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올드 델 핑크.. 저를 비롯하여 알프스 넌클릭의 최고봉이라는 점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올해 늦여름부터 시작된 올드 델 사재기의 끝은 시장악화에 따른 엄청난 수업료의
지불이었습니다. ^^;;

이베이의 제품들이 뽑기라고 친다면 이왕 대량으로 들여오는거..
확실한 셀러에게 제값을 주고 가져오자라고 맘먹고 지르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대장님(?)도 모르는 비밀계좌의 바닥이 드러나더군요.

사실 개인적인 욕심에 상태 최상의 올드 델을 구해보려는 맘이 반이었고,
이베이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들여올거.. 상태 좋은 넘 한개 남기고 모두
알프스 핑크에 목마른 회원님들께 방출을 하자는 맘이 반이었습니다.

어제 분당모임에서 마지막 올드 델 핑크를 회원 한분께 분양해 드리는 것을
끝으로 마침내 10개의 올드 델을 키보드메냐 회원님들의 품이 안겨드렸습니다. ^^;

수업료를 지불하고 방출하더라도 최소 20만원 중반대 이상의 가격을 지불해야하는
올드 델에 비해, 가장 유사한 키감의 키보드는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곁다리로
왕키보드도 7대를 구입.. 현재 한대 남고 모두 방출..
(이만하면 핑크의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자부심이.. ^^x )

개인적으로 올드 델 못지않게 완성도가 높은 왕키보드를 무척 좋아하는데
기능키를 자주 사용하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약간 미묘한 키배열을 용납할 수가 없었습니다.


쌀쌀한 초겨울무렵에 분당의 지인께서 대리석 키보드에 알프스 블루 스위치
개조를 의뢰해 주셔서 SGI900에 블루 스위치 이식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SGI 키보드가 올드 델과 유사한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작년에 시장에 4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나오던 900, 829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자세히 뜯어보게 된것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체리는 개조, 알프스는 순정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알프스 개조에 대해서
그다지 긍정적이진 않았지만, 처음으로 알프스 개조버전을 만들게 되었는데,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스위치의 상태가 그다지 좋지 못했다는 점인데,
알프스 블루의 스위치를 여러키보드에서 적출하다보니 상태가 고르지 못한 점이 컸던 거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원하던 키감이 아니라서 개조해 드리고 나서도 좀 민망했습니다. --;;

최근에 이니셜D님의 알프스 블루 제니스를 만져보면서 알프스 개조에 대한 편견(?)을 조금
버리기 시작했는데, 그러다가 생각 난 것이 900보다 구하기 힘들다는 829를 가지고 개조를
해보면 올드 델과 좋은 비교가 될거 같았습니다.
(Arch Angel님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셨는지, 829 핑크를 만드셨더군요.^^;;)
그러나 829를 구하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더군요. 장터에서는 작년이후로 매물이 전혀
올라오지 않는데다가, 이베이도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죠..

간단히 문제 해결.. 지난 분당모임의 멤버중 한분이 가지고 계신 것을 분양해 주셨습니다.
(뒷거래의 파워는 정말 대단합니다.^^) 주말에 회사에서 받아본 829 상태가 신품은 아니지만
신동품에 가까운 좋은 상태더군요.
그런데.. 역시 제가 원하던 키캡의 재질은 아니었습니다. 바로 방출결정..(무척 성미가 급합니다)

키캡의 재질은 직접 비교를 해보지 않아서 확실치는 않지만 제 느낌에는 올드 델 > 829 > 900의
정도로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올드 델이 보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라면 829는 약간 통통 튀는
느낌, 900은 대리석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조금 더 강한 느낌이었습니다.

어짜피 829를 그냥 쓰려고 구매한 것은 아니고 개조를 위해서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개조를
해서 일단 만져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금요일밤 개조를 시작했는데, 금요일 밤 중간에
그만 골아떨어져서 분당모임에는 가지고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분당모임에서 Arch Angel님의 상태좋은 829 + 핑크 버전은 무척 좋았습니다. 올드 델의
보드라움과는 사뭇 다른, 깨끗한 키감.. 역시 스위치의 상태가 좋으니 명기가 더 두드러집니다.

오늘 드디어 완성된 829 오랜지는 핑크버전과는 조금 또 다른 맛의 키보드입니다.
항상 그렇듯이 사용기는 대상이 되는 키보드로 작성을 하는데, 지금 사용기를 작성하는
새벽에 기분이 아주 상쾌합니다.

핑크와 오랜지가 동일하다 조금 다르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제 생각에는 핑크는 부드럽고
고급스러워 올드 델의 키캡과 잘 어울리는 듯하고 오랜지는 좀 다이나믹하고 상쾌한 맛이
더 한거 같습니다. 조금 심플한 느낌이죠.

829와 오랜지 슬라이더의 이러한 특성이 잘 조화가 되다보니, 매우 개성이 있는 키보드가
탄생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개인적으론 운이 좋아서 올드 델을 들여오는 가격에 비해
무척 저렴하게 만들 수 있엇지만, 예전의 저렴한 SGI를 구해올 수가 없으니,
여전히 개조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소모될 거 같습니다. --;;

개조가 되고 바로 월요일이면 다른분의 품에 떠나보내게 되어 좀 아쉽기도 합니다만,
다 임자있는 물건이니, 기분좋게 사용해 주실걸로 믿습니다.^^;;

즐거운 키보드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