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작성해보는 사용기입니다. 부족하더라도 양해해주세요. ^^;

역시 빈티지 키보드의 매력은 장인의 정신까지 느껴지는 충실한 만듦새에서 오는 감동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부터 얘기해볼 NMB 기계식 키보드 역시 많은 빈티지 명기들과 함께 한시대를 주름잡았고, 생산이 중단된 현재에도 많은 매니아들이 찾는 훌륭한 키보드이기에 몇가지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키보드매니아 최고의 문장가이신 블랙체리님의 사용기도 있고, 워낙 경험과 지식이 짧은지라 글쓰기를 망설이기도 했으나 (사용기조차 난생 처음 작성해봅니다. -_-;) 좋은 키보드이니 소개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어봤습니다. 이후에 쓰여지는 내용은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느낌, 유추에 의한 정보도 있으므로 보다 정확한 정보는 언제든지 덧붙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80년대 중후반부터 90년대 초중반정도까지는 알프스, 체리, IBM의 버클링스프링등 각각의 훌륭한 스위치 작동구조를 채용한 수많은 명품 키보드들이 풍미하던 키보드계의 황금시대였습니다. 이런 시기에 독자적인 키 스위치를 개발하고 그것을 수많은 회사에 OEM 하며, 혹은 자사브랜드로 생산판매하며 10년 가까이 이를 유지했었던 것을 보면 NMB의 기술력도 대단하다고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FCC ID 인증 연도와 입수한 키보드 생산시기를 대략적으로 살펴본 결과 80년대 중후반부터 90년대 후반정도까지 NMB기계식키보드가 생산된것으로 보입니다.)
간단하게 NMB 키보드의 스위치는 흔들림없는 안정감을 주는 구조, 스무스한 키감, 클릭의 경우 귀를 즐겁게 해주는 정숙하고 예쁜 클릭음등을 장점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

NMB 사진 01.JPG
NMB RT101+ 클릭키보드

NMB의 기계식 키보드는 여타 빈티지 키보드와 같이, 멋부리지 않은 평범한, 그렇지만 단아한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평면의 패널에 스위치의 성형에 의해 곡면을 만들어낸 스텝스컬처2 방식(아래 그림 참조)을 채용하고 있고, 키탑의 인쇄는 매우 품질이 좋은 승화인쇄이며, 키탑의 재질 또한 두껍고 촉감이 매우 뛰어납니다. 스위치는 상술했듯이 NMB의 독자적인 스위치가 채용되어 있습니다. 스위치의 구조상 키캡이 잘 흔들리지 않으므로 타이핑에 안정감을 더해줍니다.

NMB 사진 02.JPG
키캡과 스위치의 모습

분해를 해보면 내부는 역시나 기판위에 철판이 덧대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철판 때리는 바닥치는 느낌은 알프스나 체리만큼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는 알프스나 체리와 같은 슬라이더를 이용한 스위치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리무버로 한쪽 측면을 뚜껑을 따는것 처럼 들어올려주며 키탑을 제거하면 슬라이더와 스위치하우징이 분리되지 않는 단일구조의 스위치가 보입니다. 이 스위치의 색깔로 검은색은 클릭, 회색은 넌클릭, 흰색은 리니어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 상부를 분리하면 독특한 모양의 스프링과 매우 복잡한 스위치 상,하부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랫쪽에 맞닿아있는 두개의 금속이 접점이고, 상부스위치의 구조물이 접점을 on/off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검은색 클릭스위치의 경우 하부 스위치 윗부분의 흰색 돌기가 상부스위치의 측면에 위치한 도랑(?)을 스치며 특유의 재잘거리는듯한 클릭음을 만들어줍니다 .

NMB 사진 03.JPG
클릭 스위치의 모습

신품, 혹은 신동품들을 분해해서 철판과 상부스위치를 잘 살펴보면 오일 같은 느낌의 액체가 묻어있습니다. 아마 이것이 윤활 작용을 해서 NMB 특유의 스무스함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걱거리는것, 혹은 뻑뻑한 것을 스무스에이드로 윤활해 본 결과 효과는 있지만 알프스만큼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듯합니다. 스위치가 움직이며 맞닿는 부분은 모두 칠해주었습니다만, 매우 복잡한 생김새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 원래 묻어있는 오일과 같은 종류의 어떤 대안이 있다면 그게 더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무수히 많은 모델과 변종이 존재해서 그것을 일일이 다 열거 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 나눠보면 몇가지 모델로 굵게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IBM AT 클론 84키 모델 (리니어)
2. RT101+(클릭/논클릭)
3. RT8200 시리즈 (클릭)
4. RT8700 시리즈 (클릭)
5. NCD 단말기용 N-97 및 N-97 kana (리니어)

