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핑에 대한 넋두리입니다.

제 나이 올해로 벌써 35. -_-;;

직업은 프로그래머입니다.

주로 Linux 에서 vi 로 작업합니다.

한글은 세벌식으로 쓰고, 영문은 qwerty 를 쓰는데 dvorak 으로 몇번 전향시도는 했지만 아직 못했고 조만간 할 생각입니다.

타이핑을 접한 것은...

제가 초등학생일 때 당시 아버님이 근무하시던 '군청'에 아버님 도시락 배달(?)가서

아줌마들이 두드리는 키보드를 보고서부터입니다.

당시 나이 9살, 초등학교 3학년...

당시에는 이런 '컴퓨터'라는 것에 대한 개념조차 없을 때였지만

공상과학만화에서 나오는 뭔가 신기한 최첨단 기계의 전신(?)이라 생각해서인지

9살 꼬맹이는 타자기에 반했고 아버님을 졸랐습니다.

'아빠~ 저 이거 배울래요~~'

초등학교 3학년 머슴아는 그 해 여름방학 때 타자학원을 다녔습니다. ^_^;;

학원생들의 나이 분포는.... 9살 1명, 나머지는 모두 17 살 ~ 20대 중반...

청일점도 이런 청일점이 없었습니다. 영계도 이런 영계가 없죠...

그 후에 타자기도 하나 사고, 여름방학 숙제도 타자기로 하고 (손으로 하는 것보다 시간은 더 걸렸습니다.

치다가 오타나면 다시 처음부터 쳤으니까... -_-;;)

아버지 문서작성도 대신 해드리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12살에는 정식으로 컴퓨터를 배웠습니다. (Apple ][, Basic 을 배운 것이죠.)

프로그램 실력과 타이핑 모두 학원 선생님과 비교가 안되었습니다. ^^

(타이핑은 제가 학원 선생님보다 훨씬 잘했죠... 어쩌면 그 나이 또래에서 타이핑 실력으로 보면 전국1등, 아니 세계1등이 아니었을까.... ^^;;)

Hardware 적으로는 Apple ][ -> 286 AT -> 486 -> Pentium IV -> Macintosh 로 진행되었고

Software(OS) 적으로는 ??? -> DOS -> MS Windows -> MAC OS X / Linux / FreeBSD

키보드 브랜드 적으로는 세진 -> Aron -> Apple Extended II, Apple Design, Apple Pro Keyboard Black/White, Happy Hacking Lite 2 정도입니다.

Happy Hacking 은 구입한 것은 아니고 회사에서 동료가 자신이 안쓴다고

준것은 아니고 빌려줬습니다. 사무실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적응은 쉬웠습니다.

Happy Hacking Lite 2 를 몇시간 사용하다가 15 inch 노트북을 사용하려는데 답답해하는 저를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키감 때문이 아니라 키보드 크기, 그로 인한 키간의 거리 때문이었습니다.

뭐 하나 누를때 뭐 이리 손가락을 비정상적인 각도와 길이로 뻗어야하는지....

Happy Hacking 을 사용하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머리로도 몸으로도 해본적이 없는데...

아직 Pro 를 접해보지 못해 제가 Lite 에서 불만족스러워하는 것을 Pro 가 충족시켜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조만간 Pro 를 구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할때마다 왜 집사람 얼굴이 떠오르고, 이걸 얼마라고 얘기해야할까 고민하게 될까요... ^_^;;;

아직 Lite 에 완벽히 적응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써 느껴진 아쉬움 점, 불편한 점입니다.

1. Left Fn 키가 좀 더 넓었으면 합니다.
: 다른 키보드의 CapsLock 위치에 Control 이 있는게 Happy 의 장점이라고 하는데
   다른 키보드의 Control 을 누르는 것 만큼이나 자주 Left Fn 을 누르게 되는데
   키가 너무 작은 것 같아 손가락으로 찾기가 조금 번거롭네요.
   Left Fn 키의 왼쪽이 shift 키와 같은 위치부터 시작되도록 좀 더 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왜 방향키를 새끼손가락쪽 키에 배정했을까?
: 차라리 vi 처럼
   hjkl 에 방향키를 배정하고,
   uiop 에 home, end, pgup, pgdn
   m,. 에 PSc, ScrLk, Break 를 하는게 어땠을까 합니다.

어쨌든 지금은 한 80% 정도 적응해서 아주 즐겁게 타이핑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 있는 Apple Design keyboard 와 Apple Extended II 를 처분하고

Happy Hacking Pro 를 구입해야겠습니다.

이상 타이핑에 대한 개인적 넋두리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