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사용기 글을 올려봅니다.
맥으로 디자인 작업을 10년 이상해 오다 보니, 구형 시스템부터 현재 사용하고 있는 G5까지 마르고 닳도록(?) 써보았습니다.
예전부터 맥킨토시를 사용해오셨던 분들은 아마 대부분 느끼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화려하고 강력한 성능에 턱없이 못미치는 G5 시스템의 입력장치 문제점은 저같이 매일 맥을 부둥켜안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갑갑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그 중에서 (이름에 걸맞지 않게)마이티마우스의 매우 답답하고 둔한 움직임과 1년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키감상실과 함께 주요키들이 뻑뻑해져서 더 이상 사용하기가 곤란하게 되는 멤브레인 방식의 애플 키보드는 사실, 그 수려한 외모와는 달리 매우 애플스럽지 못한(?) 제품들이라고 생각합니다.(매우 주관적임....)

최근들어 키보드매니아 사이트를 통해 접한 여러가지 정보들은 저의 이 매우 주관적인 애플실망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결국 여러가지 입력장치들을 거의 1~2주일간격으로 사서 테스트해 보도록 하는, 남들 보기엔 별걸로 유난떠는 사람이 되도록 하였지요.

암튼, 사설은 이만 접고 저의 입력시스템은 결국 이렇게 최종 결정이 났습니다.
저와 같이 맥을 사용하면서 비슷한 작업환경과 습성(?)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해 봅니다.

키보드 : Filco Majestouch 리니어 영문
마우스 : 켄싱턴 파일롯 마우스 옵티컬 프로

아래와 같은 (눈물겨운??)과정으로 최종 결정되었지요..
저 역시 매우 답답한 과정을 거치면서 내린 결정이라,
아무쪼록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시길 바라면서 이렇게 긴 글 써 봅니다.

1. 키보드

1) 작업 환경 및 개인 성향
저는 광고/편집디자인을 주로 합니다. 물론, 캐릭터 디자인 등 거의 대부분 디자인 영역의 작업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 모니터를 과감히 버리고(남주고), 와콤 Cintiq를 들여놓긴 했습니다만, 주로 사용하는 입력기기인 키보드는 여전히 매우 중요합니다.
- 편집용 프로그램인 QuarkXpress등에서 특히 단축키 사용은 작업 효율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서, 키보드의 레이아웃이 기존과 다르게 되면 적응하는 것 자체가 매우 스트레스더군요.
- Wacom Cintiq를 자주 쓰기 때문에 풀사이즈 키보드라고 해도 가급적 애플 키보드 처럼 외부 테두리가 최소여야 합니다. 불필요하게 키보드 공간이 커지면 아무래도 번거롭습니다.

