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토요일날 아이오매니아 매장을 방문하여 마제제로를 타건한 후에 반해버리고 구매를 하려다가 화이트 버전이 조만간 출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 구매를 잠시 미루었습니다. (사내 비밀이라면 정말 죄송...)
현재는 후배의 마제 제로를 강압적인 방법으로 대여한 후에 타건 중입니다.

그럼 사용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디자인 부분]

개인적으로 채리키보드는 쌍팔년도의 후줄근한 자태와 여러 문제로 탐탁치않게 여기고 있습니다. (개조를 좋아하시는 분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으니 딴지는 걸지 마시길 바랍니다.)
마제 제로의 경우에는 마제스터치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디자인 면에서는 매우 우수하다 할 수 있습니다.


[키감]

체리 청축의 째각임보다는 확실히 아주 조금 둔탁한 느낌을 줍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체리 청축이 여성적인 째각임이라면, 마제 제로는 남성적인 째각임을 보입니다.
또한 타건할 경우 구분감이 발생하는 시점까지의 키압이 체리 청축에 비해서 약간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구분감에 피로도가 더 높다는 뜻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매력적인 키감입니다.
깊은 스트로크를 즐기고, 체리 청축과 같이 스트로크 후에 손끝을 받쳐주는 반발력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매우 환영할만한 키감을 선사해줍니다.
보강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끝의 피로도가 적다는 것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키켑]

마제 보다 더욱 우수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손톱이 조금이라도 길면 마제의 경우에는 조금 긁히는 느낌이 거슬리는 경우가 있는데, 마제의 경우에는 코팅 자체가 없어서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이 부분도 호불호가 있으니 딴지는 걸지 마시길...)

[사용처]

체리 청축과 마찬가지로 사무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특유의 또각임이 있기 때문에 독립된 개인공간이 없는 경우에는 사용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공간이 있는 분은 사용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filco사의 완성도는 이미 모두가 아시리라 믿습니다.)
개인공간을 가지고 계시거나 직장에서 직급이 좀 있어 부하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신다면, 사용할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가격 대비 성능 ]

현재 아이오매니아에서 58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입니다.
굳이 개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는 제품으로 58000원이라는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품절 상태인 M-10과 비교해 보면 양대산맥을 이룰만한 제품이라고 보여집니다.

[ 문 제 점 ]

기계식 키보드의 경우 실사용을 하게되면 보통 10년 이상을 생각하고 구매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런 면으로 생각해 볼 때 알프스 짝퉁 키를 가지고 있는 마제 제로는 현재 생산중인 체리키에 비해서 거부감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지만, 아이오매니아에서 출시되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A/S 문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총평 ]

저 역시 알프스 짝퉁 키라고 살짝 외면하고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만져보면 그런 생각을 완전히 달리하게 만드는 제품입니다.
체리 청축의 여성적인 째각임과 마제 제로의 남성적인 째각임은 확실히 서로 다른 매력을 내뿜고 있으며, 청축 만세를 외치는 분이시라면 마제 제로 역시 좋아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ㅎㅎㅎㅎ)

PS. 개인적으로는 가격대비 성능이 매우 만족스러운 키보드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