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에 사진게시판에 올렸던 무선 마제 제로 세이버입니다.
만드는 법이야, 블루투스 키보드의 컨트롤러를 빼내서 와이어링을 한 것 밖에 없으니 별로 쓸 것이 없네요.^^

사용한 컨트롤러는 MS사의 것이고 1.5볼트 건전지 3개가 들어가는 것입니다.
마제 제로에 이식을 하려니 AA 사이즈 건전지가 들어갈 공간이 없어서 AAA 3개짜리 건전지 홀더를 구해서 붙였습니다.
이것도 공간이 조금 모자라서 1미리 정도 하우징이 닫히지 않습니다.ㅠㅠ
그래도 사용하는 것에는 큰 문제는 없네요.

사용한 스위치는, 왕 724 키보드에서 추출을 한 핑크축 스위치입니다.
제게 3대의 왕 키보드가 있었는데 두 대를 다른 분께 양도하기로 해서 가장 상태가 안 좋아보이는 것을 뜯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상태가 안 좋네요.ㅠㅠ
스위치 중에 20개 정도는 아예 작동을 안 하는 것입니다.
이것때문에 와이어링을 다하고 나서 원하는 글자가 안 나오기에 한참을 헤맸었습니다.
결국 스위치 접점이 문제였다는...
먼저 테스트를 하고 조립을 하는 것이였는데 괜히 윤활만 더 했나봐요.^^

그래도 남은 스위치들은 감도 괜찮습니다.
윤활을 해서 그런 지 몰라도 서걱거림도 거의 없구요.
아주 가볍고 경쾌하게 타이핑이 되서 기분이 좋네요.
한동안 애플 컴퓨터를 사용할 때 키보드가 핑크축 확장 키보드였는데 그 때의 기분도 드는 것 같고 좋습니다.
그 땐 정말 파릇파릇 젊었었는데...ㅠㅠ

제가 사용한 MS 키보드는, 멀티미디어용이라서 키가 무척 많은 것이였습니다.
그 중에서 마제 제로에 들어간 키만 뽑아서 만들었는데, 특이한 점은 FLock이라고 해서 펑션키를 두 종류로 바꿔주는 키가 있습니다.
이것을 사용하면 F1~F12키는 help, undo, redo, open 등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를 부팅하면 초기화가 F1~F12로 되어 있지 않고 위의 명령어로 들어가있어서 처음에는 불편함을 느꼈는데 사용할 수록 오히려 open 등 명령어 키를 더 많이 사용하더라구요.

전에 올린 사진과 틀리게, 왕 키보드에서 뽑아낸 키캡으로 바꿨습니다.
일단 전의 키캡은 F,J에 돌기도 없고 구분도 없어서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왕 키캡은 움푹 들어가 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키감은 좀더 좋은 것도 같지만 큰 차이는 못 느끼겠네요.
그냥 알록달록 키캡으로 바꿀까 고민 중입니다.
하긴 이 두 키보드를 부셔서 사용했기에 키캡 한 조는 대기조로 밖에 쓸 수가 없네요.^^
좀더 하얀색 키캡이면 좋겠는데...
제가 갖고 있는 키보드들을 뒤져서 괜찮은 키캡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자유게시판에도 올렸지만 이 키보드의 문제점 중 하나는, 제가 사용하는 은행의 키보드해킹 방지 프로그램에서 걸린다는 점입니다.
다른 은행들은 괜찮은 것 같은데 유독 제가 사용하는 은행만 그러네요.ㅠㅠ
전에 해피해킹프로2도 한동안 작동을 못했었으니 아마 그 프로그램이 가장 많은 방법으로 막아놓은 듯 합니다.
하지만 이 단점때문에라도 이 키보드를 회사에 갖고 나가서 쓸 계획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세이버를 처음 만들었고 생각보다 작은 사이즈가 편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숫자도 많이 쓰는 편이라서 키패드라도 놓을까 생각을 해보니 키패드는 무선이 아니라서...ㅠㅠ
괜히 썰었나봐요.
제겐 그냥 일반 배열 무선이 더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동글은, 좀 저렴한 블루투스 2.0 동글입니다.
바이오스 상에서나 부팅을 할 때는 이 키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큰 단점도 있네요.
MS 키보드 컨트롤러가 10미터 정도까지 무선 지원이 된다기에 테스트를 해봤는데 벽이 가로막고 있어서 그런 지 몰라도 5~6미터 정도면 송수신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안 되는 곳에서 눌렀더니 잘못된 블루투스 접근(?)이라면서 몇 분 동안 연결이 안 되더군요.ㅠㅠ

건전지를 아끼기 위해서 그렇게 셋팅이 되어 있겠지만 한동안 사용을 하지 않으면 일단 연결이 끊어져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사용을 하려고 누르면 0.5초 정도의 딜레이가 발생을 합니다.
물론 키는 눌리기는 하지만 잠시 먹통인 것도 좀 거슬리네요.^^
사용을 하고 있을 때의 딜레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오는 무선 마제는 이런 것들이 많이 보안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최적화되어서 만든 제품일테니까요.

다시 만들라고 하면...글쎄요....^^
그냥 유선으로 스위치 교체를 하는 것이 가장 제게는 맞을 것 같네요.
그래도 워낙 하우징을 못 잘라놔서 다시 한 번 도전을 하고 싶긴 한데....
만들어놓은 것이 아까와서 그러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키감만을 보면 괜찮지만 부수적인 문제점이 좀 많이 있는 키보드입니다.
정작 회사에서 잘 쓸 것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다른 것을 다시 만들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