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는지 모르겠는데(한 8년전쯤?) 해피해킹 키보드를 알게 되고는 단번에 갖고 싶단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선듯 구매를 하지 못하고 마음속에만 담아두고는 새월이 이렇게 흘렀군요.

마침 집에서 쓰던 키보드가 수명을 다하여 이참에 갖고 싶었던 해피해킹키보드를 한번 써 보자 마음먹고
과감하게 pro2 모델로 지르기에 이르렀습니다.

역시나 실제로 보니 이넘 참 이쁘군요.
그냥 책상위에 올려 놓고 처다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네요.
만듬새도 꼼꼼하고, 큼직한 영문 각인도 참 이쁩니다.
게다가 이 오묘한 키감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군요.
아무튼 느낌이 물컹+쫀쫀하고, 정타도 명확하고 오타도 명확하고 뭐 그렇습니다.

오래동안 세단만 타다가,
어릴적부터 마음에 두고 흠모해왔던 로드스터를 구입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구입하고는 3일 내내 뭔가 타이핑 할 거리만 찾고 있습니다.
키보드 앞에 앉기 전에 꼭 손을 씻는 것은 기본입니다.
몇 일 동안 글도 쓰고, 웹서핑도 많이 하고, 인터넷 쇼핑도 해 보고, 심지어 집에서 코딩도 해 보고 있습니다.
이제 얼추 해피해킹 키보드 타이핑에 적응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생각만큼 불편하지는 않군요.
뭐 몇 가지 키들에 대해서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어차피 불편함에 대해선 감수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참아줄만 합니다.

해피해킹 키보드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작은 크기에 있겠지요.
키보드를 바꾸고 나서는 책상이 여유로워져서 뭐든 작업하기가 편해 집니다.
예전에는 매번 난잡한 책상을 정리하기 전까지는 마우스를 움직일 공간도 여의치 않았는데,
지금은 참고서적 하나 키보드 옆에 펼쳐 놓고 작은 노트하나 양 팔 사이에 끼워 놓고도
수월하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데서 오는 물리적인 잇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팔을 움직이지 않고 타이핑을 하게 되기 때문에 다른 물건들과 간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미니 키보드란 서브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넘은 메인으로 써 줘야 할것 같은 카리즈마를 풍깁니다.
그 점이 바로 이 해피해킹 키보드의 매력인것 같습니다.

하나 더 사서 회사에서도 쓸까 고민중입니다.
프로를 사기엔 부담이 너무 크고,
라이트로 하나 더 사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