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제가 써 본 키보드는 샘숭 멤브렌과 리얼포스 101밖에 없음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배송이 내일 온다고 해서 집도 가까운 김에 그냥 아이오매니아에 찾아가 주문한 마제스터치 넌클릭을 받아왔습니다. 일단 박스부터가 화려한 게 마음에 들었고요. 키보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더더욱 만족했습니다.

같이 사는 친구 왈 "치기 전에 손부터 씻어야 할 것 같은 키보드로군."

...마음 속 깊이 공감했습니다. 참고로 이 친구는 꽤 오래 전 리얼포스 101을 쓸 당시에는
"웬 구닥다리 키보드를 아직까지 쓰고 있냐.."
라며 구박하던 친구입니다. (역시 리얼포스 디자인은 OTL..)

뭐 어쨌든, 가는김에 쇼핑해온 MS 트래커 볼마우스와 마우스 패드, 키보드용 손목보호 패드를 세팅한 뒤 본격적인 시타에 들어갔습니다.

첫 느낌은 뭐랄까, 가볍다..라는 느낌입니다. 샘숭 멤브렌의 키감에 손가락이 적응해버려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 자 한 자 손가락 끝에 힘이 들어가야했던 샘숭 멤브렌과는 달리 가볍게 가볍고 경쾌하게 두드릴 수 있는 키감에 일단 만족. 더불어 아는 형이 소장한 클릭버전(청축)과는 달리 소음이 크지 않다는 데에서 다시 한 번 만족했습니다.
두 번째는 키 위치가 정말 마음에 든다는 것입니다. 처음 구입을 결정하기 전 한/영 키를 오른쪽 Alt로 써야 하기 때문에 그간 익숙해졌던 샘숭 멤브렌에게서 벗어나려면 고생 좀 하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웬걸, 멤브렌의 한/영 키 위치 칠 때의 느낌 그대로 쳐도 문제없이 눌러집니다. 물론 다른 키의 위치는 멤브렌과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기계식이나 104키보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도 꽤 빨리 적응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얼포스 101과 비교하먼 편안함은 좀 많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냥 맨바닥인 상태에서도 아무 부담없이 두들길 수 있는 리얼이와는 달리 키보드용 손목보호 패드가 없이 치기엔 키 높이가 좀 높다는 느낌. 그리고 한 시간쯤 타이프를 쳐 보니(이때는 보호 패드를 손목 밑에 깔았습니다) 확실히 리얼이 쪽이 손목이나 손가락에 주는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다만 이것은 리얼이와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 지금까지 제가 써봤던 다른 듣보잡 키보드와는 차원이 다르다! 라고 과감히 말할 수 있을 만큼 편안했습니다.

확실히 돈 값을 해주는 키보드입니다. 이 마제스터치 넌클릭과 함께라면,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집필과 마감의 산도 더욱 즐겁게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계식 초보의 허접한 감상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