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약속드린대로 옴론 클릭 스위치를 분해해 봤습니다.

00.OMRON_CLICK

플래쉬가 너무 강하게 터져서 색상이 전반적으로 허옇게 되어버렸네요;;;
실제로는 슬라이더 색상은 진한 노랑색입니다. 알프스 옐로우의 허여스름한 레몬색이 아닌, 선명한 노랑색입니다.

스위치의 종류는 클릭, 클릭음은 매우 선명하고 알프스 스위치보다 약간 더 고음입니다.

옴론 클릭 스위치에는 이 황축 외에도 청축과 백축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단, 백축의 경우는 클릭과 리니어가 혼재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스위치 상부 하우징에는 OMRON 각인과 함께 스위치의 형식 번호와 생산국가명(여기선 재팬)이 기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생산국가명은 기입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안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스위치의 바닥면입니다.

01.UNDERSIDE

별 다른 마킹은 없습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전극의 갯수로 알프스 스위치와는 달리 3극 리드 구조입니다.
비록 스위치의 형태와 키캡은 알프스와 비슷할 지언정 전극만큼은 알프스와는 다르게 하고 말겠다는 옴론의 자존심이 느껴집니다.

전극이 다르게 생긴 덕분에 보강판과 키캡은 호환되지만, 기판은 호환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역으로 옴론 스위치가 키보드 업계에서 잘 쓰이지 않게 만들어버린 원인이 아닐련지요.

02.DISSEMBLY

미츠미나 모네터리 스위치와는 달리, 옴론 스위치는 분해가 가능합니다.
다만, 체리 스위치와 마찬가지로 스위치를 보강판에서 분리해 내야 비로소 분해가 가능합니다.
분해 방법은 양 측면에 있는 걸쇠를 살짝 열어주면 쉽게 분리가 가능합니다. 알프스나 체리에 비해선 분해가 엄청나게 쉽죠.

03.PARTS

내부 구조는 알프스 스위치와 비슷합니다. 슬라이더와 스프링, 그리고 클릭감을 만들어 내는 판 스프링과 함께, 접점 모양도 알프스 스위치와 흡사합니다.

다만, 접점 구조물은 알프스 스위치에 비해서 좀 더 견고한 형태로 되어 있었습니다. 또 한가지 알프스와의 차이점은 판 스프링이 하부 하우징에 수납된다는 점입니다. 알프스 스위치는 판 스프링이 상부 하우징 속에 들어가죠. 덕분에 옴론 스위치는 분해도 쉽고 재조립도 매우 쉽습니다.

04.Slider-and-Springs

스프링과 슬라이더, 그리고 판 스프링. 스프링은 알프스 백축보단 좀 가는 편인듯 합니다
슬라이더의 형태도 알프스 스위치와는 조금 다른데요, 좀 더 견고하고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알프스 슬라이더 보다 좀 더 구조물이 많습니다.

이 스위치가 상당히 보존 상태가 특급인데, 그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슬라이더 표면에는 촉촉하게 윤활액이 묻어있었습니다. 이런 수준의 특A급 빈티지 스위치는 정말 접하기 힘들죠.

06.LeafSpring

클릭음을 창출해 주는 판 스프링입니다. 촛점이 좀 안맞는 것은 양해해 주시고;;;
알프스 판 스프링과 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르죠. ㅎㅎ
알프스 스위치의 판 스프링 보다 좀 더 가늘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슬라이더가 걸쳐지는 절곡부분의 크기가 조금 더 긴 편입니다.

알프스 청축의 모양과 한번 비교해 보시면 어떠실련지요.
http://www7.ocn.ne.jp/~hisao/image/pc8801.htm

05.LowerHousing

하부 하우징 부분만 따로 찍어려고 했는데;;; 좀 사진이 안나왔습니다;;;
알프스 스위치에 비해서 상당히 견고하게 생긴 하부 하우징입니다. 허허벌판같은 알프스 스위치와는 달리, 뭔가 오밀조밀하고 튼튼하게 잘 생겼죠. ㅎㅎ

확실히 옴론 스위치는 여타 이른바 “알프스 호환 업체”들의 스위치들과는 한획을 긋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와 그 것을 뒷받침하는 정교한 만듬새가 있는 멋진 스위치입니다.

키감은 튼튼하면서도 심플하고, 고음이면서도 귀에 거슬리지 않고 경쾌한 클릭감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좀 심심한 편이라는 의견도 있는 (한 일본인의 리뷰에서는 알프스 청축에 비해선 좀 색기(···)가 딸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스위치입니다.

다만 이러한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우며, 더욱이 옴론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가 알프스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 보다 훨씬 수가 적다는 점에서, 오늘 살펴본 스위치와 같이 A급의 옴론 클릭 스위치를 보기는 정말로 일생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한 행운일 듯 싶습니다. 고로 전 럭키가이입니다. ㅋㅋㅋ

이런 멋진 레어템을 분양해 주신 판이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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