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에 벌어진 키보드 변천사(?)입니다.

Filco FKB-86E

전에 글올린데로 Filco FKB-86E로 잘 살고 있었습니다만, 이번달에 부서를 옮긴 뒤에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좀 예민한 사람인데, 첫 날부터 키보드의 소리가 시끄럽다고 항의(?)가 들어왔습니다.
파티션이 되어 있는 사무실에서 키보드 소리가 얼마나 난다고 하는 건지, 동의 할 수 없었지만, 처음 대하는
사람이고 해서 일단 키보드를 새로 장만하였습니다.

Filco Majestouch Black

신주쿠 요도바시에서 장만. 가격은 9000엔 초반대 (기억이 가물) 일단 조용한거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키감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막손이라 멤브레인만 아니면 됩니다.) 일주일간 잘 사용했습니다만, 다시 예민하신 분
의 항의가 들어왔습니다. 시끄럽다고. 키보드 소리야 온데서 다 들려오는 구만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는지, 마제스
터치가 얼마나 소리가 난다고 하는건지 도저히 동의 할 수 가 없었습니다만, 새 부서에서 괜히 문제 일으키기
싫어서 결국은 바꿨습니다.

IBM 멤브레인

처음에 못바꾸겠다고 버티니, 이사람 자기 키보드를 줄테니 쓰라고 꼬시더군요. IBM이라고 좋은거라고 구하기 힘
든거라고 조용하니까 제발 써달라고, 못 이기는척 들고와서 보니 멤브레인입니다. 게다가 어찌나 뻑뻑한지,
좋은 거는 무슨 google search하니 9.99$에 파는구만, 즉시 반납.

Dell QuietKey

결국 서버실에서 대충 굴러다니는 것을 하나 들고 왔습니다. 키보드에 큼지막하게 QuietKey라고 써있으니,
이거 쓰면 군소리 안하겠지 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만, 조용하긴 조용한거 같은데 역시 멤브레인에는
적응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코딩하면서 손을 움직이면서 입에서는 욕이 튀어나오는 상황이 몇일째.

Digital RT3356T

모델명 써놔도 모르실 겁니다. 역시 서버실에서 집어 왔습니다. 기계식 키는 분명한데, 뭔지는 잘 모르겠고, 일단
소리는 조금 작은거 같은데, 워낙 낡아서 뻑뻑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쫀득한 맛이 있어서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넌클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째뜬 한번만 더 오면, HHK Pro사오던지 Silicon Graphics 키보드 구해오던지 하라고 생까고 마제스터치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얼른 오라고 일부러 열심히 엔터를 콱콱 눌러대는데 안오네요. 심심하게.


PS1. 일본서 키보드 공수해 본 경험 있으신분 운송료 얼마나 들던가요?

       서랍에서 썩고있는 키보드를 한국에 팔아볼까 하는 생각이 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면 그냥 집에 가져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