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또뀨 세이버?
대체 또뀨 세이버가 뭐임? -_-
사진앨범란에 또뀨세이버? DK saver? 그분? 이라고 불리는 키보드들을 종종 올라오는 것을 봤었습니다.

'아니 대체 키보드 이름이 뭐가 저래? -_-', '키보드가 사람이야? 그분이라니..'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 같은 명칭을 사용하면서도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다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멋.지.다! 라는 공통점이 있더군요.^^

1. 또뀨 세이버를 얻다.
하우징, 기판, 보강판을 제작해주신 또각또각님, 뀨뀨님의 노고와 조립과 개조를 해주신 판매자분의 솜씨, 그리고 그것을 꼭 가지고 싶어하는 저의 욕망이 한데 어우려져서 이쁜 모습으로 제 손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2. 내가 바라던 체리 키보드
또뀨 세이버의 특징은 역시 조립을 하는 사람의 취향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키보드라는 것이겠죠?
아직 변흑이나, 변백같은 변-_-태 같은 슬라이더는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청,갈,흑,백 다 만져보고나니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졌고,
체리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또뀨로 다 이뤄보고 싶었습니다.


frame.jpg

베이스는 무난하게 갈축으로 가고, 가끔씩 눌러줄 펑션키 라인은 짤깍 거리는 소리가 재미난 청축으로 하고, 한 키를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누를 수 있는 방향키는 쫀득한 흑축으로 하였는데 구상하였는데 실제로 작동했을 때도 상당히 맘에 들었습니다.^^ (스페이스바는 회색축)

keycap.jpg

슬라이더는 정해졌으니 거기에 어울리는 키캡을 정해야겠죠.
일단 RGB 키캡,
빨간색 ESC키는 못구해서 빨간색 Quit 키캡으로 대체 (키캡의 높이가 조금 높음)
펑션키와 커스텀키는 아크릴 키캡 (같은 청축이라도 Quit키에 비해서 키감은 별루;)
나머지는 2색사출이었으나 투톤베이지의 특권이라할수도 있는;;
말랑말랑하고 뽀송뽀송한 정말 오래된(Made in West Germany) 승화로 교체

승화키캡, 컬러키캡, 꼬인줄 PS/2, 윈키리스 레이아웃...
이 정도 되니 빈티지의 맛은 잘 살아나더군요.

3. 실제 사용하면서...
use2.jpg

옆에 숫자 키패드 부분이 잘려져 나간 세이버 형태의 레이아웃임에도 불구하고 금속 하우징 덕분에 묵지한 게 정말 마음에 듭니다.
하우징이 금속재질이다보니 만졌을 때 손에 전해지는 시원한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보완하고 싶은 점은 일단 기본적으로 달려있는 다리가 높이가 낮아서 제가 좋아하는 각이 안나오더군요. 그래서 리얼포스 아크릴 루프 같은 거를 밑에 깔고 각도 맞춰서 사용합니다;;
그리고 펑션키가 좀 오밀 조밀하게 붙어있어서 처음에 펑션키 오타도 많이 났었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졌지만요^^

캡스락을 누르면 방향키 옆의 구멍에서 파란색 불이 들어와서 알 수 있지만
스크롤 락을 눌렀을 땐 알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물론 개조하신 분들 꽤 많지만요 -.-)

4.마치며
지금 실사용 하고 있는 키보드는 리얼포스86입니다.
마치 이것이 키감의 표준이다! 라고 할 만큼 정말 좋아하는 키감입니다.
역시 메인으로 사용되기에는 리얼이 최고-_-b

하지만 체리의 향기가 그리울 때, 체리의 맛이 보고 싶을 땐 뾱뾱이 비닐에 둘러싸여서 허름한 박스에 잠들어있는 또뀨를 꺼내서 이런 저런 체리의 맛을 보곤 합니다...

p.s. 또뀨가 현재 메인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제 컴퓨터 시스템이 블랙이라서 그렇습니다. ㄳ
이번에 윈키리스 블랙 또뀨를 하나 질렀는데 도착하면 메인이 바뀔지도 모르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