2) 사용(테스트)해본 키보드 및 최종 결정
- 애플 멤브레인 유선 키보드 :
박스에서 꺼내어 처음 사용하는 키감은 그런대로 야들야들(?)하니 좋습니다만, 이 키감은 급속히 빡빡해집니다. 키보드를 가급적 깨끗하게 사용하는 편인데도 한 6개월정도 지나면 좌측 커맨드키와 옵션키는 축을 좀 이탈해서 잘 눌러지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됩니다. 애플 제품이 이렇게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건 좀 의아합니다.
- 애플 멤브레인 블루투스 키보드 :
유선 키보드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외관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쉽사리 힐대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내구성의 문제는 여전히... 그래서 다른 걸 쓰자고 결정, 이 때부터 뽐뿌질 시작됩니다.
- 켄싱턴 기계식 키보드 :
애플 키보드와 비슷한 디자인에 키감은 매우 가볍고 좋습니다. 하지만, 구형 맥(G3, G4 등)을 오랫동안 사용해 온 저로서는 이 기계식 특유의 가볍고 경쾌한 느낌은 어쩌면 좀 신경질을 부리는 것 같이 날카롭게 느껴지더군요.=ㅁ=;;; 2달 정도 사용하다가 다른 걸로 바꾸자고 또 결정...ㅠㅠ
- 켄싱턴 파일롯 보드 멀티미디어 키보드 :
아... 이건 정말 난감... 키감은 애플키보드를 6개월 정도 쓰고 난 후와 비슷할 정도로 뻑뻑하고 무겁습니다. 그리고 사진과는 달리 켄싱턴 스럽지 못한 제품 마감도 불만... 어마어마할 정도의 사이즈... 1주일도 못가서 또 인터넷 뒤집니다.
- 애플 신형 유선 키보드 :
그래도 애플이니까, 뭐니뭐니해도 모양도 이쁘니까 키감이나 뭐나 다 제대로이겠지... 잔뜩 기대를 걸었던 제품입니다. 박스 개봉해서 손에 꺼내드는 순간, 아차 싶을 정도로 너무나 슬림합니다. 책상에 완전 밀착된 상태의 키보드는 키캡의 높이가 너무 낮아 손가락의 느낌으로 단축키를 찾기도 쉽지 않더군요. 또한 맥북스러운 고급스런 키감은 어느정도 느껴지지만,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듯한 느낌은 정말 싫었습니다. 부드럽고 말랑한 느낌의 표준 키캡 사이즈의 키보드에 너무 익숙한 제 손가락을 아무리 탓해보지만, 결론은 다시 다른거...-ㅅ-;
- 아론 기계식 키보드 :
그나마 캔싱턴 기계식 키보드가 느낌은 제일 괜찮았던 것 같아서 기계식으로 알아보던 중, 다소 저렴한 아론 키보드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하지만, 역시나 실망. (너무나 고색창연한 디자인과 각인 글자체의 고전스러움에 더욱 실망..ㅠㅠ)
- 해피해킹 라이트 2 맥용 :
테스트를 거듭할 수록 키감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만 가고, 그러던차에 어차피 타블렛 모니터와 함께 사용하려면 미니키보드도 좋을 것 같은 막연한 판단으로 덜컥 구입했습니다. 역시 키감은 좋더군요. 해피해킹 프로를 써 본적은 없지만, 이 정도 수준의 키감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편집 디자인 작업을 많이 하는 저에게 텐키의 부재는 정말 극복하기 힘든 벽이었습니다. 물론, 펑션키나 다른 조합키들의 사용도 일정기간 부담이 되었지요. 예쁜디자인과 좋은 키감으로 이를 악물고 약 한달 정도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오르지 않는 작업 효율과 계속되는 핫키 입력 실수로 인해 결국 또 인터넷 뒤지기 시작.
- 필코 마제스터치 리니어 키보드 :
결국, 아이오매니아 사무실까지 찾아가서 요놈을 업어왔습니다. 옆에 있던 리얼포스가 그 가공할 위력의 포스를 내 뿜고 있었지만, 디자인의 안습으로 과감히 필코를 선택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이긴 하지만, 키감이 가볍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탄성(쫀득거림)을 느끼게 합니다. 멤브레인식 키감에 익숙한 저한테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키감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외관사이즈도 최소화되어 있어서 공간도 많이 차지하지 않습니다. 맥용이 아니라서 윈도우 각인키를 볼 때마다 조금 섭섭하긴 하지만, 맥용 키보드와 거의 레이아웃이 일치하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답니다. 볼륨키가 없긴 하지만, 뭐 잘 쓰지 않는 키이므로 이것도 패쓰... 디자인 작업을 방금 막 끝냈는데,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습니다. 10만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의 키보드이지만, 정말 값어치하는 것을 실감합니다.


2. 마우스

1) 작업 환경 및 개인 성향

예전 맥OS를 사용해 보신 분들은 마우스의 움직임에 대해 매우 할 얘기들이 많으실 겁니다.
특히 QuarkXpress와 같은 DTP프로그램들은 각종 값들을 쥐똥만한 텍스트 필드들에 입력하는 경우가 많아서 마우스 포인터의 정확성과 움직임은 정말 중요합니다. 또한 포토샵 등에서 클리핑 패쓰와 같은 작업도 마우스의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지요.
G5에 탑재된 OSX는 정말 미련하고 답답할 만큼, 마우스 움직임에 대해서는 무책임합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드라이버는 기본적인 마우스 포인터의 움직임 특성과는 상관없이 그저 빨리 휙휙 날아다니느냐, 기어다니느냐.. 그 2가지로 설정을 합니다. IBM에서처럼 마우스 포인터가 딱 원하는 위치로 움직이게 하는 것은 G5에서 매우 고급 테크닉(?)이라 생각될 정도로 힘이 듭니다.

2) 사용(테스트)해본 마우스 및 최종 결정

- 애플 유선 프로 마우스 :
버튼이 따로 없이 마우스 윗상판 전체가 버튼처럼 작용하는 애플의 고집스러운 원버튼 마우스의 최종 제품이지요. G5 구입하면서 딸려 온건데... 정말 예쁜 모양과 심플함은 돋보이지만, 움직임은 OSX의 마음인지라... 400dpi의 표준 마우스 능력으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둔함을 보였습니다.

