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G}

## 간략제원

키보드 이름 :  WANG
사이즈 : 가로 50.6Cm (높이조절다리까지의 길이) X 세로 19.3Cm X 높이 6.9Cm (높이 조절 다리를 최대로 폈을 때 / 펴지 않았을 때 4.5Cm)
스위치 : 알프스 흑축 넌클릭
무게 : 약 1,810g (케이블 미포함)
연결방식 :키보드와 분리형 케이블 - 키보드본체 : RJ-11 / 컴퓨터 : AT
키탑 인쇄방식 : 승화인쇄
제조 : WANG Laboratories, Inc.
생산지 : U.S.A
Model Number : 724
FCC ID : B5Y5K5724


## 언제나 뜬금없는 이야기로...


유대인의 경전 탈무드중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그것은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낚시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네 부모들은 자식을 나아 죽을 때까지 그 자식에게 고기를 낚아주며 살아간다.
탈무드에서 유대인들은 자식을 나으면 고기를 낚아주지않고 고기를 낚는법을 알려준다고한다.
키보드와 물고기를 낚는법과.. 어디에서 그 연관성을 끌어가려고 나는 불쑥 이 이야기를 끄집어냈을까...


## 언제나 영화처럼 - 왕을 영접하지 못한 이땅의 무수한 나인과 무술이들을 위한 왕 영접기

<왕의 춤> - 루이 14세의 춤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영화
이 영화는 한폭의 유화를 보는 듯한 장면들이 많아서 기억에 남는 영화인데요. 특히나 왕의 춤 장면에서의 화려한 볼거리는 가슴 한켠을 저미게 하는 서늘함이 느껴지기도합니다.
그 화려하고 볼거리 많은 것들만큼이나 키보드 '왕'도 그만의 춤을 우리의 책상들 위에서 추고 있는 건 아닐까 싶네요.
키보드 '왕'의 그 화려하고 아름다운 바깥 세상을 잠시, 그러나 조금은 꼼꼼하게 감상해보도록하죠.




Wang의 컴퓨터 시스템에 들어가는 키보드여서 그런지 Wang은 우리가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키보드의 그것과는 조금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사용기나 사진등을 통해서 많이들 접해보셨겠지만 아직 Wang을 영접해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그 세세한 차이점에 대한 궁금증은 어느정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Wang의 문자열 자판쪽을 먼저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쉽사리 볼 수 없는 초장축의 BackSpace / Enter / Shift키등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높이 조절 다리가 본체로부터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것도 한가지 이유겠지만 장축 키캡을 적용한 레이아웃의 영향도 이 키보드의 가로 길이를 무척이나 길게 만들어지게 한 원인인 듯 하군요.
그리고, 문자열쪽에서의 또 하나의 특징은 Alt / Ctrl키의 모양새가 눈에 들어옵니다. 여타의 키캡들보다 낮은 높이로 포진하고 있으며, 그 둥그스름한 모양새는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키보드에서 쉽사리 보기 힘든 모양새로 다가옵니다. 보통의 키캡은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높이가 높아지는 키캡인 반면에 이 네 개의 키캡은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낮아지는 모양새를 하고있습니다.




그 외, 문자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파지용 키캡인 F와 J의 키캡에 있는데요. Wang에서 F와 J는 여타 키보드처럼 파지용 돌기를 선사하지는 않습니다. 대신에 체리의 이색사출 키캡처럼 주변 키캡보다  좀 더 파인 라운딩처리를 해서 위치를 잡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Wang의 파지용 키캡 두개는 또 하나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좀 더 파인 라운딩 효과에 이어서 F와 J키캡의 높이를 주변부 키캡보다 높게 만들어준것입니다.

그럼 이번에는 방향키와 편집키쪽을 살펴보도록하죠.
방향키는 보통의 키보드처럼 제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만 편집키는 Wang시스템의 키보드여서 그런지 알 수 없는 것들도 보이고, 그로인한 영향인지 편집키의 위치도 제멋대로입니다. 대부분의 유저분들이 편집키나 방향키는 보지 않고도 손가락 이동하여 사용하실텐데요. Wang에서는 역시나 편집키의 적응기간이 필요합니다.

