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면서 : 최고의 키감이란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테지만 결국 키감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정도 객관적인 기준 위에 자기의 주관이 더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디오의 하이엔드와도 같은 개념이겠죠. 하이엔드 오디오는 분명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인정하지만 거기서도 그래도 "나는 따뜻한 소리가 좋아"라는 사람과 "나는 선명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좋아"라는 사람이 갈라지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이것은 결국 구체적으로 표현하던 아니던 개인의 "이상적인 모습"과 어느 정도 가까운가?로 귀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최고의 키감이란 "객관적으로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키보드가 주는 보편적인 좋은 키감"+"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키감과 어느 정도 가까운가"에 따라 결정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들어가면서 2 : 저는 아직 키보드에 대해서는 고수가 아닙니다. 키보드나 마우스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돈을 쓰는 것은 별로 아까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이트에서처럼 체계적인 정보를 가지고 접근해 본 적은 없고, 그저 "좀 비싸도 남들이 좋은 키감이라고 말하는 키보드"를 좀 두드려본 정도입니다. 이것 저것 써 보다가 아론 기계식 정도로 적당히 만족하고 살고 있었는데 이 키보드매니아 사이트를 알게 되면서 최근에 이 "해피해킹 라이트 2"와 "IBM 스페이스 세이버2", 그리고 "키트로닉스 키보드"(모델명은 나중에 자세히 올리죠... 지금 회사에 있어서)를 새로 장만하게 되었군요. 그 전에는 모델 M이 좋은 키보드인줄도 모르고 쓰다가 버렸고, 알프스 키보드라는 게 키 축의 이름인지도 모르고 그냥 기종도 모르는 알프스 키보드를 키감 좋다고 생각하며 쓰고 있기도 했었고(유러피안 스타일이라고 하나요? 안이 좀 오목 들어간 스타일에 키보드 치는 소리가 대단히 시끄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이게 어떤 키보드였는지는 당근 기억 못하죠), 애플2GS도 적당히 만지다가 중고로 헐값에(지금 생각해 보니... 아이고 OTL) 팔아 버리고(키보드가 그렇게 유난히 좋다고는 별로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냥 좀 편하다고 막연히 생각했을 뿐... 아 키보드를 따로 만진게 아니라 그야말로 애플2GS를 좀 사용했었습니다. 재미있는 게임, 프로그램도 많았죠, 애플II랑 하위 호환된다는 것도 멋지구요). MS 네츄럴 키보드, LG 내츄럴 키보드 등에도 구해다 쳐보고 하기도 했습니다만. 딱히 뭐가 좋다고 생각해 본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네요. 자 뭐 적당히 이런 초보가 생각하는 해피해킹 키보드 라이트 2에 대한 리뷰다 생각하시고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 왜 이 키보드를 선택하게 되었나?(특징) : 이 사이트를 보시는 분들 정도면 익히 아시고 있을 특징들은 부연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 키보드를 눈독을 들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미니 키보드라는 점입니다. 뭐 미니키보드의 유용성은 궂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저는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키보드를 원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둘째 키 깊이(맞나요?)가 깊다는 점이었습니다. 멤브레인이니 기계식이니 하는 전문적인 용어는 잘 이해 못했었지만(요즈음은 좀 찾아 봤습니다만 ^^) 노트북처럼 깊이 안 들어가는 키보드는 여러 모로 불만이 좀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노트북 키보드는 다 안 좋다. 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었고요(노트북은 여러기종 거쳤습니다. 물론 씽크패드는 절대 예외입니다) 그래서 미니키보드면서도 노트북같은 키보드는 아닌 키보드를 찾고 싶었습니다. 세째 USB 허브 기능 내장의 키보드라는 것입니다. 추가 설명은 않겠습니다. USB는 있으면 편하거든요. 대충 이 세가지 정도의 이유로 이 키보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이상에 가까운 키감 : 앞에 장황하게 설명한 이상 이야기가 여기서 나옵니다. 제가 생각하는 키감의 이상적인 것에 최우선 조건은 키감이 무겁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나올 것 같습니다. 소설가인 와이프를 두고, 본인도 기자 경력도 있고 칼럼니스트나 잡지의 필자 같은 활동을 많이 해왔던 타자(드래곤라자의 이영도씨식의 표현법입니다)로서는 손가락이 피곤해지지 않을 키감이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잡지 마감이라던가 기획서같은 것을 마감하고 있노라면 밥먹고 커피 마시고 하는 시간 빼면 연짱 20시간도 넘게 타이핑할 때도 있는 저같은 사람에겐 이상적인 키감이란 무겁지 않아서 손가락이 아프지 않게 할 것이라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겠죠. 그러면서도 키의 구분감이 있어야 한다던가 하는 것은 보조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겠죠. 앞으로 더 어떤 키보드를 만져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해피해킹 키보드 라이트의 키감은 정말 가벼운 것이 제 맘에 쏙 드는 키감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키감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제 이상은 더 높은 곳에~~) 이 정도면 상당히 저의 이상에 가까운 키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여러분들의 정보를 들어 보건데 애플 II GS나, 애플 어저스터블(맞나요?), 리얼포스 정도가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키감에 가까운 것이라고 예측이 됩니다만 이것들은 아직 써보지 않았으니 현재로서는 제 이상에 가장 가까운 것이 이 키보드라고 생각됩니다. 