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이 아닌 게임용으로 뭐, 쓸만한거 없을까 찾다가 구매했습니다.

http://www.pc4all.co.kr/good_info.asp?id=62550&category=240

게이밍 키보드라고 이름 달고 나왔더군요.
생활방수 되고,
레이저 각인에,
wasd키와 방향키에 별도로 러버코팅키 추가로 준다고 하고
키입력속도 변경과,  win키 락 기능, ctrl / caps lock 스위칭, 방향키 스위칭 기능도 있고,
세계 3대 브랜드라고 하며,
최적의 게임 환경을 위한 인체공학적 설계에,
이런 놀라운 것들을 다 적용하고, 2점이 안되는 저렴한 가격,
마지막으로, 사용한 유저들이 편하고, 키감 좋다고 평들, 추가로 또 구매할거란 평들...
만약, 이 가격에 이런 평가와 성능을 뽑아냈다면,  '물건! 이다.' 라고 생각해서 하나 구입해봤습니다.

배송받고 하루 딱 사용해봤습니다. 업무용으로, 일반 인터넷과 작업용으로, 그리고 게임용으로..

아, 그리곤 그 이후로 저희 회사 전산실에 쳐박아뒀습니다.
다른 키보드 고장나면 잠시 스페어로 쓰라고;;;;
ㅜ.ㅜ


일단 마데 차이나.. 싼값이면 당연한 결과겠지요.

박스 포장 열어보고 놀랐습니다. 머지? 이 조악한 퀄리티는...
키캡과 케이스에 쓰인 플라스틱은 뭔지는 모르겠지만, 번들번들거리더군요.
마치 천엔코너의 싸구려 플라스틱 제품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션키 위쪽 공간에는 제품 설명 사진에는 없는 조악한 노란색 스티커가 붙어있었습니다.
그것도 평션키 전체 길이의 2/3 정도 될 정도로 큼직막한 놈으로.
잘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ㅜㅜ
알콜 계열로 겨우 남은 스티커 찌꺼기를 닦아 냈는데, 이런~.
지운 부분과 원래 케이스 색상이 다릅니다. 변색되어버렸습니다. 허옇게...
독한 아세톤 쓴 것도 아닌데..
퀄리티 조악합니다. 제품사진은 제법 깔끔하던데.

키를 눌러봤습니다. 멤브레인 특유의 키감이 느껴집니다.
근데.. 이넘 물건이더군요.
a, s키 탱글탱글한 느낌.. 그 옆의 d키 물컹한 느낌.. 그 옆의 f키 푹~. 뭐 이런 식입니다.
키를 빼봤습니다.
역시나, 아래쪽의 멤브용 러버들이 제대로 자리를 못 잡고 비틀어져 있더군요.
바로 잡아줬습니다. 탱글한 느낌이 돌아오나 싶었습니다.
잠시 타이팅 테스트하니 다시 틀어집니다.푹~~~;;
서너번 더 수정하고 자리 잡아줘도 답이 안나옵니다. 다시 푹~;
키감. 뭐라 표현할까요? 하나의 키보드에서 3개의 키보드를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탱글탱글~푹~탱글~푹푹~물컹~푹~ 탱글탱글 물컹....  ㅡ.ㅡ
키감. 제 손을 거친 키보드 중 역대 최악 1위.

나름대로 게이밍 키보드라고 편의성 신경 썼나 봅니다.
f키와 j키, 텐키의 5번키의 돌기는 절대로 잊어먹거나, 찾아 헤매지 말라고
가운데 점 돌기와 아래쪽 _ 돌기, 그리고 좌우위를 두르는 역 U자형 돌기를 동시에 3개 모두 배치해놨습니다.
하아~ 과하면 아니한만 못하다는 명언을 이 키보드 설계자들은 모르는 걸까요?
추가로 준다는 러버코팅키캡을 써봤습니다.
여기에는 아예 돌기 대신에, 사방으로 키캡 위에 울타리를 쳐놨습니다.
러버의 느낌도, 부드러운 느낌이 아니라 딱딱한 생고무 같은 느낌을 줍니다.
완벽한 브레이킹은 될지 몰라도, 이키 저키 막 날아다녀야 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불쾌해지는 느낌입니다.
거기다 러버키를 쓴다는건 그 키를 방향키로 쓴거라는 용도인데,
그곳에 양각으로  WASD 각인을 넣어놨습니다.  러버키 위에서 제 손가락 아래에 무언가가 걸리는, 부자유스럼을 느낍니다.
방향키 용도인데 왜 글자 각인을 넣었을까요? 거기다 양각이라니;;;

키배채는 더 오묘합니다.
ESC키와 평션키가 전체적으로 일반형배치보다 오른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1번키 위의 ESC, 3번키 위의 F1.
ㄱ자형 엔터키도 적응이 안돼내요. ㅡ 자형 배치를 쓰던 제 손은 자꾸 엉뚱한 키를 누르고 있습니다.
거기다 \키는 왜 또 엉뚱한 곳에;;
젤 아래 CTRL, WIN, ALT, SPACE 쪽 키캡은 인체공학 적용한답시고, 아예 볼록하게 만들고, 위아래 라운드 처리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키를 누를때 접촉할 수 있는 범위는 좁아져 버립니다. 당연히 누르는 힘도 증가해지고, 손가락이 닿는 느낌도 나빠집니다.
쭉 삐져나온 손목지지대부위 프레임과 낮은 발(받침대)의 조합은 받침대를 세워도 편안한 위치의 각도로 세워지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바닥에 평평히 누운것과 별반 차이 없는 각도가 과연 인체공학적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텐키위에는 윈키락 버튼과, 키입력속도 변경 버튼이 있는데, 초등학생 장난감에 붙어있을법한 싸구려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버튼도 가전제품에 쓰이는 저렴한 스위치인 일명 똑딱이 입니다. 근데, 코팅이나 스티거의 싼티 나는 재질로 보아 몇번 누르다보면 다 벗겨질거라 추측됩니다.
또한, 설정 저장이 안 되어 매번 부팅때마다 세팅을 다시 해 줘야 합니다.

불평이 길었습니다.
첨에는 제품 상세 설명의 괜찮아 보이는 사진과, 좋은 옵션은 다 부여했다는 식의 설명, 그리고 좋다는 평들,
그런 성능에 저렴한 가격이라 생각하고 구매를 했지만,
실제 접하고 보니, 2점도 안돼는 가격조차 아깝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형편없습니다.
도저히 저런 품질로 어떻게 시장에 물건을 내놓나 싶을 정도로 실망했습니다.
저게 과연 세계 3대 브랜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5천원짜리 키보드나, 로지텍 키보드를 쓰는게 났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고급의 손맛에 길들여진 탓일까요??
도저히 제 손끝이 거부해서 사용해볼 맘이 생기지가 않았습니다.

아마 여기 계신 키매 회원들이시라면 저랑 같은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시라도, 이 제품의 스펙에 혹~해서 저 같은 기대와 실망의 극극을 맛보시는 분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래봅니다. ㅡㅡ

평점!?
퀄리티? 편의성? 키감?
개인적 평가로는 평점 매겨주기도 아깝습니다.
가격도 성능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비싸게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지름 실패로 인한 한풀이였습니다. 그럼~ (--)(__)

뱀발 : 같이 주는 플라스틱 재질의 키캡 리무버가 있는데,
그나마 유일하게 쓸만하더군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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