통상 편집키의 위치는  아래와 같죠
insert -  home - pgup
delete - end -pgdn

Wang에서는
end - delete - pgup
home - insert -pgdn

식으로 재배치가 되어있고, 사진에서 보시듯 알 수 없는 키와 저 위에 있어야 할  Pause키 등이 들어와있어서 편집키 사용시 한참 쳐다봐야 할 때가 있는 난점이 있습니다.

텐키가 보여주는 특징은 높이차가 거의 없는 키캡의 높이에 있습니다.  거의 동일한 높이군을 형성하고 있는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4 / 5 / 6 을 중심으로 위와 아래쪽으로 높이가 약간 낮아지는 형태이며  이 역시 통상의 키보드에서 볼 수 없는 형태여서 그런지 손을 그 위에 얹고 있을 때 좀 낮선 느낌으로 자리합니다.




그 외 Wang키보드의 상부에서 볼 수 있는 특징으로는 알 수 없는 수많은 숫자가 쓰여있는 펑션키와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Scroll Lock 등의 키 위치등.. 조금은 생소하고 이질적은 모습의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Wang키보드의 외관상 가장 눈에 확 들어오는 큰 특징은 역시나 높이조절다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은데요.  높이조절 다리는 5170의 그것처럼 내부 스프링 장치에 의해서 작동을 하며 실 적용시 바깥쪽으로 둥근 부분을 잡아뺀 후에 몸쪽으로 돌려주면 각도가 조절이됩니다. 2단으로 높이조절이 가능하지만 높이조절 다리를 펴지 않았을 때의 높이가 이미 여타 키보드의 조절다리를 편 높이에 준하는 자세를 형성하고 있어서 사용빈도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듯 싶군요. 상단의 간략제원에서 보듯이 높이조절 다리를 완전히 폈을 때 높이는 7Cm에 육박하고 다리를 들어올린 후 타이핑을 하게 되면 손목에 상당히 무리가 오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높은 위치의 타이핑을 선호하신다면 1단을 폈을 때의 높이가 6Cm정도이니 참고하시기바랍니다.
Wang에 있어서 실제 사용도 못할 각도로 왜 이렇게 높이조절 다리를 높게 만들어놨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요. 바닥면에서 높이 조절 다리 옆에 보면 홈(아래 사진 참조)이 보입니다. 그리고 무언가에 장착할 수 있는듯한 걸림부분도 보이구요. 여기서 추측컨데 아마도 Wang은 자체 시스템에 들어가던 키보드고 어떤 특정 장치에 고정시켜줄 필요가 있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그 장치에 키보드 본체를 장착할 수 있는 부분이 만들어진 거 같고, 그로인한 필요에 의해서 이렇게 높게 만들어지는 각을 형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외 바닥면은 지금까지 일부러 설명을 필요로하거나 사진공간을 할애할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Wang에서의 바닥면은 몇가지 살펴볼 부분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분리형 케이블의 커넥터 부분이구요. 전화선의 연결단자와 같은 RJ-11 포트가 채택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케이블이 없을 때 전화선을 사서 배열을 바꿔서 PS/2와 연결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하니 케이블 없는 Wang을 득하신 분께서는 나조님에게 문의를 드리면 -전화선을 이용한 케이블 자체 제작 전문- 자세히 알려주실 듯 합니다. ^^
그리고 또 하나 살펴볼 것은 일반 키보드에서 보기 힘든 볼륨조절레버와 스피커그릴입니다.
아직 Wang을 접해보지 못한 유저분들은 볼륨조절레버가 무엇에 쓰이는 것인지 무척 궁금하실텐데요. Wang키보드는 Zenith처럼 키를 누를 때마다 스피커그릴안에 부착되어있는 스피커를 통하여 특유의 부저음을 내게 되어있고, 그 부저음의 음량을 사진의 레버를 돌려서 가감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개인적 경험상 Zenith등의 부저음 발생 키보드는 처음에는 신기하고 무척 재밌고.. 그렇지만 역시나 금방 질리게 되더군요. Alt+Esc등의 조합으로 부저음을 끌 수 있는 정보가 없었더라면 아마 뜯어서 스피커 선을 잘라버렸을 겁니다..^^;
Wang은 이런 키 조합으로 부저음을 끄는대신 이 레버를 돌려서 음량을 조절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문제점이 있었으니.. 레버를 가장 저음으로 돌려놓으면 부저음이 들리지 않는다고 써보신 분들이 말씀하셨는데 저 같은 경우는 예민한 편도 아니건만 미량의 부저음이 들린다는 것입니다. Wang을 메인으로 계속 써야한다면 아무래도 스피커선을 잘라버려야할 듯 합니다..

