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잘 쓰던 스톤브리지 = 체리 흑축의 z,x키가 사망하셨습니다.
정말 슬프네요...

그러던 차에 바로 옆 동네에 사시는 와니님이 트랙볼을 처분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트랙볼'을 사러 갔다가 제로도 입양해 와 버렸습니다. -_-a
그런고로 며칠 전 입양한 체리 청축(MX 1800), 제로를 비교해 봤습니다.

1. 키감(청축 > 제로)
딱딱합니다. 그리고 키감이 고르지 않습니다.
잘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q a z 가 특별히 키압이 높게 느껴지네요. 새끼 손가락으로 쳐서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야생마 다루 듯 거칠게 다루어도 전혀 무리가 없어보이는군요.
주변에서 키보드 부수겠다라며 들을 정도로 파워 타이핑을 느끼는 저에게 이 길들여지 않은 녀석이
질 좋은 야생마마냥 느껴집니다. 한 1년 길들인 후의 느낌이 정말 기대되는군요.

소리로 표현하면, 딸깍~ 다그닥 두득 탁~
뭐 이런 느낌입니다. 초기 기압이 강하고 한 번 들어가면 푹 들어가고 나올 때 살짝 걸리는 그런 느낌이네요. 리드미컬하다는 그런 느낌입니다. 이거 왠지 중독될 것 같은데요...

2. 소음(제로 == 청축)
시끄럽습니다. 사무실에서 쓰면 일 열심히 하는 프로그래머로 여겨질 정도네요.
지금 체리 청축과 제로를 같이 연결해 놓고 번갈아 치고 있는데 청축 쪽이 뭔가 얌전한 소녀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체리 청축이 사그락 딸깔 사그락이라면 이 놈의 야생마는 니가 뭔데 내 등에 타! 라고 시비를 걸어 오는 느낌입니다.

아. 소음은 비교 불가입니다. 둘 다 제 귀를 너무 만족 시켜주는군요.

3. 안정감(제로 > 청축)
안정감은 제로의 승리입니다. 제가 쓰는 청축엔 보강판이 없다는 이유 때문인 것 같네요.
하지만 청축의 살살 거리는 짤깍임엔 보강판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로는 보강판과 손가락이 합일(?)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확실히 때리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군요.

4. 속도감(제로 > 청축)
이것 역시 제로의 승리입니다. 체리 청축은 키감이 너무 고른 느낌이라 뭔가 리듬감이 부족합니다. 파워 + 고속 타이핑엔 제로가 딱 어울리는군요.

5. 단축키 결합시 편리성(청축 > 제로)
청축의 승리. 제로는 초기 키압이 높아서인지 여러 키를 조합해서 쓰려니 좀 버겁게 느껴지네요. 직업이 프로그래머인지라 90% 키보드, 10%가 마우스를 사용하는 비율입니다. 지금 편집기를 띄워놓고 여러 단축키를 시험해 봤는데, 역시 얌전한 청축이 좀 더 편리하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청축은 컴팩트 모델이라 키 배열이 신묘하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데도 말이죠.

6. 디자인 (청축 > 제로)
제로... 좀 싼 티가 납니다. 필코의 군더더기 없이 은근히 고급스런 느낌이 실종되었다는 기분이 듭니다... 옆 집에 있는 울 마눌님의 마제 갈축이 비웃고 있습니다...
키캡이 싸구려 키보드의 그것과 같은 느낌에 살짝 미끌거리는 기분이랄까요.
하지만 키압이 높고 리드미컬한 제로만의 키보딩에는 기존 마제의 키캡보다는 싸구려 느낌의 키캡이 좀 더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써놓고 보니 좀 개인적인 소감이 강하네요.
그런고로 승자는 스톤브리지입니다(응?).

-- 결론은 리니어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