NMB 사진 04.JPG
위로부터 RT101+,RT8255C,RT8255CW+

이중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많이 생산되어진 주류 모델은 클릭키보드인 RT101+와 RT8200시리즈라고 할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곳의 자료와 수집한 키보드들을 볼 때 두개의 모델은 시대에 따른 모델명의 변화일뿐 키감의 차이는 거의 없는 동일한 키보드가 아닐까하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추측하는 이유는 우선 초기의 RT101+의 FCC ID는 여러종류가 있지만(넌클릭도 있고…너무나 복잡합니다. -_-;) AQ6RT101-LC가 제일 많습니다. 이 FCC ID 인증일은 90년이고 8200시리즈중 후기에 가장 많은 RT8255CW+ 모델의 경우 인증일이 95년입니다. 그런데 제가 갖고 있는 키보드중에 FCC ID는 RT101+의 것을 갖고 있으나 모델명은 8255C 인 키보드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 키보드는 기판이나 키탑의 인쇄등 모든 것이 RT101+와 같습니다. 그런데 어쩐일인지  모델명에는 8255가 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유중인(사진 위로부터 아래로) RT101+(92년산), RT8255C(92년산), RT8255CW+(96년산) 이 세가지 모델의 스프링의 길이,재질이나 감긴 횟수, 상부스위치의 성형 및 구조등은 모두 거의 같고, 기판의 색깔 및 구조와 하부스위치의 하이텍로고 유무등만 8255CW+에서 변화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몇가지 점만 가지고 둘은 같은 키보드라고 단정짓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겠지만, 둘의 차이가 단지 세월에 의한 보존상태의 좋고 나쁨,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지에 대한 차이일뿐 원래 신품의 상태는 거의 동일한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 복잡하고, 어찌보면 쓸데없는데까지 생각을 해 본 이유는, RT101+와 RT8255C+의 차이가 무엇일까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무엇이 키압이 더 높다, 낮다등의 얘기들이 있어왔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제가 만져본 두 기종들은 모두 확실한 것이 없이 애매했습니다. 예를 들어 블랙체리님의 사용기엔 RT101+가 더 부드러운 키감을, 그리고 8255C+는 서걱거림이 느껴지신다고 했는데, 제가 보유한것들은 그 반대이고, 다른 몇몇분들의 키보드를 만져보아도 마찬가지로 어떤 통일성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사실로 미뤄보았을 때 REV.(이것도 모두 제각각입니다. -_-;)에 따른, 혹은 모델명에 따른 키감의 좋고 나쁨보다는 보관상태나 사용감에 따른 편차가 아닐까하는 결론을 제 나름대로는 내려보았습니다. 오히려 서걱거려지고 뻑뻑해서 키압이 높아지는 것은 위에서 밝혔던 스위치의 구조때문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상부스위치와 철판에 묻어있는 오일성분의 액체 때문에 먼지가 들러붙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같은 검은색(클릭)에 동일한 구조를 가진 스위치는 큰 차이가 없다’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더많은 통계가 나와야 확실한 것이 밝혀지겠습니다. 많은 의견들 말씀해주시면 좋겠네요.

NMB 사진 05.JPG
N-97 kana와 NMB 리니어 스위치

글이 매우 길어지는군요… ^^;
이 외에도 NMB 키보드중 리니어 키보드 역시 매우 매력적인 키감을 갖고 있습니다. N-97 kana 신품의 경우 매우 부드럽고 좋은 키감을 제공합니다. 본래 PC용이 아니기 때문에 특이한 배열과 맵핑의 압박이 있지만, 그걸 감수하고 사용하고 싶어질만큼 매우 매력적인 키감을 갖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리니어중엔 제니스 ZKB-2(R) 다음으로 마음에 드는 키감이네요.

NMB 기계식 키보드…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듣기도 하지만, 어느 스위치든 먼지등 보존상태에 따라서 서걱거리거나 뻑뻑한 좋지 못한 키감으로 변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부드럽고, 높지 않은 키압, 정숙하고 단아한 클릭음등 장점이 더 많은 키보드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용자들이 생겨나서 윤활이라든가, 유지보수등에 대한 좋은 정보들을 서로 나눌 수 있다면 더욱 다양한 키보드 라이프를 우리 모두가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이만 글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빈수레가 요란하다고.. 부족하고 장황하기만 한 것 같네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촬영 도중에 문제가 생겨 필요한 부분은 다른 사이트등에서 발췌하였음을 밝힙니다.
사진 일부 발췌 http://sandy55.fc2web.com/keyboard/keyboar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