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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에, 지난달 월급으로 아직 통장이 촉촉히 젖어있었을 때, 이 녀석을 질러버렸습니다.

바람쐬러 놀러갔던 애플샵에서 첨엔 신기한 놈이라고 쳐다보다가,
둘엔 통상적 이어폰의 문제점이었던 장시간 청취로 인한 난청발생 가능성을 해소했다는 말에,
셋은 음악을 들으면서도  다른 소리들이 또렷하게 들린다는, 외부활동시 안정성을 열심히 강조해 주는 샵 직원의 꼬드김에....
잠시 시연제품을 귀에 걸쳤을 뿐인데... 

정신차려보니 한손엔 바이브비에스를, 다른 손엔 카드명세서를 들고 있더군요..

이 녀석을 통해 첨 음악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뭐랄까요?
삼송 멤브레인이 짱인줄 알던 무지몽매인이, 아론이나 세진도 모르면서, 어느날 리얼이나 해피를 터치해 보게 되는 충격이랄까요?
표현이 이상할진 모르지만, 그 당시에 제가 느낀 감정을 분명 그러했습니다.
'머지?  오~~!  와~~우 !  우~~~~~~~~~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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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던 이놈 참.. 착용방식 특이합니다.
스피커가 귓속이 아닌 귓바퀴 뒤쪽에 척하니 붙어있으니 말이죠.
귀 안쪽으로 연결된 것은, 판스프링처럼 단지 뒷편의 스피커가 잘 붙어있으라고 잡아주는 역활뿐이니.
첨엔 그 익숙하지 않은 착용법 덕분에 고생 좀 했습니다.
한 3~4일은 이어폰을 귀에 착용하는게 일! 이더군요.
양손으로 한손은 스피커를, 한손은 실리콘 지지대(버팀대? 스프링? 적당한 명칭이 생각나지 않는군요.) 를 잡고,
몇번씩 헛손질을 해야 맞는 위치에 끼울수 있었거든요. (제가 좀 몸치인것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좀 둔~해서 1주일쯤 써야 한손으로 능숙하게 위치잡는게 되더군요.

서론이 길었내요. (ㅡㅡ)(_ _)

일단 이어폰 사용기이면 뭐니뭐니해도 중요한건 음질..
고막이 아닌 귀를 직접적으로 자극하고, 그 진동을 사람이 소리로 인식하게 되는 특이한 소리 전달 방식은 특허까지 냈으니, 그 독창성과 개발력은 대단합니다.
예전부터 이와 비슷한 방식들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음악청취에 음에 따른 헤드의 진동을 느끼게 만든 진동 방식으로 음악의 실장감을 느끼거나 게임 사운드의 색다를 재미를 느끼게 해준 바이브레이션 방식,
귓구멍이나 고막을 통하지 않고, 머리뼈를 통해 직접적으로 내이를 자극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만든 골전도 방식
근데, 바이브비에스는 예전에 있던 위의 두 방식보다 훨씬 진화한 형태라고 할수 있지 싶내요.
직접적으로 고막을 압박하는걸 배제한 골전도 방식처럼, 고막손상이나 난청을 일으키지도 않으면서, 바이브레이션 방식처럼 음의 체감성을 동시에 높혔으니깐요. 더군다나, 음질 또한 일반 이어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니, 단순하게는 최상의 이어폰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음의 특성이라면,  고막만을 간지럽히는 일반적 이어폰이 아닌 귀 전체를 꿍!꿍! 울려주는 이 방식은 마치 실제 공연장에서 음을 몸으로 느끼듯이 박진감있는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특히나 중저음에 강한 면모를 보입니다. 팝이나 국내댄스음악들을 들을때면,  드러머나 베이스의  비트가 바로 옆에서 울리는 느낌이 들다 못해, 첨엔 내 귀를 스틱으로 직접 때리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 정도였으니깐요. 클레식이나 연주음악을 들을때면, 현악기들의 현 떨림에 따라 제 귀까지 파르르 떨리는게 느껴집니다.
예전 이어폰들이 2D라면, 바이브비에스는 3D랄까요? 

