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jpg


서론

로이터 구형 백축은 자체적인 키보드의 사용보다는 다른 키보드의 부품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레어 키보드이다. 물론 키보드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 녀석을 해체해서 사용하는 유저 입장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그냥 사용하기에는 부품이 너무 탐나고 해체해서 다른 키보드로 승화시키기에는 키보드에게 미안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필자도 이 키보드의 키캡을 과감하게 뽑아서 필자의 주력 기기에 헌사한 행동을 보면 미안하지만 탐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외형

_Resize_IMG_6831.jpg  


전형적인 체리 키보드의 스탠다드 형태와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베이지 투톤으로 생겼다. 이 키보드의 제일 아름다운 부분은 바로 로이터 로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도트 디자인이 촌스럽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심플하면서 유행에 민감하지 않으면서도 오랜 시간 괜찮은 느낌을 자아내는 디자인이다.


전체적인 외형은 체리 G80-3000과 유사하지만 신형 3000 스탠다드와는 판이하게 다른 곳은 바로 LED가 나오는 부분의 디자인 일 것이다. 이 부분은 마치 체리의 느낌이 아니라 세진 키보드의 그 것과 많이 유사하다.

_Resize_IMG_6960.jpg 

위의 사진에서 아래에 있는 것이 로이터 구형 백축이고 사진의 키캡은 얇을 PBT 레이져를 장착했던 사진이다.


_Resize_IMG_6858.jpg


뒷편에는 시리얼 넘버와 모델명이 소개되어 있다. 키보드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누구든 설레이게 하는 모델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키보드의 외형적인 특징은 로고 부분을 제외하고는 크게 다른 것이 없지만 필자가 느낌 외형에 대한 체결력은 왠지 체리 오리지널의 체결력보다 다소 약해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세월의 흔적과 필자의 키보드의 문제일 가능성을 있다고 해도 필자가 느끼는 체감적은 부분은 체리의 스탠다드 키보드(이 키보드도 체결력이 그렇게 우수하지 않은 제품이지만...)보다 다소 떨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 부분은 아마 커스텀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과감하게 "넌 재료용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빌미를 제공해준다. 어떻게 생각하면 레어하지만 그 레어함의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감출 수 있게 해주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그래도 해체 당하는 입장에서는 뭘해도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키캡

구형 백축 스위치도 우수하지만 이 키보드를 좀 더 레어로 만들어준 아이템이다. 일명 베이지 투톤 두꺼운 이색사출 키캡으로 기성 제품으로는 구할 수 없지만 그 두께에서의 키감과 시각적인 샤프니스로 인해서 많은 유저들이 애타게 찾는 아이템이다. (사실 필자도 두께운 이색 키캡이 5번째이긴 하지만 그 전에 키캡들은 마모나 상태 그리고 짝이 모자란 것들이여서 과감히 지인과 장터로 보냈던 기억이 있다.)


_Resize_IMG_6833.jpg


일단 타이포 디자인을 보면 참 단아하면서 두툼한 것이 "클래식"이라는 단어를 연상케 한다. 오래되어 보이지만 그래서 세련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부드럽지만 탄탄한 볼드체의 디자인의 매력이 잘 나타난 키캡이다.


_Resize_IMG_6872.jpg


조금 무리하게 확대를 해서 화질이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은 마모되지 않은 키캡이다. 이색 키캡의 가장 큰 단점은 사용하면 할 수록 쉽게 마모가 일어나 번들거림이 쉽게 일어나며 그 번들거림이 일어나는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보다 무척이나 짧다는 것이 최대의 단점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번들거림으로 인한 미끌거림이 과연 나쁜가에 대해서는 잠시 생각이 필요하다.


이 키캡의 특징은 마치 나무와 유사하다. 나무 제품을 사용하다보면 그 주인과 손길과 숨결을 닮아간다. 즉, 원형의 마모와 변형을 통해서 그 주인과의 일체감이 상승되는 것처럼 이 키캡도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지금은 지인에게 강탈된 녀석중에 하나가 필자와는 꽤 오랜 시간을 같이 했던 녀석인데 그 키캡은 번들거림이 거의 거울 수준이였지만 필자의 손가락과는 아주 죽이 잘 맞았던 키캡이였다. 그 녀석과 함께라면 정말 몇 천장의 글도 오타 없이 타이핑이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였고, 그 번들거림이 필자에게는 아쉽거나 아까운 느낌보다는 마치 나를 닮아가는 것 같아서 그렇게 나쁜 기분은 아니였다.


cammel.jpg  


편집키 부분의 각인 상태이다. 카멜표기법 같은 느낌이 난다. 필자가 체리 키캡의 각인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편집키던 특수 키던 모던하게 규칙을 따라가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든다. (물론 카멜표기법은 첫글은 소문자이긴 하지만...)

