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BDMania 사이트는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그냥 보기만 하다가 얼마 전에 구입한 이 키보드 판매때문에 가입을 한 불량 회원입니다.
제 매제는 몇 년 전에 키보드 구입 광풍이 불어서 이 곳에 몇 개의 글을 쓴 적도 있더군요.
고가의 키보드도 구입해서 동생에게 혼도 좀 났던 것 같구요.^^

지금까지 구입해서 써 본 키보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보통 한국에서 기본(?)'으로 구입을 하던 세진 키보드와 아론 기계식 키보드, 뉴텍 키보드, 얼마 전까지 메인으로 쓰던 아주 저가의 키보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키보드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기준은 있습니다.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서 모델명이나 생김새도 기억이 안 나지만 지금 빈티지로 알려진 키보드는 거의 다 써봤거든요.
Apple 키보드(지금도 쿼드라를 갖고 있어서 하나는 있습니다), IBM 키보드, HP 키보드, Fujitsu 키보드 등 키감이 좋다고 했던 것은 많이 써봤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애플 키감과 Fujitsu 키감이였습니다.
두 가지가 아주 틀린 키감이였지만 독특한 키감으로 느낌이 아주 좋았거든요.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제일 좋아했던 것은 Fujitsu 키보드였습니다.
한참 후에 그 느낌이 너무 생각이 나서 구하려고 했지만 모델명도 모르고 구입할 곳도 전혀 없어서 그냥 키보드에 대해서는 잊고 살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0 여년 전에 프로그래머 일을 끝내고 그냥 일반 업무만 했었고 그동안 주로 노트북을 사용했거든요.
그러다가 개인적인 변화로 인해서 다시 프로그래머 업무를 하게 되었고 옛날 키보드가 생각이 났습니다.
당연히 Fujitsu 키보드를 구해보려고 했으나 옛날에도 못 구한 키보드를 지금 구해질 리가 없더군요.
그래서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이 컴팩 키보드를 봤습니다.
한 번도 써보지 않았지만 일단 편하게 칠 수 있는 멤브레인 방식이고 가격도 적당(?)해서 집과 회사에서 쓰려고 신품 2개를 구했습니다.
기계식의 키감도 좋아는 하지만 멤브레인보다 시끄러워서 집이든 회사에서든 사용하기가 어렵거든요.

배달을 받고 박스를 뜯어서 키 하나를 눌러보니 느낌이 확!!!! 죽더군요.ㅠㅠ
정말 한 순간 '왜 이 키보드가 유명하지?, 2개나 샀는데 어떻게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애플 키보드처럼 적당한 키압으로 바닥을 치는 느낌도 없고 Fujitsu처럼 묵직하게 눌리는 맛도 없는...지극히 평범한 키감이였습니다.
그야말로 밋밋한 느낌 밖에는.....
그래도 오랜 만에 구입한 키보드라서 하나를 일단 컴퓨터에 연결했습니다.
고백하건데 실은 제일 먼저 한 것이 이 사이트에 접속해서 가입한 후에 판매글 올린 것입니다...
하나는 제가 쓰겠지만 첫 느낌이 안 좋아서 당장 하나는 팔아버릴 생각이였거든요.
그런데 판매글을 쓰는데.....키압이 낮아서인 지 정말 쉽게 잘 써지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일단 팔기로 마음을 먹었고 가입도 하고 사진도 찍어놨으니 노력(?)이 아까와서 글을 완성하고 올렸습니다.
10분 만에 한 분이 예약을 하시고 결국 판매도 했습니다.
판매를 하고 나서 키보드로 이것저것 써보기 시작하는데 이 키보드가 왜 유명한 지 알게 되겠더군요.
제가 써 본 키보드 중에선 키압이 가장 낮은 듯 합니다.
하지만 세게 누르면 적당히 눌러지는 느낌도 있고 글이 날아가듯이 써 지는 것이 치면 칠수록 매력이 있습니다.
기분도 상쾌해지는 것 같고 아무리 오래 치고 있어도 손가락에 무리도 없고 누르는 것은 모두 확실히 찍혀나오고....
멤브레인 키보드치고 너무 무거워서 미끄러짐도 없구요.
한 3일이 지나자 후회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몇 일 더 써보고 판매를 할 걸......^^
지금은 다시 고민 중입니다.
똑같은 것을 하나 다시 구입해서 회사에 갖다 놓을까, 아니면 같은 컴팩 중에 다른 모델을 구입을 해서 써볼까 하구요.
지금은 RT101, RT6656 등을 구하는 걸로 마음을 굳혔습니다만....
참! 이 키보드를 쓰면서 딱 한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101키이고 미국 자판 키보드이다보니 한/영 키가 없어서 자꾸 오른쪽 Alt키를 누른다는 것이 스페이스를 누르네요.
너무 오랫동안 한글 자판을 사용했나봅니다.^^

저는 요즘 인기 있고 고가인 키보드는 하나도 안 써봤습니다.
매제가 키보드에 빠져있을 때 잠깐이라도 들러서 한 번 사용해 볼 걸 후회도 되네요.^^
하지만 이 정도 느낌의 키보드라면 어느 고가의 키보드보다 편하게 키보드 본연의 업무를 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격도 그리 많이 비싸지도 않구요.

한동안 컴퓨터 일과 멀리 하다가 다시 컴퓨터 일로 돌아오니 예전에 매니아 적으로 활동하던 일이 떠오릅니다.
아마 키보드도 여러가지를 구해서 써보지 않을까 걱정도 되구요.
원래 성격이 다른 사람들 말을 잘 못 믿고(?) 제가 경험해보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아주 나쁜 성격이죠......돈과 시간도 많이 들구요......
그래도 이번 선택은 상당히 기분 좋은 선택이였습니다.
게다가 처음 느낌이 너무 안 좋았다가 쓰면 쓸수록 마음에 드니까 더욱 기분이 상쾌한 것 같구요.
제가 다른 고가의 키보드를 못 써봐서 10점 중에 9점을 주지만 좀 심심하다는 것 이외에는 단점이  없는 제품인 듯 합니다.

에고, 짧게 몇 줄만 사용기를 올리려고 했는데 실제 사용기는 얼마 없고 잡소리만 많이 적었네요.
그럼 늦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