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마제스터치에 다소 부정적인 사용기를 올렸던 사람입니다..
바로 마제를 봉인하고(나중에 혹시라도 생각나면 직장에서라도 쓰지 뭐..) 리얼포스 101을 질렀죠.. 시세보다는 다소 비싼 감이 있었으나 새 제품 냄새조차 가시지 않은 듯한 1개월 남짓의 완전 신품 수준의 아xx매니아 정발제품을 장터에서 구할 수가 있었습니다..  아xx매니아 주문창이 동시에 떠 있었는데^^ 그냥 바로 질렀죠.. 좋은 물건 분양하신 그 분께 감사드립니다..
주로 칭찬의 글만 가득했던 마제에 실망한 바가 있어 역시 궁극의 키감이라는 극찬만 주로 있는 리얼을 구입하면서도 내심 걱정이 되고 냉소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그럼 간단히 사용기를 적어보겠습니다...

1. 궁극의 키감.. really..?
사람마다 키감에 대한 호불호가 상당히 다를 텐데 궁극의 키감 운운하며 극찬일색으로 도배된 리얼을 구입하면서도 저는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그냥 마제에 다소 짜증이 난 상태라 그보다야 조금이라도 더 낫지 않을까.. 뭐.. 이 정도였지요.. 최고 키감의 키보드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리얼포스와 HHK pro.. 이 둘을 모두 제작하는 회사라면 뭐가 달라도 다르지 않을까하는 정도의...
리얼포스를 사용해 본 지금은 - 도대체 이런 환상적인 키감을 가진 수준높은 키보드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고 제작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마저 들더군요..

2. 리얼포스의 키감은 심심하다...?
전혀 심심하지 않습니다.. 그냥 갈축(갈축도 살짝 구분감이 있죠..)이나 리니어 비슷할 걸로 짐작되는데 무슨 구분감 운운하나 싶기도 하였으나 딱 손가락이 기분 좋을 정도의 구분감이 있고 부드러운 구분감 후에는 살짝 감소하는 압력의 변화, 부드러우면서도 단아한 바닥치는 느낌(저는 멤브레인처럼 푹푹 꺼지는 느낌일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손을 땔 때 느껴지는 상쾌하고 부드러운 반발력.. 하..참..뭐라 설명할 길이 없군요..
구름 위를 떠다니는 기분이라고 표현하던데.. 정말 미끄러지는 듯한 타이핑을 선사합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리드미컬한 타이핑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중독성이 강합니다..!! 정말 하기 싫었던 일거리들이 이젠 뭐 타이핑 꺼리 없나..하고 찾아다닐 정도..

3. 그런데.. 우리 어디선가 만났던 적이..
키감이 별로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어디선가 다뤄본 적이 있는 듯한 이 느낌.. 분명 저는 처음 만났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렇더군요.. 바로 피아노의 타건감과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뭐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일 지도 모르지요..
제작자가 피아노 건반 느낌을 벤치마킹한 것은 아닐까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4. 디자인이 촌스럽다...?
맞습니다.. 와.. 이 황당하게 촌스런 로고.. 덕분에 마누라는 만원짜리 키보드로 알고 있습니다.. 키보드가 이틀 만에 바뀌었어도 신경조차 안 쓰더군요.. 마제가 들어왔을 때는 삐까번쩍한 외관 탓에 보기에도 비싸보여 잔소리 좀 들었지요.. 봉인해버린 마제 화이트를 처분하지 않는 것도 번지르한 외관 때문에 하나쯤 소장하고 싶어서죠.. 처분하기도 귀찮고.. 원래 세컨드는 성격보다 외모 아니겠습니까...
마제의 외관에 리얼의 키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러나 키보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첫 눈에도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런 지는 다른 사용기에 나와있는 그대로입니다..
사진보고 외관이 참 구리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진정한 포스(이름 그대로 Realforce!!)를 한 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5. 리얼포스는 비싸다..?
다른 사용기를 보니 대체로 단점 1번으로 비싼 가격을 꼽더군요..
뭐.. 절대적 가격은 비싸지만 상대적 가격..흔히 말하는 가격대 성능비로는 결코 비싸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이 정도의 키감이라면 30-40만원도 지불할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_-;;)

6. 그럼 리얼포스가 가장 손가락이 편한 키보드..?
저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시간 타이핑으로 인한 손가락의 통증으로 리얼포스를 최종적으로 찾고 있지만.. 결국 손가락 통증은 바닥을 치는 충격으로 인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바닥을 치지 않고도 입력여부 인식이 완벽히 가능한 클릭 타입이 손가락을 위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이것이 클릭 스위치의 태생적 목적이겠지요..) 클릭 스위치를 사용한 올바른 타이핑 습관-즉 딸깍음을 듣거나 급격한 압력변화를 느끼고 바로 힘을 빼서 바닥에 닿지 않거나 최소한의 충격으로 닿는..-을 몸에 익히는 것이 손가락을 위해 제일 좋지 않을까요..? 또한 체리 청축이든 아론이든(세진 1080은 쳐본 적이 없고..) 클릭 타입은 매우 키압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7. 단점이라면..?
한영전환키가 없고 우측 alt키는 너무 멀군요.. 저는 타이핑 중 한영전환을 무수히 해야 하는데..
현재 type 3로 설정하여 shift+space로 한영전환하고 있습니다만..다소 불편하군요..
또한 키캡의 stability가 기대보다는 떨어집니다..

뭐.. 나머지 리얼포스에 대한 설명(제품완성도, 서로 다른 키압..)등등은 다른 분들이 워낙 자세하게 해 주셔서 생략하구요.. 좀 더 사용기간을 가진 후 시간되면 저처럼 잘 몰라서 구입의 애로를 겪는 분들을 위해 마제와의 비교 사용기를 올려보고도 싶습니다만..
마지막으로..

8. 무엇이 진정한 절약인가..?
뭐..현재 쓰는 키보드에 만족하시는 분이라면 그냥 쓰시구요..
혹시라도 궁극의 키감을 찾아 해매며 지름신의 유혹에 시달리시는 분이라면 먼 길 돌아가며 이 돈 저 돈 쓰지 말고 바로 리얼포스를 지르심이 오히려 절약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