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텍-알프스스위치 키보드 (94.02~94.10, 분해되어 사망)
대학입학선물로 SCSI달린 300만원짜리 풀옵션 뉴텍 컴퓨터에 딸려온 놈입니다.

*아론키보드 (94.10~95.12, 역시 분해되어 사망)
4만원인가 주고 용산에서 샀습니다. 뉴텍키보드가 기능적으로나 성능상의 하자는 없었습니다만 지저분하다는 이유와 뉴텍이라는 브랜드가 싫어서 산 물건입니다.
알프스스위치가 더 좋다는 건 알았지만,  알프스보다 아론의 소리를 좀 더 좋게 받아들여졌습니다.

*M13 (97년~ )
버터플라이라 불리는 701이라는 노트북을 97년에... 486DX2-50을 펜티움최신형 노트북이상의 가격을 주고 샀습니다. 그것도 진열품을요... 꼭 그래야만 했습니다. 너무 멋진 노트북이었으니까요.
그때 진열된 701옆에 같이 진열된 키보드였습니다.
그저 일반키보드에 빨콩이 있다는 게 신기했고 알프스와 아론에 워낙 만족하던 터라...
기계식키보드도 아닐텐데... 절대 안산다... 그냥 눌러나 보자...

터~엉... 제 머릿속 소리가 아니라 키보드 소리였습니다.
또각도 아니고 째각도 아니고 터~엉이었습니다.
바로 정가 다 주고 박스정품 사서 노트북이랑 같이 가져왔습니다. 19만 8천원...

딱 십년을 제 곁에 있어주었습니다.
이 놈 때문에 IBM이 키보드의 명가라는 것도 알게되고 알프스, 체리 이 따위의 것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써보지는 않았네요. 터~엉 소리보다 더 멋진 소리를 내어주진 않을 것 같아서요...)

알프스 아론 다 분해해보고 박살 내보면서도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라는 것과 가격때문에 10년간 단 한번도 분해할 엄두를 못했습니다. 당연히 못 닦아주었지요. 키캡도 못 뽑아봤습니다.
요즘 시세가 그렇다쳐도, 전 십구만팔천원을 주었으니까요.

지난 주에 새 키보드를 구입하고 키캡을 뽑아보니 별게 다 들어있더군요.
말라비틀어진 쥐포. 담배가루. 로션과 함께 굳어버린 듯 합니다.
청소할 일이 꿈같습니다.

*울트라나브 트레블
관절계통의 난치병을 앓고 있음에도 10년을 m13을 쳤더니 딱 두가지가 문제더군요.
첫째, 마우스까지의 거리때문에 어깨결림.
둘째, 높은 키압때문에 새끼손가락 관절의 뻐근함.
10년을 빨콩키보드만 쓴 입장에서는 구입할 키보드가 없더군요. 오키미니가 있지만 구할 곳이 없습니다.

국내신품으로 구입했습니다. (세벌식 사용자라 두벌식 한글각인이 꼭 필요했습니다.)
불편한게 많습니다.

1.평면구조라 스텝스컬쳐1인 M13에 비해 첫째줄 까지의 운지거리가 너무 멉니다.
세벌식은 한글이 거기까지 있는 데... 힘겹네요.

2.M13의 빨콩포인트가 무지 느리지만 부드러운데, 이놈은 프레임 떨어지는 동영상처럼 움직입니다.

3.키 반복속도가 느립니다. 프로그램으로 테스트해보니 초당 20회 수준을 못 넘네요. 윈도우를 새로깔면 조금 나을까 생각은 해봅니다만 지금 하고있는 작업이 있어서...

그리고, 가장 마음에 안드는 두가지.
사운드가 영 맘에 안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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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가 레노보입니다.

글 정말 장황하고 두서 없네요.
작업 끝나고 5.5mm 육각드라이버사면 깔끔히 닦아서 사진과 함께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p.s) M13이 놉니다. 잘 닦아서 봉인을 할까요? 2nd PC 하나만들어서 붙여놔야하나요?
이제는 메인보드에 PS/2없는 놈도 있더군요.
방출은.... 19만8천원생각도 나고 조강지처나 다름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