"현실의 왕이 어떤식으로 춤을 출지 어떤 식의 속내를 감추고 있을지 범인이 알 수 없듯.. 키보드 Wang은 그만의 고유한 외관으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왕과 나> - 빠박이 아저씨 율 브린너가 왕으로 나오던 바로 그 영화!!
영화는 한 여인이 시암의 왕을 만나 거칠고 자기밖에 모르던 왕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왕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그런 내용이었던 거 같습니다.
어떤 키보드이던간에 내면을 모르고 거친성격을 대변하는 배열의 난해함이나 자기밖에 모름을 대변하는 키감등의 이유로 관심을 끊어버린다면 그 어찌 슬프지 않겠습니까..
항상 우린 겉과 함께 안까지도 사랑하는법을 배워야 함이 아닐지요..^^





Wang - 그 만만치 않은 무게의 비밀은 역시나 알프스 스위치채용 키보드들에 어김없이 들어있는 두툼한 보강판에 있을 듯 합니다. 절곡보강판의 품질은 일전에 살펴본 와이즈나 애플 키보드들에 들어있는 보강판정도의 퀄리티는 보여주지 못하는군요. 거래가 되고있는 것들의 사진을 봐도 키캡 사이로 보강판에 녹이 많이 보이는 것들도 있구요. 사용기의 Wang도 비교적 깨끗한 보강판 상태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부분부분 녹슨 부분이 보여서 안타까움을 줍니다.
기판은 특이하게도 이중색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납땜부분은 녹색에 스위치나 칩들이 보여지는 부분은 흰색의 기판.. 생경하지만 산뜻한 느낌을 주는군요.
그리고.. 부저음을 내주는 스피커는 전화기에 들어있는 스피커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부저음이 조금이라도 잔존한다고 느껴져서 짜증이 나신다면 과감히 단선을..^^;;
높이조절 다리를 작동후 움직이지 않게 몸체쪽으로 잡아당겨주는 강력 스프링의 모습도 보이는군요.
Wang의 내부품질은 최상급이라고 선뜻 말할 수는 없지만 스피커와 높이조절다리의 구조물과 특이한 이중색상의 기판, 단단한 절곡판등의 모습을 통해서 긴 세월동안 유지되어온 훌륭한 마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실의 왕이 어떤 생각으로 세상을 움직이는지 그 생각의 속을 알 수 없듯... 키보드 Wang은 그만의 내부로 그의 외관을 형성합니다. 생각이 없이 사람이 존재할 수 없듯, 좋은 내부가 없이 훌륭한 키보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왕의 귀환> - 톨킨의 저 위대한 판타지 [반지전쟁]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
수색자로 살아가던 제왕 이실두르의 후손 아라곤은 위대한 사명을 완수하고 곤도르의 백색탑으로 화려하게 귀환을 합니다.
그가 섭정시대를 마감하고 중간계의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작은 호빗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겠죠.
키보드 Wang이 유저의 책상위에서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훌륭한 도움을 주는 키보드의 작은 스위치들이 없었다면 가능치 않았을겁니다.



