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갈색축인 MX-1800을 잘 쓰다가, 어느날 괜히 arch-angel님의 뽐뿌에 넘어가
소장용으로 애플 확장1을 한번 구입하래서 했더니,
어렵쇼 이번에는 간사하게 체리 갈색축이 좀 부족한 것같이 느껴지지 않는가?
이건 생각의 차이일뿐 서로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아무리 마음을 다둑거려도
이미 한번 멀어진 마음이 돌아서기에는 MX-1800의 케이스가 튼실하지가 못하고
스위치밑에 받쳐주는 철판이 없는것이 아무래도 철판이 받쳐주는 확장1에 비하면
안정감이나 바닥치는 맛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지 못하겠다.

차라리 몰랐다면 만족하며 잘 사용할 것을..
다른 사람들은 MX-1800도 못 구해서 얼마나 안달인가? 이렇게 자위해봐도
어쨌거나 나는 갖고 있으니까,
체리가 애플에 떨어지는 것은 도저히 못 참겠다.
사실 얼마전에  NMB RT8255와 KANA97을 서로 각각 핀을 교체하여 리니어와 클릭으로
개조해서 재미를 좀 보았다고 이거 내가 아무래도 겁을 좀 상실한게 아닐까?

하여튼 이런 저런 궁리끝에 체리 갈색스위치를  다른 케이스에 이식하여
단점을 좀 보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치는 것이었다.
MX-1800은 아무리 그래도 아까워서 손 못 대겠고,
일단 잘 사용하지 않으면서 처분도 안되는 MX-11800(갈색축),
G80-3000(백색축),그리구 디자인에 빠져 구입한 필코 FKB91JUM(흑색축)를
조합한  새로운 구상을 해 보았다. (뭐 폐품 재활용이랄까?)
(나는 한번 처분할려다 잘 안되면 이건 그때부터 완전 찬밥 신세가 되어
이리 저리 굴러다니게 되고 나중에 키보드 숫자 셀때는 넣지도 않는다.)

즉, 필코 메탈케이스에 MX-11800의 갈색스위치를 이식한다면 스위치 밑에 철판이
받쳐주어 바닥치는 맛도 좋을 것같고 또 디자인도 현대적이라서 이야 말로
금상첨화 아닐까? 그리구 G80-3000에는 필코에서 뽑아낸 흑색축을, MX-11800에는
3000에서 뽑아낸 백색축을 이식하면 새로운 키보드가 3개나 생기는 셈이지.
이제 새로운 키보드가 3개나 생기게 되었으니
괜히 혼자 좋아서 히죽 히죽하다가 와이프에게 핀잔만 받았다.

일단 용산에 가서 납 빨아들이는 툴(풀터)과 핀셋, 납 털어내는 브러쉬(정전방지용)
등을 구입하여 큰 맘 먹고 식탁에서 각각의 스위치를 다 뽑아내었다.
약 300개가 조금 넘는 키스위치를 뽑아낼려니 지리해 죽는 줄 알았다.
와이프는 옆에서 자기가 납 중독이 된 것 같다며 괜히 어지럽다고 하며
자꾸 작업방해할려고 해서  달래느라고 용돈줘서 무마하고..
이렇게 우여곡절끝에 MX-11800에서 뽑아낸 갈색축은 전부 슬라이더와 하우징에 스무스
에이드로 윤활 처리하여( 이거 할려고 이미 스무스에이드를 2병이나 구입 해 두었슴)
필코 메탈에서 뽑아낸 하우징에 다시 조립하였다.
(* 이건 필코 메탈의 철판에 꼽는 스위치와 MX-11800처럼 기판에 꼽히는 스위치는
하우징이 달라서 갈색축을 그냥 필코에 꽂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만들어진 갈색스위치를 이번에는 필코에 다시 꼽아 납땜하였는데
와이프는 왜 괜히 뺏다 꽂았다 하냐고 또 잔소리...
아~ 고생은 고생대로 실컷 하고 잔소리에 무마비까지 들었는데.. 그뿐인가 와이프
말대로 납 중독이 될지도 모를 위험도 감수 하면서 작업했는데 (일단은 어지럽지가
않으니 납중독은 안 된것 같음) 작동이 안되면 어쩌지...(난 완죤히 X 되는거지)

운이 좋은건지 학교 실습시간에 제대로 실습을 한 덕분인지 다행히 잘 작동되었다.
휴우~ 한번 쳐 보았다 제일 중요한 키감 !! 이거 정말 감동적이었다.
철판이 받쳐주는 단단함. 2Kg.이 넘는 케이스가 주는 안정감, 윤활처리되어
민첩하게 작동하는 스위치, 무엇하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확장1. 새것 윤활처리한 것과 같이 놓고 비교해 보았더니,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이프가 보더니 자기가 쓰겠다고 또 우겨서 (이렇게 삽니다.)
설치를 해 주었더니 너무 좋아하길래 덕분에  키보드때문에 점수를 다 따게 되었다.

이제는 다음작업, 갈색축 하우징에 흑색슬라이더와 리니어스프링을 조립할 차례인데
지리해 죽겠지만 어질러 놓은 것 어쩌지 못해서 참아가며 조립하였다.
일단 스프링은 끝의 3마디(감긴것 3회)를 잘라주어 키압을 좀 낮추어 주었고.
몇번 실험해 보니 이 정도가 손에 적당하고 또 너무 많이 잘르면 키가 헐렁해 질 수도
있겠다 싶어 이정도로 잘르고 하우징과 슬라이더에 전부 스무스에이드로 윤활처리하여
스위치를 완성하여 이번에는 G80-3000에 꽂아 넣었다.좀 약한 리니어인 셈이다.
RT8255 리니어나 MX-1800(흑색축)과 비교해 보았더니,이것 또한 너무 좋은 것이
아닌가 ? 이래 저래 내가 오늘은 하루에 명품을 2개나 얻는 셈인가?
(안되어 봐서 모르겠지만 아마 로또가 당첨되면 이렇게 좋지 않을까?)

이제 백색축도 스프링을 3회정도 잘라주고 윤활처리하여 MX-11800백색축을 만드는
차례인데 아무리 좋아도 졸음에는 못견디겠다 에라 다음에 하자 하고 마무리 하였다.
글 쓰기가 겁이나 안 쓸려고 했는데 갈색축 필코가 너무 맘에 들어서..못 참겠다..
글구 디카는 2개나 잊어먹어 이제 안 사기로 해서 없는 관계로 사진 못올려서 죄송
(이 글 쓸줄 알았다면 빌려올걸...)

지리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앗 !! 이제 보니 전부 반말로.. T.T 죽을 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