- 애플 유선 마이티 마우스 :
BB탄을 탑재한 360도 스크롤과 터치 감응형 투 버튼, 측면의 스퀴즈 버튼까지... 이래저래 화장도 많이 하고, 이쁜 옷도 많이 입었지만, 역시 400dpi 능력이라 OSX에서는 안습.

- 애플 무선 마이티 마우스 :
혹시나 개량되었나 싶어서(이때까지만 해도 마우스만 바꾸면 움직임이 훨씬 좋아질 거라 믿었습니다.ㅠㅠ) 구입했던 무선 마우스.... 더 많이 예뻐지긴 했지만, 마우스 본연의 책임은 여전히 뒷전.

- 로지텍 G1 마우스 :
어쨌든, 마우스는 가볍고 해상도가 좋아야 한다는 판단으로 구입한 마우스입니다. 처음에는 애플 마우스들보다 다소 날렵해진 움직임에 안도했지만, 결국 거기서 거기... 참고로 G1은 LCC가 지원하지 않으므로 움직임을 세부적으로 설정할 수도 없습니다.

- Razer 프로솔루션 마우스 :
한때 품절로 어렵사리 구한 마우스입니다. 1600dpi의 어마어마한 해상도와 맥전용의 소프트웨어, 그리고 애플의 트랜드에 (대략) 맞춘 흰색 디자인.... 설치하고서 소프트웨어 설정을 통해 매우 움직임이 좋았습니다. 마우스 무게 또한 가볍고 적당한 크기로 첫인상은 대만족. 그러나, Razer사 제품의 특징 중 하나인 길다란 버튼과 측면 버튼에 난 돌기물(?)은 마우스 잡고 있는 손을 점점 거슬리게 하더군요. 버튼이 다소 길어서 마우스 이동 중에 무심코 오른쪽 클릭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측면 버튼은 고무스러운 반투명 재질로 되어있는데 버튼의 위치를 손가락이 인지할 수 있도록 배려한 특유의 돌기가 있습니다. 요 돌기가 장시간 마우스를 잡고 있으면 손가락을 조금씩 찌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자꾸만 짜증이 나는 것 같아서 다른 것 찾기 다시 시작.

- 켄싱턴 파일롯 마우스 옵티컬 프로 :
IBM에서 로지텍 MX518을 오랫동안 사용해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우선 이 마우스의 외관은 그다지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제 손은 남자치고는 좀 작은 편인데, 측면의 고무그립 느낌도 좋고, 마우스 외형의 약간 기울어진 곡선 또한 매우 적당한 그립감을 주더군요. 요놈으로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이런 외형이 아니라, 켄싱턴 마우스 만 지원하는 MouseWorks라는 프로그램의 강력한 기능 때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마우스의 감도를 총 3가지로 나누어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전체적인 움직임의 빠르기를 조절할 수 있고, 마우스가 빠르게 움직일때의 민감도와 천천히 움직일 때의 민감도... 이렇게 3가지를 잘 조정하면 정말 IBM 혹은 예전 OS9의 그 민첩한 마우스의 움직임이 거의 완벽하게 재현됩니다. 또한 휠버튼을 클릭하면 수직 및 수평 스크롤이 토글되므로 마이티마우스의 BB탄보다는 약하지만 어느정도 편리함은 느낄 수 있습니다. 결국, 최종 결정은 요놈으로 낙찰!

참고로, 애플 마이티 마우스는 외형 뿐만 아니라 기능 버튼(특히 360도 스크롤)들이 매우 편리합니다. 그래서, 움직임 만을 위해서 여러가지 OSX용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아래는 그 리스트입니다. 혹시 마이티마우스를 꼭 쓰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마우스 움직임은 매우 좋아진답니다.

iMouseFix (Freeware) :
참조링크 http://lavacat.com/iMouseFix/index.html
MouseZoom (Freeware) :
참조링크 http://homepage.mac.com/bhines/mousezoom.html
SteerMouse (Shareware) :
참조링크 http://www.apple.com/downloads/macosx/drivers/steermouse.html

위의 3가지 마우스 유틸리티에 대한 사용법이나 설명은 애플포럼(appleforum.com)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아무쪼록 도움되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허접한 사용기 마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