그러나 이 방식은 양날의 검이더군요.
귀에 거는 걸로 부족해 귓구멍까지 꽉 메워 외부소음까지 차단해 버리고 음악에만 집중하자는 개념인 커널형 이어폰과 비교하자면, 섬세한 맛이 좀 떨어집니다.
섬세함을 버리고, 대신 박진감을 얻었다고 볼 수 있겠내요.
그리고 중저음에는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높은 고음대에서는 음역 재생에 조금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마도, 이는 음의 전달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보여지며, 따라서 새로운 버젼으로 업그레이드 되더라도 더 이상 개선되지는 못하지 싶습니다. 
하긴, 섬세함을 원한다면 헤드폰이 아닌 이어폰을 선택한다는 것 자체도 오류지만..

또 다른 양날의 검은 외부 소리의 완전 차단!이 아닌, 완전 유입!이라는 것입니다.
머리속이 꿍~꿍~거릴 정도로 크게 음악을 들어도, 뒷자리의 두사람이 소곤소곤 자기 욕을 하고, 무슨 욕을 하는지 다 들린다는 뜻입니다.
만약 당신이,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회원이시라면, 적극 추천해드립니다. 지루한 출근길 음악을 들으면서도, 주변 차량이나 통행객들의 소리나, 경적들이 100% 다 들리니깐요. 저같은 경우는 가끔 회사 업무시간이나 야근때 기분전환용으로 듣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즐겁게 일하면서도, 주변 동료의 질문이나, 상사의 부름에 째깍 응답할 수 있으니깐요. 음하하하~. 집에서 음악에 심취해 있는 상황에서도, 택배 기사님의 소심한 노크소리도 잘 들리더군요.
하지만, 지하철이나 버스같은, 시끌벅적한 공공장소에서는 외부소리로 인해 음악소리가 아예 묻혀버립니다.
커널형처럼 조금씩 세어 들어오는게 아니라, 완~전 잘 들립니다. ㅠㅠ
물론 소음이 커짐에 따라 본인도 음악 볼륨을 같이 올리면 들리긴 합니다만, 여기서 이 이어폰의 최대 문제점이 대두됩니다.
지하철 같은 곳에서 그렇게 듣다가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면, 당신 옆자리의 다시 옆에서 자신의 이어폰 음악 소리에 같이 흥얼거리는 사람을 보던지, 아님 맞으편 누군가가 시끄러워 짜증난다는 듯이 당신을 쳐다보는게 보일겁니다.
이 이어폰, 소리 내어나감, 지존급입니다.
바이브비에스는 음악플레이어 본래의 볼륨조절도 가능하지만, 이어폰 별도의 볼륨 조절도 4단계로 가능한데,
조용한 곳이라면 비록 1단계로 해놓더라도 바로 옆의 사람에게는 음악소리가 새어나갈 정도이고, 2단계이상 올리게 되면, 장난아닙니다. 제가 깜빡하고 2단계 볼륨조절에서 만원 엘리베이터를 탔었는데, 왜 사람들이 다 나를 쳐다보고 있었는지 나중에 알고 진땀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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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집에서 글을 작성하고, 있는데 디카가 마침 없어 실사 대신 광고용 사진으로 대신하는거 양해해 주십시오.

요녀석 또, 특이한거 하나 더 있습니다.  MP3도 아닌 주제에, 이어폰인 주제에 별도로 자체 배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MP3를 위한 스페어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놈 배터리 다 달아버리면, 쿨쿨~ 잡니다. MP3가 죽어라 재생하고 신호 보내도 배고프면 그냥 잡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ㅜㅜ
MP3 배터리 빵빵한데, 이어폰이 죽어버리는 경험 해보셨나요? 황당합니다. 이건 뭐~ 욕나옵니다..
위의 사진처럼 큼직한 헤드로 보아, 대식가인게 분명합니다.
MP3에서 보내주는 알량한 전력으로는 움직일 힘도 없나봅니다.
다행히 VBN-300에서는 배터리 유지시간이 늘어났습니다. 10~12시간 정도로.
이전 모델에서는 5시간 정도였다고 하는것 같았습니다.
요즘 전 MP3충전보다 이놈 충전에 더 신경쓰고 다닙니다. 주객이 전도됐습니다.
하긴 이어폰 주제에 왠만한 MP3값만큼 비싸니 주인해도 될 성은 싶습니다.