타자는 지금 이 글도 해피해킹으로 쓰고 있는데 전혀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신나게 두드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 정말로(강조) 적응하기 힘든 레이아웃 : 노트북도 여러가지로 써 보고 일이나 취미 관계상 일본어 키보드 등도 써 봐서 다른 키보드의 레이아웃 같은 데는 잘 적응하는 편입니다만 해피해킹은 정말 적응하기 힘든 점이 있더군요.... 바로 컨트롤키와 물결키와 ESC키입니다. ESC키를 눌러야지 생각하다가 실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의 물결키를 누르려다가 ESC 키를 누르는 경우가 너무나도 허다합니다. 오히려 딜리트와 백스페이스키는 빨리 적응한 편이었지만 말입니다. (실은 이 글도 치다가 실수로 날려먹을 뻔... 휴우~). 다른 이상한 키배열은 잘 적응하는 편이지만 이건 정말 실수하기 너무도 쉽고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CAPSLOCK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컨트롤 키도 상당히 적응하기 힘든 부분 중 하나입니다. 컨트롤키가 제일 바깥이 아니고 Fn 키가 있거나 하는 경우는 많이 봤고 적당히 적응해 있지만... 아예 자리거 캡스록 위치로 옮겨 오니 이거 적응하기 힘들더군요. 카피앤 페이스트라도 할라 치면 아직도 1초 정도(과장일지도) 헤메이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상적이려면 몇가지 부분을 다른 레이아웃으로 준다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만 말입니다. 지금의 ESC키 자리를 ~ 키가 들어가고 대신 ESC를 누르고 싶으면 Fn을 눌러서 함께 누르면 되게 하고 컨트롤 키는 아래로 빼게 하고 대신 캡스록 자리에는 캡스록. 혹은 펑션록, 펑션키와 같이 누르면 넘버 록으로 들어가게 하고 IBM 스페이스 세이버 2의 방식으로 넘버 키패드를 지원하게 해 주고, 지금의 ~키 자리는 일반 키보드처럼 백스페이스를 넣어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 작은 외모, 고급스러운 느낌 : 디자인은 만족 그 자체입니다. 작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은 싸구려 미니키보드와는 차별을 주는 느낌입니다. 공간도 넓게 활용할 수 있고 너무나 좋습니다.

- 나는 컴퓨터를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 : 사실은 이게 해피해킹의 가장 좋은 점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다른 미니키보드보다 더 손에 쏙 들어오는 느낌(아마도 딱 다섯줄로 끝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미니 키보드도 윗쪽이나 옆에 특수키가 있어서 왠지 넓은 느낌이잖아요?)은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가 손안에 쏙 들어오니까 정말 왠지 내가 이 컴퓨터를 완전 장악하고 있다는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해피해킹은 아닐까요? 어쨌든 손안에 쏙 들어오는 느낌의 키보드로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으면 내가 이 컴퓨터를 장악하고 있다는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 편리한 USB 허브...였어야 하는데...OTL : USB 허브 기능이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USB 허브 기능이 내장된 이 키보드(USB 모델 이야기입니다)는 그런 편리함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제가 중고로 구입한 이 해피해킹 라이트 2는 어째서인지 USB 허브가 작동하지 않더군요...T_T 뒤쪽에 시스인포텍이 인증했다고 하는 한글 스티커도 붙어있긴 한데 이거 AS라도 받을 수 있는 건지요(혹시라도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어쨌든 USB 허브 기능이 있다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책상 앞에서 키보드 뒤에 바로 꽂아서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분명히 매력중 하나라고 저는(저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총평 : 하이엔드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타자의 이상적인 키감의 방향에 대단히 근접해 있는 이 키보드는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키보드입니다. 그 외의 부가 기능도(USB 허브) 필요한 수준은 있고 특히나 손안에 쏙 들어오는 느낌이어서 컴퓨터를 장악하고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너무도 맘에 듭니다. 단지. 키보드 레이아웃만은 정말로 정말로 적응하기 힘들어서(특히나 회사 집을 오가면서 다른 키보드를 쓰다 보면) 안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F키나 그 외 특수키같은 건 fn과 누른다는 게 별로 불만은 없지만. 이 ESC와 ~키의 위치는 좀 T_T...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권할만 하고 윈도우가 아닌 쪽의 코딩을 하는 분들에게도 권해줄만한 키보드임엔 분명합니다.(윈도우쪽 프로그래머들은 펑션키 때문에 좀 귀찮다고들 하시더군요) 작으면서도 만족스러운 키감과 "컴퓨터를 장악한 것 같은 기분"을 맛보게 해 주는 작은 거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키감만으로는 9~9.5점쯤(개인 취향의 영향 큼) 주고 싶지만... 레이아웃이 0.5~1점 정도 감점을 주고 그 외의 부분들은 +-0(디자인이나 부가 기능등은 가격에 대해 만족할 정도의 수준이라는 의미)이므로 총점은 8.5점입니다.


PS : 이 글은 초보가 쓴 데다 지 취향에 맞는 편견이 가득차 있는 글이라는 사실 잊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