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이 지저분하여 사진은 올리지 않습니다. 게시판을 검색하면 보실 수 있을텐데, 역 ㄴ자 엔터의 KB101+가 아닌 일자 엔터의 KB101입니다.

프로젝트의 마감이 다가오고 여기저기 여기 저기 나 있는 구멍들을 메꾸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럴 때는 게시판을 검색하는 걸 자제해야 했는데... 컴파일을 기다리면서 잠깐 본다는 것이... owrc3f4eik,8 nj0mdahu. 역시 되는군요. N키 롤오버 (맞는 표현인지?), 정전용량.. 이런 용어들을 보는 순간.. 지름신이 강림하시고.. Alt+S를 누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스트레스는 운동으로 풀어야 하는데... 쇼핑으로 풀다니...

예약을 하고 쪽지를 보내고... 머리속수정액님께 송금하고..
바쁜 프로젝트에 열중해야 하는데 쇼핑하느라고 집중이 안 됩니다. 컴파일 한번 돌릴 때마다 게시판을 접속하고 쪽지를 확인합니다. 평소같으면 30분씩 걸리는 컴파일동안 다른 쪽 소스를 보겠지만...

쪽지가 왔는데... AT port랍니다. 갑자기 정신이 확 들면서.... 너무 확인도 없이 지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자엔터인가? 일자여야 하는데... 검색을 합니다. KB101+ 역 ㄴ자에 역슬래쉬도 이상한데 붙어있습니다. (금방 적응할꺼야..) 혼자서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쇼핑몰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AT->PS/2 1000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쇼핑몰에선 다른게 살 것이 없습니다. 랜카드.. 무선랜... 프린터 서버.. APC... 회사에서나 필요할 수 있는 것이지... 지금 제가 살만한 물품들은 아닙니다. 결국 머리속수정액님께 택배비를 할인받고... 정 안되면 1000원짜리 그냥 주문한다는 배수의 진을 칩니다. (하지만 양심상? 절대로 못 시킬 걸 알고 있습니다.)

점심시간, 저녁시간 키보드에 대해서 찾아보다가 일자엔터이고 키압이 세다는 글을 찾았습니다.
다른 정보를 검색해 보지만 레어라서 그런지 별로 정보가 없습니다.

퇴근길에 링코를 들려봅니다. 게시판에 그곳에 판다는 글을 본 것 같아서 입니다. 운동은 하고 좀 늦게 갔더니 링코가 셔터를 내리고 있습니다. 낼 키보드 가지고 갈 때 사지 뭐... 하는 심정으로 내일로 미룹니다.

아침에 어제 수정하던 컴파일 에러가 build를 10번 했는데 4번은 나오고 6번은 나오지 않아서 원인을 파악하고자 머리를 짜내고 있던 중에... 윤남식씨 하고 찾습니다. 왔구나.. 했는데 물건이 너무 큽니다. 미안하다고 하시더니 두개를 보냈나? 하면서 받아들었는데... 너무 무겁습니다. 다른 물건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포장을 풀자 프린트 종이를 구겨서 완충제를 만드셨더군요. 직업상 종이에 뭐가 써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몇자 읽었더니 모르는 내용이라 키보드에 다시 관심을 가집니다. 박스에서 꺼낸 키보드의 첫 느낌은 일자엔터이다 + 깔끔하다 + 무겁다 + 너무 무겁다 입니다. RT235가 무거웠는데... 훨씬 더 무거운 것 같습니다. 키감은 구분감이 너무 큽니다. RT235 -> 3000 흑축 -> 11800 흑축을 써서 경쾌한 타이핑에 길들어 있는데 구분감이 너무 커서 거슬립니다. 극악의 키압이라는 말을 듣고 걱정을 좀 했는데... 흑축에 길든 몸이라 별로 키압이 세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일단 쳐도 화면에 아무런 글자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스킵하고 몸은 프로젝트로 돌아갑니다. 마음은 여전히...

집에 가면서 링코를 들리려고 했는데 헬스를 하는 바람에... 멀리서 셔터 내려가고 있는 걸 보고 발길을 돌립니다. 등에 지고 온 키보드가 한업이 무거워집니다. 집에 들어가서 업고 온 키보드를 와이프 몰래 숨깁니다. 와이프는 키보드가 몇개나 있는데 또 새 키보드를 산다는 사실을 도저히 이해를 못 합니다.

결국 다음날 링코를 들러서 젠더를 찾아보니.. 없습니다. 할 수 없이 납땜을 결심하고 PS/2 연장 케이블을 사서 발길을 돌립니다.