바로 위 사진 오른쪽 보면 충전단자랑, 전용 케이블이 보입니다. 콤팩트한 사이즈라 좋습니다. 일반전력 충전일땐 아답터 연결해서 충전하면 되고, 컴퓨터가 있으면 중간 연결부위 분리해서, USB충전하면 됩니다. 전 아답터 사용안한지 제법 됀거 같내요.
(근데, 왜 바이브비에스는 뽀샤시한 애로 샀는데, 같이 동본된 충전기는 검은 놈이냔 말이닷! 
저 광고의 뽀얀 충전기 사진은 낚시인게냐 ㅜㅜ)

특히 충전부분에 있어서는 개선의 의지가 있습니다. 충전을 시작하면 들어오는 빨간 불이 충전이 끝나도 계속 빨간 불입니다. 본인이 얼마나 충전시켰는지 시간 확인해두지 않으면 100%충전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또, 배터리 잔량에 따른 표시장치나 LED 색상이나 희도 변화같은 기능이 없습니다. 배터리가 다 되어 이어폰 본체에 빨간 불이 꺼지기 전까진, 배터리 잔량이 100%인지 10%인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그냥 자신이 들은 시간을 역으로 따져 대충 감잡을 뿐이지요.
이 부분은 꼭 개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래가 기본스펙에 관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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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3시간 자고 출근하고는, 다시 돌아와 밤 꼴딱 새고 새벽4시에 글쓰는 거라 두서없고, 무성의하고, 건방지고, 무익해보여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정신줄을 거의 놓을락 말락 하는 중이라서...

정신없는 글, 급히 정리하겠습니다.

음  질 :  좋습니다. 들을만합니다. 최상급은 아니지만, 어차피 익스트림을 표방하고 나온 제품에서 감수성을 따지긴 무리일지도 모릅니다.

주 장 점 : 박진감. 재미. 중저음 영역에선 특히 독보적으로 보이는 비트감, 실제감.  난청예방(단, 엄~청 크게 듣는다면, 바이브비에스가 아닌 바이브베에스 할아버지라도 난청되는건 똑같습니다.), 야외활동/음악청취시 주변안정성 확보. 음악청취와 동시에 대화/의사소통 가능.

주 단 점 : 음 세어나감 심함. 고음영역의 처리능력 부족. 이어폰 주제에 배터리?. 배터리 잔량 표시장치 부재. 비싼 몸값.

사용용이처: 집안에서 가사일하는 동시에 티비도 보면서, 아이도 야단치며, 친구랑 전화스피커폰으로 수다까지 떨면서 음악듣기(본인 친구).  이어폰 착용하고 게임하기(이거 착용하고 FPS하면 재밌습니다.). 야외활동(자출사?). 업무시간 중 스트레스 해소(뒤에서 조용히 다가오는 상사의 발자국 소리나 호출도 잘 들립니다)

이 이어폰은 난청예방과 외부소리 유입이 기본 목표로 제작 설계된 제품입니다. 따라서 출퇴근 지하철 등에서 음악감상을 원하시는 분은 이 제품이 적합하지 않습니다. 음악이 제대로 들리지도 않고, 주변인에 피해도 줍니다. 하지만 비교적 조용한 공간이나 집에서 즐기는 분에게는 한번쯤 권해보고 싶습니다. 일반 이어폰이 귀가 아파서 오래 못 착용한다시는 분에게도 딱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바로 그런 경우이니깐요. 예전 커널형으로도 30분 들으면 귀아파서 빼버리던 제가, 지금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듣고 있습니다.

바이브비에스는 모든환경을 고루 반영해야 하는 메인 이어폰은 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나, 특별한 체감을 원하시는 분에게는 둘도 없는 재밌는 세컨드 아이템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이미, 리얼당이나 해피당에 가입하고도 다른 키보드들을 기웃거리는 분들이 계시듯이요 ^^

아, 참고로 이 제품 상당히 깁니다. 손자로 대충 재보니 2미터 30센티정도 나오는군요.
케이블을 싼 외피 재질은 실리콘 계열 같은 촉감을 주는군요.

그럼 긴 글, 두서없는 글 읽으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에게 리얼 해피한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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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불만이 있다면 스스로를 바꿔라. 

그게 싫다면 눈과 귀를 닫고 입을 다물고 고독하게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