사용기의 Wang에 채택된 스위치는 찬밥신세 면치 못하는 알프스의 흑색 넌클릭 스위치입니다. Wang 핑크는 고가이기도 하거니와 알프스가 찬서리 맞는 계절이다보니 매물자체를 구경하기도 힘들군요. 그렇지만 흑축 넌클릭도 충분히 훌륭한 키감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
사실 사용기라는 것을 적고있는 요즘이지만 키보드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없습니다. 그렇기에 하나의 사용기를 적기 위해선 어떤 주제가 되는 하나의 단어를 선택하고 그 단어에 맞게끔 살을 붙여나가는 시간을 가져야하는데요.
Wang 블랙 사용기를 씀에 있어서 테마가 되었던 주제는...
{Wang은 스위치 특성을 타지 않는 베이스를 가지고 있다} 였습니다.
그동안의 글들을 열람하면서 자주 등장하던 말이 위의 주제가 된 듯 한데요. Wang키보드는 어느 스위치를 꽂아도 좋은 키감을 보여주는 훌륭한 베이스를 가지고 있다라는 말을 자주 접했던 거 같습니다. 그렇기에 굳이 핑크나 오렌지등이 채택된 Wang 대신에 저렴하게 만져볼 수 있는 흑색 넌클릭이 채택된 키보드를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었던 거 같은데요.
과연 그럴까요? ^^
일단 저는 핑크의 Wang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만 여러 묘사되는 문장등을 통해서 핑크의 느낌이 이럴것이다라는 정도는 생각을 하고는 있죠. 누구나 그렇겠지만요..ㅎㅎ
그렇기에 핑크대신에 오렌지에 비추어 얘기를 해본다면 Wang이라는 기지에 모심기하듯 흑축을 이식했을 때 스위치 특성을 타지 않는 좋은 키감을 보여준다! 라는 기존의 관념에 100% 동의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오렌지가 보여주는 특유의 도각거리는 느낌이 어느정도 부족합니다.
둘째는 키압이 낮아서 그런지 몰라도 오렌지보다도 바닥치는 소음이 좀 강하게 느껴집니다. 실제 타건시 발생되는 음량은 스탠다드나 llgs가 더 클 거 같지만 스위치 자체의 음량대신에 전체적으로 발생되는 음량의 폭이 큽니다. 그래서 전체 음량은 비슷합니다만 스위치 자체 음량의 영향이 적기 때문에 키감이 좀 떨어진다는 느낌이 발생하는 듯 합니다.

굳이 어디엔가 끌어다 비교를 해보자면 가장 먼저 접했던 확장1의 키감과 비슷하다는 생각을합니다.
하지만 훌륭한 키캡으로 정평이 높지만 개인적으로 건조하고 마른 황량한 벌판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성마른 Wang 키캡의 영향탓인지 가끔은 쓸쓸하고 흙먼지 일고있는 스산한 벌판의 이미지가 떠오르기도합니다.
그렇지만 최고에서 어느정도 부족한 건 사실인 듯 하나 Wang에 이식한 흑축의 매력은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기도합니다.
건조하고 스산한느낌으로 존재한다는 건 촉촉하거나 산뜻하거나등의 주관적인 이미지보다는 훨씬 객관적인 평가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데요. 그렇기에 누구나에게 어쩌면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연유를 여기서 찾아볼 수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을해봅니다. Wang이 스위치 특성을 타지 않는 훌륭한 베이스를 가지고 있다라는 표현의 근거가 아마 여기에 있는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해보게 되는군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Wang 흑축의 키압은 무척 낮게 느껴집니다. 가벼운 느낌덕분에 편안한 타이핑을 하고있는데요. 알프스 중에 가장 가볍다는 그린조차도 무겁다고 말씀하셨던 (예전에 직거래로 Zenith 그린을 판매한적이 있었는데 사가신 유저분이 그린도 무겁네요.. 라고 말했던 기억이..) 분을 생각해본다면 핑크나 오렌지의 키압이 분명 부담스런 분들이 있을거라 생각을합니다.
흔히 알프스 흑축의 키압은 델 키보드의 영향때문인지 높은것으로 유명한데요. 올드 델 블랙에서 추출하여 들어간 Wang에서의 흑축은 무척 가벼운 느낌으로 다가오는군요.
조만간 Wang에 구형백축 넌클릭을 이식해서 써볼 기회가 생길 듯 한데요. 그걸 써본 이후에 사용기를 썼더라면 좀 더 비교되는 이야기를 해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좋은 키감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Wang은 귀환하여 우리들 책상의 왕이 되지는 못했을 터..."



