계는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여기서 하우징에 대한 얘기를 멈추면 좋겠으나, 사실 키캠이나 키감보다도 타입헤븐의 가장 큰 단점은 하우징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얘기를 더 하겠습니다.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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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상품을 개봉하여 테이블에 올려놓자마자 제가 느낀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른쪽은 손으로 밀어도 고무에 의한 적당한 버팀이 느껴지는 반면 왼쪽은 스케이트마냥 쑥쑥 미끄러졌습니다. 리얼포스 특유의 비틀림이 이어내려온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바로 키보드를 들어서 적당히 비틀어 균형을 어느정도 맞춰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입헤븐은 좋다고는 표현하기 힘든 미끄럼 방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리얼 풀배열도 마찬가지인데, 660c와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언젠가는 개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미끄럼이야 나중에 고무패드 잘라서 붙여주면 되니 사실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며칠 사용해본 결과 하우징에 무시하기 힘든 설계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바로 키캡과 하우징 사이의 공간 부족입니다. 하우징 옆에 바로 붙어 있는 키들이 문제인데, 틈이 너무 작아서 키캡과 하우징 테두리가 서로 마찰을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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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것을 게임하다가(ㅡㅡ;;) 알게됐습니다. 전략 시뮬의 경우 왼손은 자주 사용하는 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스페이스바 좌측과 left ctrl 사이에 두고 합니다. 하지만 부대지정을 사용하기 위해서 1부터 0까지의 숫자행을 사용하는데, 이때 5, 6, 7 정도의 숫자는 왼손을 고정한 상태에서 검지를 쭉 뻗어 누르곤 합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5, 6, 7 키는 위에서 수직으로 곧게 누르는 것이 아닌, 왼쪽 아래에서 오른편 위쪽으로 향하는 힘을 받게 됩니다. 이때 키캡과 하우징이 마찰을 일으켜 서걱 거립니다.

처음 이 소리를 들었을 때는 토프레 스위치에서 나는 소린가 해서 깜짝놀랐습니다. 다른 키보드에서는 이런 현상을 겪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소리의 원인이 스위치에 있다고 판단했고, 그렇다면 이 정도의 서걱이는 소리는 정말 큰 문제다 싶어 환불을 고민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키캡을 제거하고 스위치를 살펴보니 그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키를 누르면서 재현시키다보니 위와 같은 상황에서 키캡과 하우징이 마찰을 일으킨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현상은 비단 게임할 때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타자를 치는 자세에서도 숫자행 혹은 function행을 누를 때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키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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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를 사용하였고, 레이저로 각인을 했습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표면에 가공처리(코팅)를 했는지 표면이 살짝 까끌까끌합니다. pbt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지만, 그렇다고 여타 기성품에 사용되는 abs 레이저 각인 키캡과 같은 것도 아닙니다.

리얼포스와 비교 타건시 가장 대비되는 것들은 키캡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키캡이 반발되어 다시 올라오면서 나는 소리가 정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쁘게 말하면 싼티나고, 좋게 말하면 시원합니다. 절대적인 소리의 크기는 확실히 큽니다. abs를 썼기 때문에 존재하는 손끝의 느낌도 당연히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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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이 타입헤븐이고 우측이 리얼포스입니다.

까끌까끌하다고 표현한 표면의 코팅 처리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키감


키감은 글로 표현하는 것이 너무 어렵습니다. 많은 회원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백번 글로 읽는 것보다 한 번 쳐보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용산에서 처음 만져보고 나서 쓴 글이 아래와 같습니다.


660c를 처음 만져봤을 때 저는 단아, 정숙, 고고함과 같은 단어들이 떠올랐는데, 타입 헤븐으로부터는 깔끔, 깨끗, 청명이 떠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타입헤븐의 인상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플런저의 서걱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러버돔과 스프링이 키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은데 멤브레인과는 확연히 다른 누름과 반발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정전식이 기계식이나 멤브레인과 무엇이 다른지 물어보는 분이 계시다면 타입헤븐을 타건 시켜드리는 것이 적당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쫄깃함'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쫄깃한 키감에 대한 얘기는 TP 7열 키보드를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들어보았으나 실제로 쫄깃하다는 것을 스스로 결론 내린 키보드는 아마 타입헤븐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5일 정도 사용하였는데, 위 감상과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피와 동일한 45g 균등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귀막고 눈감고 타건감만 비교한다면 전 리얼보다 타입헤븐 쪽으로 기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리얼포스와의 키감 차이는 키캡으로부터 오는 것이 9할 이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까지 pbt 키캡으로 바꿔서 타건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거의 구분 불가능한 키감을 주지 않는다라면 조금 놀랄 것 같습니다. 토프레가 타입헤븐을 구상할 때 키감만은 리얼포스의 그것과 같도록, 즉, 그 어떤 원가절감을 위한 트레이드오프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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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타입헤븐 가격이 20점 근방이었으면 지금의 평가가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존 리얼을 국내 판매가 35로 본다면 타입헤븐은 반 이상으로 깎인 가격입니다. 따라서 성능, 품질도 절반이 됐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소비자 심리고,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타입헤븐의 단점에 보다 집중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외부 요인은 배제하고 타입헤븐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상당히 좋은 제품이라고 저는 봅니다. 더 나아가서 가성비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리얼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타입헤븐의 가성비가 리얼보다 높습니다.


제가 단점으로 지적한 미끄럼 방지 고무와 abs키캡은 사용자가 수정해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우징 설계 부분은 안타깝게도 타자 습관을 조금 바꿔줘야 합니다. 지금은 타자칠때나, 게임할때나 위에서 말씀드린 그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신 키를 누르는 방식을 조금 바꿔줬습니다.

usb 케이블 연결 방식과 배열 부분은 사용자마다 다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고, 저는 감당할 수 있다는 표현까지도 아닌 그닥 문제 없는 항목입니다.


정리하자면, 기성품으로 타입헤븐을 봤을 때 저는 평균 이상, 기대치 근방이라고 평가하겠습니다. 리얼, 해피를 두고 비교하면 당연히 전자가 이기며, 금전적 여유가 되신다면 당연히 이쪽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타입헤븐은 축전식 키보드 제품군 내에서 새로운 가격대에 새로운 카테고리로서 자리를 잡았고 이에 동하시는 분들께는 추천해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를 계기로 많은 회사들이 기존의 축전식 키보드에 대한 가격 관념을 깨게되어 다양한 종류의 축전식 키보드들이 시장에 나타나는 시발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면 많은 정당, 해피당, 리얼당 당원들이 꿈꾸어 마지않는 커스텀 축전식 키보드가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담....

Type Heaven이라는 제품명으로 출시하면 되는데 굳이 뒤에 104를 붙인 점이 의아합니다.

다른 배열의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이 아닌지.... 텐..키레스..?? *^0^* B+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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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리얼포스와 타입헤븐 전체 및 키캡 비교 사진 - http://www.keyboardco.com

소개 thumbnail - http://pc.nikkeibp.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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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5 수정사항

1. 사진 추가.

2. 미끄럼 방지 고무 부분 내용 수정.

리얼포스 풀배열과 동일합니다.

3. usb 케이블 연결흠 내용 수정.

리얼포스 풀배열은 타입헤븐과 마찬가지로 중앙으로 뺄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기억속에 텐키레스(중앙흠 있음)만 있어서 착각했습니다.

4. 토프레의 가격절감 관련 내용 수정.

5. 오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