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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장터에 치코니 5191이 등장했으나 기회를 보기 좋게 놓쳐 버렸습니다.
체리 클릭 유사축(!) 이란 당당한 타이틀을 달고 있는 스위치.. 얼마나 유사한 것일까..
제가 가장 사랑하는 그 클릭감을 잘 표현하고 있을까~? 아싸리 알프스 축 같은 느낌이면 얼마나 좋을까..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쳤지만 어쩌겠습니까.. 제 손에 들어온 물건이 아닌데요.

그런데 일요일 오전.. 또다시 두근거림을 안고 키매냐 사고팔고 게시판을 방문했는데...
그때 놓친 그 물건이 다시금 새주인을 찾고 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기다릴 필요는 없었습니다.

바로 구매약속을 하고 장사를 마무리 하고 직거래 장소로 뛰어갔습니다. 너무나 추워서.. 스쿠터를 포기하고
평소 먼지만 마시는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 한동안 달려 직거래 장소로 콧노래를 부르며.. 날라갔습니다.
aries님을 만나 키보드 거래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스위치 생김새가 너무 궁금해 미리 챙긴 키캡 리무버를
빨간 신호에 걸린 자동차 안에서 끄집어 냈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얼마나 유사하게 생겼는가!?
"호....오..... 상당히 흥미롭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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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유사했습니다. 이쁜 체리 로고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타원형의 민둥산 공간이 존재하지만.. 그리고 약간 투명하여
세상 모든것을 투영해버릴거 같은 축 기둥은 야릇한 느낌을 선사했죠.. 생긴건 유사합니다. 키캡이 좋았다면 키캡용으로도
충분한 역활을 할 수 있을만한거 같지만.. 그만큼 양질의 키캡은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타건을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구해서 너무 마음에 들어하는 체리 청축 컴팩은 잠시 자리를 비켜줘야 겠습니다.
전 좋건 안좋건 일단 제 손에 들어온 키보드는 몇일 두둘겨 봅니다. 메인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흠.. 심오하도다.. 이건 체리 클릭과 유사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것도 아녀;; 왠지 모를 야리꾸리함을 느낍니다;;

[유사]란 단어가 들어가는 제품은 필코 제로를 썼을때 접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사실 이전에 어릴때 쳤던 키보드가
신경도 안쓰는 사이에 유사가 분명 섞여 들어갔을거지만 의식하고 썼던건 필코 제로이기에.. 의미를 두겠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라 하는 알프스 축의 유사 제품.. 물론 중복 입력등의 단점이 지적된 모델이기도 했지만 제 물건은
그런 증상도 없었고.. 어릴때 치던 알프스의 느낌이 잘 살아 있었습니다. 그때 제 머릿속에 들어왔던 [유사]란 단어와
이번에 치코니 유사축 모델 에서 느낀 [유사]란 단어의 느낌은 2% 정도 다른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엄청 구리구리한 느낌은 아닙니다. 간단히 제 생각만 적자면.. 체리로 따지면 청축과 흑축의 미묘한 경계선을 왔다갔다
하는 느낌입니다. 체리 스위치 만큼 경쾌하진 않지만 분명 느껴지는 클릭감.. 하지만 뭔가 손에 큰 압력을 선사 해줘야 눌려지는
흑축의 헬스감;; 분명 유사함은 부족하지만 독창성은 강합니다. 개성 넘치는 녀석입니다. 눌러져야 할 때 안눌려 진다거나 여러번
눌린다거나 하는건 지금 보이지 않습니다. 기계식 특유의 내구성이 이 녀석에게도 보장이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녀석.... 특이합니다. 그 특이성이 점점 매력까진 아니어도 재밌어집니다. 무서운 녀석입니다.
게다가 저는 해당 모델 같은 디자인을 가장 좋아합니다. 클래시컬 하고 멋집니다. 그래서 모델엠도 좋아합니다.

이녀석 분명 우리내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그런 스위치를 안고 있는 녀석은 아닙니다. 보편적인 녀석도 아니죠..
하지만 특유의 개성은 높이 평가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전 이 녀석 스위치를 "체리클릭유사축"이라 부르지 않겠습니다. 그냥.. "약간투명축"이라도 부르려구요~ 

치코니가 구청을 품고 있을때의 추억을 알고 있고 참 갖고 싶어했던 모델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스위치 타입이 바뀐거 같습니다.
얼마나 아끼려고 이런 변화를 줬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이 절약이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도 가볍게 해줬는지 또한 알 길이
없습니다. 그냥 제 느낌엔.. 조금 더 받더라도 원래 하던대로 하지 그랬냐.. 란 생각은 듭니다.

어쨌든 간만에 재밌는 경험 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무엇이 내 손에 황금같이 맞는 키보드냐 아니냐..의 문제에서 벗어나
하나하나 쳐보는 즐거움 그 자체이기에.. 오늘도 즐거운 타이핑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