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모델명이 뭔지는 모르겠군요.

노멀타입 세이버를 하나 자작하려다가 아무래도 배우며 하려니 시간이 좀 걸릴것 같아
일단 궁여지책으로 쓸만한 저렴한 키보드를 하나 구입해놓고 생각하기로 하여 구매하게 된 것이
그나마 쉽고 빠르게 구입할 수 있는 HP 분리형 키보드였습니다.

주문하기 전 사진으로 접한 인상은 '쓸대없이 뭐가 많이 달려있네(멀티미디어 키들)' 였습니다.
밑에서 여러 사용기에서 좋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오로지

세이버타입에 키배열이 표준배열이라는 점 하나만을 보고 구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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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해서 꺼내봤을때의 느낌은 제일 첫 인상이 가볍다, 얇다 였습니다.
제 생각보다 많이 얇고 가볍더군요. 사진상으로 보기에는 꽤 부피감이 있어보였는데 말이에요.

일단 휴대하기에 괜찮긴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티미디어키 부분은 없었으면 하는
부분이고 usb를 따로 선(규격명을 모르겠군요)을 구해다 연결하게 하기 보다는 그냥 일반
usb키보드 타입으로 선을 빼놓았으면 훨씬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usb선을 연결하면 뒤로선이 튀어나와서 다른 기기(ex: 노트북)에 딱 붙여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역시 여러분들이 지적하신대로 불편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키보드에 각을 주는 다리부분이 허술해보이더군요. 보통 세로방향으로 다리가 펼쳐지는데
이 키보드는 가로 아치형으로 펼쳐집니다. 문장력이 딸려서 정확한 설명은 불가능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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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식으로 펼쳐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다리꼴로요.

다리가 얇아서 위에서 힘을 주면 바로 부러질것 같은 느낌입니다.

키를 한번 꾹 눌러봤습니다. 멤브임에도 뭔가의 구분감이 존재하고 키스트로크가 약간 깊게
느껴지더군요. (지금 쓰고있는 세진 블랙 멤브에 비교했을때)

여기 키매니아 님들은 기계식을 많이 쓰시기에 구분감이 확실한것을 좋아하시겠지만
저같은 경우 구분감이 확실하고 키스트로크가 깊은 키는 타속이 느려져서 싫어합니다.

세진 멤브로 한컴타자연습 단타 연습시 평타 900-800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고,
최고타가 900-999 사이로 찍힙니다만 HP 키보드로는 평타 600-700, 최대타 800-900 정도에서

찍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근데 이건 키보드의 문제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게
제가 아직 이런 키감에 익숙하지 않아서 빨리 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상대적으로 깊은 키스트록과 구분감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갑자기 세진 멤브가 위대해보이더군요. 하지만 오래 써보고 익숙해지면 어느쪽이 더 좋을런지는

아직 정확하게 모르겠으니 보류로 해두겠습니다.

키의 눌리는 압력은 꽤 약한 편이라서 세진 멤브에 비해서는 가볍게 눌리는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키압력 자체는 낮지만 키를 흐르듯이 치는 저에게는 구분감이 장애가 되어

오히려 더 무겁고 경직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익숙해지면 다를수도 있을 것 같지만 어쨌든
기존의 쓰던것과 많은 차이가 있는것을 느꼈습니다. 같은 멤브레인 임에도요.

반응 속도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ps/2의 키보드에 비해 약간의 딜레이가 느껴지는것인가? 하고
느껴질 때가 가끔 있었습니다만 제 착각이거나 처음 연결시의 딜레이 일 수도 있겠네요.

전체적으로는 좋은 느낌이고, 익숙해지면 오타없는 정확한 타이핑을 제공할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기계식을 많이 쓰시는 분들에게는 제가 느끼고 있는 것이 하찮게 느껴질 수 있겠네요. 흐흐.

단 이 키보드를 쓰면서 약간의 선입견은 생긴것 같습니다. 고가의 기계식 키보드들이 만약
이런 키스트로크와 구분감으로 인해 흐르듯 치는것이 불가능하다면 아마 전 구매를 망설이게
될것 같더군요. 차이는 있겠지만 간접체험을 한 느낌이었네요.

만약 개조해서 케이블을 일체형으로 하고 옆으로 구멍을 뚫어 뺄 수 있다면 참 좋을것 같은
느낌의 키보드 입니다만, 외관상의 아쉬움은 어쩔 수 없네요.

텐키 부분은 거들떠보지도 않았기에 잘 모르겠습니다만 두 키보드의 결합은 깔끔합니다.
그 외에 연결해서 확인해보지는 않았고 앞으로도 쓸 일은 없을것 같네요.

역시 이것도 usb로 되어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은 합니다만 저가형 세이버(멤브치곤 고가)
라는 것에 만족을 하고 사용한다면 많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키보드라고 생각됩니다.

두서없고 정리안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키스트로크가 낮으면서 흐르듯이 칠 수 있을 정도로 압력이 약한 기계식 키보드는
어떤게 있을지 앞으로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름타이핑의 리얼포스는 익히 들어
오고 사용기를 읽어봤습니다만 역시 리얼이밖에 답이 없는 걸까요. 흐흐.

HP 분리형 키보드.
노트북과 함께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는 세이버타입의 가벼운 키보드 이면서
표준키배열을 가지고 있어 타이핑에도 무리가 없는, 저의 용도에 적합한 만족스런 키보드 입니다.

개인취향에 따른 심플하지 못한 외관때문에 -1점,
USB로 인해 딱 붙여 사용할 수 없어 약간의 공간이 낭비된다는 점 때문에 -1점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