## 때로는 CF 처럼..

Wang - 뚜껑은 이미 덮혔다.
Wang 과 CF하면 역시나 제일먼저 떠오르는 건 아무래도 왕뚜껑 CF일 듯 하네요... ^^
사용기의 Wang은 '색칠놀이' 키보드 3탄입니다. 사실상 4탄도 있는데 그것은 돈만 잡아먹고 하우징을 완전히 망가뜨려서 버려버렸습니다.. (-.-)
스탠다드 1을 색칠하면서 스프레이가 조금 남아서 Wang의 상판만 색칠을 해봤는데요. 같은 프라스틱이라고 해도 아무래도 스프레이를 잘 먹는 그런 재질이 존재하나봅니다.
몇 대의 키보드를 색칠하면서 부족했던 느낌들, 하나의 키보드는 색칠이 제대로 먹지 않아서 망가뜨리기도 했고... 그 모든 것을 말끔히 앗아가버린 것이 있었으니 바로 Wang의 하우징입니다.
아주 깔끔하게 색이 잘 먹어서 절 흡족하게 했던 키보드죠. 사진상에서 차이가 많이 나보일지 어떨지 아직은 모르겠는데 상판만 색칠해서 하판과 색상차가 좀 나죠.. ^^;
조금 더 회색이 가미된 색상을 구해서 칠했더라면 키캡과 조화가 무척 잘 됐겠다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만 실제로 스프레이를 사러 가보면 딱히 원하는 색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색칠이 원할하게 잘 되었던 색상 하나를 계속 쓰게 되더군요.
하우징을 망가뜨렸던 것은 야심차게 다른색상을 선택해서 칠했는데 색칠을 잘 받지 않는 하우징이었던데다가 스프레이 자체가 문제가 좀 있어서 다른 거 다시 사다 칠하고 어쩌고 했더니 괴물처럼 변해버려서.. 버렸다는 가슴아픈 지난얘기가 있습니다.
역시나 여기서의 교훈은 어지간하면 있는거 그냥 사랑해주면서 써라!!!
이겁니다..^^

뚜껑과 관련된 또 하나의 이야기는...
KPT-84 사용기에서 언급되었던 모든 키보드를 덮을 수 있는 범용 아크릴 왕뚜껑이 있는데요. 이걸 맞추러 서울가기 전에 칫수를 측정할 때 5170이 가장 큰 듯하여 5170 사이즈에 맞추어서 왔습니다. 허나.. 이 왕뚜껑으로 덮어지지 않는 키보드가 있었으니.. 바로 이 녀석 Wang입니다.
키보드 길이가 50Cm가 넘어가버리는 바람에 뚜껑을 덮을 수 없어서 다시금 덮게용 천을 꺼내들었다는...
그래서 아무래도 소제목을 바꾸어야 할 듯 합니다.
Wang - 뚜껑은 덮히지 않는다..^^


