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키보드는 1~2만원이 전부고 기계식 키보드는 옛날에만 쓰던 방식이다. 라고 생각했던 1인입니다. 컴퓨터를 좋아하는지라 파코즈에서 거주하던중 파코즌 한명이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리뷰를 올렸더군요. 유심히 봤었는데 키보드가 참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 모델이 마제스터치 텐키리스 였습니다. 사실 가격을 알아보면서 저렇게 비싼 키보드를 쓸 필요가 있을까 했었는데. 키보드를 매니아를 알고 확신이 서게되었더군요. 그래서 바로 마제 텐키리스 갈축을 질러버렸습니다. 지금은 해피, 리얼, 다스, 페이튼 등등 보이는 키보드는 전부 타건해보고 싶고 가지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간절합니다. ㅜㅜ. 허나 키보드라는 것은 가까이 두고 항상 사용해줘야 의미가 있다는 생각으로 지름신을 참고 이놈에게만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었던 어느날....

마제에 다스 무각키캡이 완전 호환되고 그 사진을 올렸던 글을 보았습니다. 아~~~~ 이게 정말 완벽한 마제 텐키리스의 모습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강타를 하더군요. 그러나 무각키캡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힘들더군요. 순간 다스3를 살까도 생각을 했었는데 남는 다스3는 누가 아껴주나 라는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키캡을 무각화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사실 키보드 키캄에 대해서는 정말 만족하면서 쓰고 있는 중입니다. 차라리 무각키캡이 없었더라면 그런 생각을 하지도 않았을테구요. 또한 마제 키캡 문자가 지워지지 않았더라면 그런 생각을 안했겠지요. 암튼 이제 키보드 초보의 무각화 작업의 삽질 사용기를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사포질을 해야겠단 생각으로 320방 사포와 1000방 사포를 2장씩 구매를 했습니다.
바로 키캡을 분해하고 티비앞에 앉아 먼저 320방으로 사포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죽겠더군요. 키캡 하나를 지우는데만 해도 5분이상이 걸렸던거 같더군요.
320방으로 물사포질을 해서 키캡 한벌 문자만 지우는데 한 6시간 걸린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1000방으로 3시간을 다듬었구요. 그리고 세척하고 헝겊으로 문질러주고...
해서 13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녁때쯤 시작해서 다음날 아침 8시에 끝났습니다.

사실 다마르고 키캡을 장착했을땐 보람 반 실망감 반 이었습니다. 키캡 표면이 어울리지않게
너무 반짝이고 사포에 긁힌 부분들도 몇군데 보이고 이래저래 마음이 심란해지더군요..
그래도 소중한 내 정성이 담긴 키보드라며 아껴주고 싶었습니다.
키감은 더 좋았습니다. 키캡표면이 매끄러워서 손에 쫙 달라붙고 촉감이 부드러운 느낌이
매우 괜찮더군요. 허나 언발란스한 반짝이는 표면과 사포질에 옆부분이 몇군데 긁힌 상처들이
매우 눈에 거슬려서 1주일을 고민하다가 다시 작업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2000방으로 모든 부분을 살살 다음어줄 생각이었습니다... 허나 두번다시 사포를
잡으면 사포질 도중 키보드를 두동강 내버릴꺼 같아 다른 방법을 찾던 도중 히든님의 게시물을
탐독하고 연구하여 키캡 코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캔스프레이 형태의 군제 탑코트 무광 2캔을 구매했습니다. 사실 슈퍼클리어를 사려했으나
판단력이 흐려진 새벽에 주문해서....탑코트가 와버렸습니다. ㅜㅜ
사실 탑코트나 슈퍼클리어나 뿌리면 어떤 상태가 되는지는 모르나 히든님 게시물을 보고 블랙엔
슈퍼클리어를 뿌려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탑코트를 가지고 집에 굴러다니는 시디에 실험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드라이로 살살 건조를 해주었더니 신기하게 정말 광이 싹 죽더군요. 그래서 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키캡을 깨끗이 세척하고 잘 건조한다음에 히든님의 방법대로 상자를 넓게 펴서 투명테이프를
뒤집어서 붙이고 그 위에 키캡들을 일렬로 하나씩 고정 시켰습니다. 원래는 먼지가 달라붙지 않게
화장실에서 할 생각이었으나 시험삼아 탑코트를 분사해본 결과 냄새가 참 좋지 않더군요.
가족들에게 심한 반발이 예상되는 저로써 베란다에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탑코트를 뿌리기전 걱정이 많았습니다. 잘 뿌릴 수 있을까? 쉽게 벗겨지면 어떻하나? 더 망치는건 아닌지... 이런 불안을 잠시 뒤로하고 과감이 뿌렸습니다.
일정거리를 두고 빠르게 흩고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드라이기를 이용해서 1~2분 정도 살살 건조해준다음 다시 또 뿌리고 하길 5회 정도 반복했습니다. 88ml 한통이면 충분하고 남는것 같습니다. 그리고나서 밥먹고 티비보고 책보고 하느라 몇시간을 건조시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다 싶어서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잘 굳었습니다. 정말 광이 하나도 안나고 새 키캡처럼 둔갑했습니다. 다시 키보드에 키캡을 다시 꼽고 전체적으로 확인했더니.. 새것 같아졌습니다. 대 만족이었습니다. 기분이 매우 상쾌 발랄 해지던 순간이었습니다. 비록 제가 처음 뿌려본터라 약간 뭉친 부분이나 미숙한 부분들이 보이긴 하나 상태는 나쁘지 않더군요. 어차피 한캔이 더 있으니까 사용하다가 몇개월 뒤 한번 더 뿌려줄 생각입니다.

탑코트 무광의 경우 블랙키캡에 뿌려준 결과 무광의 느낌은 리얼포스 블랙 키캡의 느낌이 드는 듯 싶습니다. 탑코트 무광은 정말 무광입니다. 기존 마제키캡은 완전 무광이다기보단 살짝 광이 있을 듯 말듯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마 슈퍼클리어가 기존 마제키캡의 느낌일것 같기도 하고..

코팅 상태는 매우 튼튼한거 같습니다. 효과는 매우 좋습니다. 차라리 키캡을 사포로 지우지말고
살짝 도색후 탑코트를 입히는게 더 괜찮을 거란 생각을 지금 하게 되는군요. ㅜㅜ
그럼 먹각키캡이 될텐데....하고 말이죠....
그럼 몇가지 주의 사항을 적어보겠습니다. 먼지가 붙는걸 최대한 방지해야 합니다.
화장실에서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단 냄새는 지독하구요.
너무 두터우면 뭉친 자국이 남게 되는데 15~20센티 거리를 두시고
키캡만 뿌린다는 느낌보단 전체적으로 넓은 범위에 분사하신다는 생각으로
얇게 뿌리세요. 스쳐 지나가듯 그리고 드라이기를 이용해서 건조해주시구요.

생각보다 건조는 빠르게 됩니다. 완전건조까지는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지금 디카가 없는 관계로 사진을 찍어 올리지 못하지만 디카를 구하면 사진도 올리겠습니다.
- 폰카로 찍었는데 화질은 구리지만 생각했던 이미지는 보이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히든님의 탑코트로 물방울 맺힌 것 같은 효과도 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