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른바 386 시대의 노땅입니다 .

관공서나 공장등에 시스템 공사하는 업체의 엔지니어로 먹고 살고 있구요 .

하여간 그러한 시스템 공사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컴터 납품도 상당히 많이 하게 됩니다 .

물론 메인 공사 금액에 비교하면

컴터 가격정도는 걍 부록으로 끼워주는 수준이겠지만 ...

상성이나 엘쥐 사무용부터 아이비엠 , 휴렛의 서버 수준까지 ..

또는 어드밴택의 산업용까지 제가 조립 설치한것만 해도

수백대가 넘는대요 .

보통 삼성꺼 키보드 싼맛에 많이 납품합니다 .

근대 XX 같은것이

손목 받침대가 머할라고 있는지 모르겄어요 .

저는 그거 걍 버립니다 .

그러다가 우연히

세진 SKR-2050 요놈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

일체형 구조에 , 딱 들어맞는 스킨 ,

저렴하다 못해 민망한 납품 가격 ㅠㅠ ...

당장에 4 개 구입해서

집에서 쓰는거 2 대 , 회사에서 쓰는거 2 대 사용 중입니다 .

거의 몇년간은 이것만 쓴거 같아요 .

그러다가 얼마전에 컴터 부품 관련 일로 인터넷 뒤지다가

아이락스의 싸이트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팬터 방식 키보드 싸고 이쁘고 호감가게 생겨 먹었드라구요 .

그래서 싼맛에 키보드 이쁜거 하나 살까 생각하고

다나와 뒤지다가

SKM-1080 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아 이 나이 처먹고 욕하면 안되겠지만 ....

아 XX 기분 좋더군요 .

저는

어릴적에 아버지가 쓰시던 브라운 타자기로 자판을 처음 만졌구요 .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부지 ... 언제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MSX 시절부터 컴터 매니아라서

컴터 인생이 뻥좀 보태면 거의 20 년 넘습니다 .

그래서

특별히 기술적인 매니아는 아니지만 ,

나름대로 명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나만의 컴터를 꾸며서 사용하는대요 .

리안리 케이스 .. 이건 알류미늄이나 돈XX의 유혹보다는

순전히 하드 12 개를 옆구리에 쑤셔 박을수 있기 때문에 사용중이구요 .

어릴적 부터 모은 데이타가 몇 텔라인지 계산하기 힘듭니다 .

4대 통신망의 서버에서 전화선으로 받은것들이니 오죽합니까 ㅎㅎ .

마소의 마우스 싸고 성능 좋고 럭셔리 하죠 .

삼성 1109P 이거 납품만 수백대 했습니다 .

지금은 단종인대 게임이든 동영상이든 정말 가격대 성능 짱입니다 .

LCD 어쩌고 저쩌고 해바야 ... 정말 이것 만한것 없죠 .

CRT 짱입니다요 .

씨퓨나 보드는 워낙 업글병이 심해서 생략 할랍니다 .

스피커는 알텍 랜싱 621 사용중입니다

641 단종전에 살까하다가 덩치가 너무 크고 ....

걍 621 사용중인대 하이엔드 오디오로 업글할꺼 아니면

제 수준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키보드를 세진 SKM-1080 으로 세팅하고

제 20 년에 걸친 컴터 업글병을 마감하게 되는군요 .

2050 에 비하면 가격은 10 배 차이 입니다 .

스킨도 없구요 , 손목 받침대 없습니다 .

윈도우 키도 없고 웃깁니다 .

누리끼기한 종이박스 하나에 설명서고 포장이고 머고 없습니다 .

색깔도 XX게 촌스러워서

요즘에 유행하는 블랙이니 화이트니 그런거랑은 거리가 멉니다 .

가격대 성능비를 따지시거나

실용성을 따지신다면 절대로 구매하면 앙되는 물건입니다 .

하지만 ...

저에게는 명품입니다 .

키를 높이면 타자기 처럼 높은 각도도 마음에 들고 ,

윈도우 키가 없어서 게임중에 윈도우키 잘못 눌러서 빠져나갈 일도 없고 .

쓸대없는 파워키나 슬립키도 없고 , 볼륨키도 없고

인터넷 단축키도 없어서 너무 너무 좋습니다 .

그리고 XT 와 혼환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무적임을 입증하구요 .

아놔 ~~ 요즘에 XT 랑 호환될수 있는 키보드 있음 나와보라고해

더구나 엔터키가 상당히 풍만하고 볼륨감 있습니다 .

저는 엔터키가 얄삽한 놈들은 키보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자고로 키보드가 타자기와 다른 이유는 바로

엔터키의 존재감이지요 .

마지막으로

볼펜 한자루 얹어 놓을수 있는 한줄의 턱받침에 의한

그 절제된 모습속에서의 여유로움이 마음에 듭니다 .

콜렉션이나 소장용으로는 구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이놈은 XX게 자기 자신을 때려주라고 존재하는 겁니다 .

그러기 위한 이중 사출이며

그러기 위한 후타바 입니다 .

그래서 키스킨이 없는 건지도 모르겄습니다 .

아 한가지 제일 중요한거 빠뜨린거 있내요 .

이 놈은 마데인 치나가 아닙니다 .

마데인 자판도 아니고 마데인 유에스에이도 아닙니다 .

마데인 코리아 입니다 .


자 10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서

오늘밤도 XX게 키 스트로크의 세계가 어떤건지 느껴보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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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http://sejin.net/index.html

한번 방문해보세요 .

저도 몰랐는대 ,

생각보다 세진 키보드 좋은 것 같습니다 .

4100 이라는 모델도 다른 회사마크 달고 나온거 써본적 있는대요 .

묵직하고 편안한 것이 .. 좋다는 느낌이었는대 ..

다시 보니 세진제품 이내요 .

개인적인 취향차이는 분명히 크겠지만 ...

수백대의 컴터를 납품하면서

굳이 정확한 메이커를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꽤 좋았다 라는 느낌이 남는 제품이 세진이 많았다는 겁니다 .

저렴하고 합리적인 2050

후타바의 경쾌한 딸각거림의 1080

편안하고 묵직한 4100

우연히 글쓰다 보니 세진 만세 비슷하게 되버렸는대요 ...

개인적으로는 세진에서

1080 의 코드 길이를 좀 늘려주고 ,

오염방지를 위해서 키스킨 제공을 해주었으면 해요 .

그리고 컬러풀하고 패셔너블한 변신도 좋겠지요 .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선택해서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

하지만 마지막 가격의 압박은 힘들죠 .

납품용으로는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이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