집에 와서 드디어 분해를 합니다. 10개의 나사를 풀자 쉽사리 뚜껑이 열리고 철판이 나오는군요. 무거운 이유를 몸으로 느끼면서 컨트롤 보드를 보니 소켓이군요. 뽑고 PS/2 연장케이블을 자르고 연결도를 보려고 KBDMania의 팁&테크를 검색합니다. 대충 저렇군. 빨간색이 클럭....노랑색이 Vcc.. 암기를 하고 다시 키보드로 돌아가서 소켓에서 AT케이블을 분리하고..PS/2를 붙이려고 하는데 PS/2의 선들의 구성을 안 봤습니다. 다시 게시판으로 돌아가 검색을 하는데.. DT-35의 케이블을 이용해서 확장을 개조했다는 분이 계십니다. 내가 봤던 소켓이랑 똑같은 소켓이더군요. 집에 DT-35가 한개 노는 것도 생각이 납니다. 즉시 풀어서 (나사는 엄청 많습니다.) 회로도를 화면에 크게 띄워두고 테스터를 휘두르면서 개조를 끝냈습니다. 진작에 봤으면 2,200원짜리 연장케이블은 아꼈을텐데...

조립하기 전에 PC에 연결해서 성공적으로 연결된 것을 확인하고... 나사를 체결합니다.

3000을 잠시 책상아래로 숨겨두고... 지금 KB101을 이용해서 사용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예전 AT시절에 치던 키보드의 키감 같군요. 다른 건 잊어도 몸이 체험한 것은 잘 잊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시끄럽습니다. 집사람이 자다가 께어서 오면 어떻하나 하는 기우를 해 봅니다.
회사에선 못 쓰겠군요.

역시 구분감이 너무 크고... 키압이 조금 셉니다. 글자키의 키압은 그럭저럭 괜찮지만 오른쪽 쉬프트와 엔터는 칠 때마다 신경이 쓰이는군요. 10분 정도 글을 작성하고 있는데 이제야 슬슬 적응이 될 정도입니다. 5년째 일자엔터에 버릇이 들어서 키배열을 아주 만족입니다. 이중사출인 것 같고... 선탠은 별로 느끼지 못 할 정도입니다. 원래 색을 알 수 없어서...

이제 어디에 배치 하는가가 문제군요.. 책상 아래의 키보드가 세개나 있으니... 한대는 처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파워맥용 키보드는 못 처분하고... 체리 3000흑축, 컴팩 RT235, 체리 11800 흑축 중에 하나를 처분해야 할 것 같네요.

두서없고 스크롤의 압박을 느끼게 하지만 솔직하게 3일간의 마음설렘, 운없음, 헤맴을 시간 순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공돌이라서 ... 시간 순으로 또박또박 쓰는게 한계인 것 같군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

추신. 평가를 해야 하는군요.
  1. 회사에서 민민한 흑축을 치다가 집에서도 민민한 흑축에 질렸는데 새로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2. 묵직하니 안정성이 있어서 칠 때 흔들리는 느낌의 체리 3000에 비해서 좋습니다.

  3. 흑축보다 조금 더 센 키압은 왠만한 손가락 힘이 아니면 못 견디겠군요.
  4. 생각보다 좀 시끄럽습니다. 바닥을 치는 소리가 꽤 큽니다.
     회사에서 사용하려던 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

추신2. 마지막으로 또 닭짓을 하는군요.
평가를 입력하다가 capslock을 눌렀더니 소리가 납니다. 회사에선 컨트롤로 매핑을 해 두었기 때문에 소리가 안 나야 하는데... 몇번 누르다가 갑자기 아무 키도 입력되지 않고 lock키를 눌러도 불이 들어오거나 하지 않습니다.

불안해져서 일단 글을 올리고 컴퓨터를 껐다켰다 몇번을 해 봐도 키보드는 반응이 없습니다. 머리 속에 온갖 생각들이 오가기 시작합니다. 연결이 끊어졌나? AT라서 전압이 다른가? 혹시 10분동안만 동작하는 고장난 걸 보낸 건 아닌가?

연결이 끊어졌을 가능성이 제일 큰 것 같아서 일단 열어봅니다. 열고 속을 점검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몇번 컴퓨터를 더 껐다 켰다 합니다.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다른 키보드를 끼우기 전에 컴퓨터 본체에 직접 연결해 봅니다. (KVM을 쓰고 있습니다.) 됩니다.

키를 이것저것 누르다가 KVM을 동작시키는 키를 눌러서 KVM이 다른 컴퓨터에 열심히 신호를 보내고 있는 중이었었나 봅니다. 다른 컴퓨터는 꺼져 있었으니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요. 다시 다 조립하고 다시 확인차 게시판의 글을 수정해 봅니다. 풀었다 조였더니 키가 가벼워진 느낌이 드는건 적응의 결과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