요즘 베이지 투톤의 디자인은 아마도 리얼포스 화이트가 아닐까 생각한다.(여기서의 요즘의 의미는 기성 제품으로 구할 수 있는...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필자가 그렇게 베이지 투톤에 열광하면서도 리얼포스 화이트가 아쉬운 것은 바로 편집키나 특수키에 대한 타이포 디자인이 특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다.)


_Resize_IMG_6834.jpg  


_Resize_IMG_6848.jpg


_Resize_IMG_6847.jpg


위의 사진은 얇은 승화 키캡과 비교 사진이다. 각인의 모습을 주로 보게 되면 승화지만 두꺼운 이색 키캡 만큼 가독성이 뚜렸하진 않다. 사실 저렇게 비교해 놓고 봐서 그런거지 따로 보면 가독성의 차이가 확연하지 않다.


_Resize_IMG_6851.jpg


타건음

백축은 갈축과는 다른 느낌의 넌클릭 스위치이다. 흑축보다는 키압이 낮지만 갈축이나 청축보다는 확연하게 키압이 높다. 거기에 갈축보다 강한 구분감은 백축만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구분감은 키압보다 앞선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 것을 전형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스위치가 바로 백축 스위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구분감으로 인해서 키압이 높다는 것다는 느낌보다는 딱딱 끊어지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 끊어짐이란 마치 마금 구매한 니퍼로 전선을 절단하게 되면 "따깍"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분 좋게 전선이 전달 되는 느낌이다. 


또한 갈축과 청축보다 키압이 높은 스프링은 청축이나 갈축으로 고속타이핑시 손목에 생길 수 있는 부담감을 많이 감소 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오랜 시간 타이핑시 흑축과는 다르게 손가락 마디 마디에 부담감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그런 연유에서 갈축보다는 강한 구분감에 조금 키압을 낮춘 변백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우선은 순정 타건음을 들어보자.




[백축 순정 타건음]


위에서 말했듯이 백축은 오랜 시간 타이핑을 하는 유저에게는 그렇게 권하고 싶은 스위치는 아니다. 물론 적응하기 나름이겠지만 강한 구분감은 구름타법(강한 키압에서 손목과 손가락을 보호할 수 있는??)이 다소 어렵기 때문이다. 키압이 흑축과 별차이가 나지 않는데 왜 어려운하면 구분감이 키압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쫀득함을 느끼기 전에 앞선 구분감은 왠지 키스트록에 대한 반응을 느리게 하는 것 같다.(물론 필자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결국 60g 변백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변백이 타건의 느낌은 한마디로 "절충"의 느낌이였다. 어떤 구분감은 살아있지만 키압이 낮아져서 적절한 구분감과 적절한 키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변백이 느낌은 갈축+흑축 스프링의 변갈과 유사하지만 구분감이 훨씬 강하게 느껴진다.


위에서 비교했던 니퍼의 예를 든다면 정말 명품 니퍼로 슬쩍 가져다가 손바닥과 손가락에 힘을 살짝만 줘도 툭하고 끊어지는 전선의 느낌이라고 생각이 든다.



[60g 변백]


백축은 어떻게 보면 갈,흑,청의 느낌을 적절하게 섞어 놓은 듯한 그러면서 유저에 의한 커스텀마이징이 참 잘되는 스위치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는 스위치인지도 모르겠다.

호불호의 느낌보다는 정말 정선과 애정에 따라서 다양한 느낌을 선사하는 백축이기 때문에 스위치가 별도로 판매 되지 않는 이상 백축을 가진 키보드는 재료용으로서의 용도를 일부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 숙명은 버릴 수 없을 것이다.


키캡과 타건음

필자의 리뷰를 보면 키캡의 두께나 조건에 따른 타건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번에 두꺼운 이색을 다시 구해서 백축에 대해서도 얇은 승화키캡(PBT)와 이색 키캡의 비교 타건음을 촬영할 수 있었다.

좌로부터 얇은 승화 -> 두껴운 이색 -> 얇은 레이져 키캡순이다.



[키캡별 타건음 비교]

마치며

비록 지금은 분양을 떠난 로이터 구형 백축이지만 참으로 많은 매력을 지닌 키보드라고 생각이 든다. 필자 또한 이 녀석을 한동안 주력으로 사용(리뷰를 위해서)하면서 많은 갈등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그 갈등은 주력으로 사용할 것인가 말까에 대한 갈등이였는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워낙에 리니어를 좋아하는 탓에 필자의 G80-3000 흑축이 쉽게 주전 자리를 내어주진 않고 있다.


몇개의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이번 로이터 백축의 리뷰를 여기서 마친다.


_Resize_IMG_6844.jpg


_Resize_IMG_6841.jpg


_Resize_IMG_6830.jpg  


_Resize_IMG_6871.jpg


키캡 with G80-3000

_Resize_IMG_6870.jpg


_Resize_IMG_6869.jpg


_Resize_IMG_6873.jpg





profile

Developer, PhotoGrapher and Fortune-te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