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령회원 `갑'입니다. 그간 눈팅만 하다가 잠도 안오고 해서 이렇게 사용기 써 봅니다.

-구입기
첨에 쓴 기계식 키보드는 아론블랙우레탄이었습니다. 삼성dt-35 쓰다가 용산가서 아론블랙 한번 눌러보고 감동받고는 고민하다가 3일 후 다시 가서 사버렸었죠. 그랬던,,,, 아론블랙이었는데.. 점점 부담스런 키감과 소음에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세진 왼손잡이 키보드를 보게 된 겁니다.

제가 왼손잡이는 아니지만 카트라이더도 왼손으로 하고, 쌀집계산기도 왼손으로 쓰고, 담배도 왼손으로 피기에(이건 상관없나?) 저한테 딱 맞는 키보드 같더군요. 더군다나 그때쯤 자꾸 마우스가 키보드 오른쪽 구석탱이에 걸리적거렸습니다.

그래서 샀습니다.

-키감
물론 멤브레인 보다 낫지만 아론의 강력한! 키감에 비해 매우 밋밋합니다. 기계식 특유의 걸리는 느낌이 약해서 그런 거 같은데,,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듯이 아론은 지나치게 힘이들어가기 때문에, 세진이냐 아론이냐를 따지면 저도 세진의 키감이 더 고급이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자꾸자꾸 쳐보고 싶은 그런 느낌이 들 정도는 아닌 것이 아쉽습니다.

-키배열
안 그래도 마우스 땜에 피곤한 오른손 타자칠때라도 조금 쉬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2040의 키 배열에 대해 저는 매우 만족하는 부류입니다. 다만 저는 home,del,end,pagedown키를 방향키로, capslock키를 control키로 f12는 del키 등등 으로 설정해서 씁니다. (이 사이트에 `키맵퍼'란 좋은 프로그램이 있더군요.감사 ㅋ) 이렇게 하니깐 손목의 이동이 거의 없이 텐키를 제외한 모든 키를 칠 수 있더군요. 스타할때 control키 적응시키느라 잠시 삽질한 거 빼곤 자연스럽게 적응됐습니다.

밑에 저말고 다른분의 2040 사용기가 있던데 텐키에 대한 불만이 있었습니다. `텐키의 123이 리버스 되어야 한다' 와 `텐키까지의 손의 동선이 너무 길다' 였는데 여기에 대해선 갠적으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왼손잡이에게 리버스된 텐키가 편리할 것 같진 않습니다. 저 또한 왼손잡이가 아니라서 결론을 내릴순 없지만 제법 계산기를 왼손으로 두들겨본 결과로 신체구조적으로 힘들지 않습니다.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계산기를 왼손으로 씁니다. 리버스된 쌀집계산기가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고요. 지각적인 부분에서도 보통 책 같은 것이 왼쪽에서 부터 오른쪽으로 가기 때문에 123을 리버스하면 더 헷갈릴 거 같습니다. 동대문이나 서대문 등에 문 이름이 오른쪽부터 읽게 쓰여진 거 보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니면 예전 일본 만화책을 거꾸로 넘기며 볼때의 그 어색함 등등이요.
텐키까지의 손의 동선이 길긴 깁니다. 한 세월인 거 같습니다. 저 또한 이 키보드를 쓰면서 텐키 보다는 자판위의 숫자키??를 애용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건 당연한 귀결입니다. h가 몸의 중심에 오면서 텐키가 멀어지게 된거죠. 또한 방향키가 왼쪽에 있지않다면 이 키보드는 왼손잡이용이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일반키보드의 경우 h키보다 enter키가 몸의 중심에 가깝기 때문에 자연히 텐키도 그만큼 몸에 가깝습니다. 사실 저도 요넘의 텐키는 뜯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디자인
뽀대는 개인적으로 생각했을때 최악입니다. 신품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느낌을 선사하는 아이보리색입니다. 사실 뽀대뿐만이 문제가 아니라 세진의 일반 기계식 키보드 1080과 비교해 보면 요것이 참 원가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구나 하는 것이 팍팍 느껴집니다. 각진 하우징은 모 사이트에 선전한 것처럼 현대적인 디자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만들기 쉽게하기 위해, 이색사출 대신 레이서 인쇄, 투톤이나 블랙 대신 아이보리 일체, 쓸데없이 세로로 긴 하우징은 볼트를 조이기 쉽게 하기 위한 것!!!! 그러면서도 1080보다 더 비싸다니-,.-
도색이라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