Wang - 같이 뚜껑 열까?  It's delicious  왕~뚜~껑~
현재의 뚜껑걸과 라면찾아 방황하는 시민의 모습을 코믹하게 다룬 CF이전에도 왕뚜껑의 스카이폰  패러디 CF는 이미 화제였었죠. ^^
사용기의 Wang은 어느 유저분이 뚜껑 열어서 주신(?) 키보드입니다. ^^;
사용기의 가장 서두로 돌아가서 탈무드의 낚시 이야기로 돌아가보려합니다.
이곳에서의 생활들은 낯설고 힘들어..
어디서 많이 듣던 노래가사와 비슷하죠? ㅎㅎ
그렇습니다. 키보드에 관심을 갖고 살기 시작하면 이곳에서의 생활은 항상 새롭고, 낯설고, 힘들어지기만합니다.
그런 생활속에서 남들이 만들고 다음어준 키보드만을 영입한다는 것은 바로 낚시가 이미 되버린 물고기를 먹는 것에 다름아닐 수 있습니다.
좀 더 즐겁고, 덜 힘들고, 기쁨을 만끽하려면 물고기를 직접 낚는법을 배워두는 것이 좋을 수 밖에 없겠죠.
그 낚시라는 것의 영역이 단순한 스위치 바꾸기라든가, 윤활이라던가, 보강판 작업이라던가.. 등등의 수준에서부터 컨트롤러를 이식하고, 와이어링을 하는등의 수준으로까지의 낚시인가는 자질과 노력의 문제겠지만 일단은 먼저 낚싯대를 물가로 드리우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지 싶네요.
아직 납땜전이고 알프스 계통의 키보드를 만져보길 원하신다면 저렴하게 분해된 키보드를 사보는 게 어떨까 싶은 생각을해봅니다.
사용기의 Wang은 제가 납땜 도구를 사기도 전이었고, 아직 스위치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를때 어느 회원님이 키보드며 스위치가 완전히 분해된 상태의 Wang키보드를 저렴하게 주신다고 해서 두렵기도 했지만 언제까지 낚시가 된 고기만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직접 낚시를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구입을 했던겁니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애착이 많을 수 밖에 없는 키보드일 듯 하네요.
스테빌라이저 끼우는 것도 힘들었고, 스위치를 끼워서 맞추고 스프링을 바닥에 세운 채 스위치 상부 구성물들을 제자리 잡아서 수직으로 꽂는 것도 첨엔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서 안에서 스프링이 뭉개져버리는 경우도 있었고... 하다보니 요령이 생겨서 나중에는 그럭저럭 잘 하게 되더군요. 조립후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키들을 다시 분해해서 접점부를 만져주는 것도 어설프지만 습득하게되고...
키보드에 있어서의 낚시방법은 이렇게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아직은 내것이 아닌 간단한 것을 학습해보는 것으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 가볍게 사용기를 마치며..



좀 더 간략하고 좀 더 핵심만을..
늘 이런 생각으로 살기는 합니다만.. 역시나 '간략'과 '핵심'을 잡는 일은 가장 어려운 일중의 하나인 듯 하군요.
이번에는 '간략'이라는 측면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혼자 자화자찬중입니다..^^
틈나면 서점에 자주 가는 편인데요. 물론 공짜로 잡지등을 보기 위해서..^^;
그나마 잡지등도 이제는 다 포장해두고 사는 사람만 볼 수 있게 하는통에 각종 소식을 접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볼 수 있는 잡지중 하나인 [What! Hi-Fi]지가 있습니다.
새로운 음향기기, 영상기기등을 리뷰하고 비교해주는 잡지인데요. 뭐 늘 감탄만 하고 잡지에서 그림 보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 수 밖에 없지만..
이 잡지를 좋아하는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대부분의 이런 계통책자들이 추구하는 것이 최고로 훌륭한 영상과 사운드라고 할 수 있는데, [What! Hi-Fi]지가 추구하는 것은 언제나 '가격대비 성능'을 최선의 가치로 여긴다는겁니다.
주머니가 빈한 이들에게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이 비싼 것들만을 추켜세우면 죽을때까지 그런 오디오등은 구경도 못해볼 터인데.. 가격대비 성능을 최선으로 여기는 이 잡지에서는 조금만 아껴쓰고 모으면 손에 잡힐 듯한 상태의 것들을 최선의 제품으로 선택하여 전면을 장식한다는 겁니다.
키보드에 있어서도 이 '가격대비 성능'이란 것은 무척 중요하지 않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무조건 비싸다고 좋은 것도 아니며, 무조건 싸다고 나쁜 것도 아니겠죠.
다만 우리에게 있어서 가격이란 것은 많은 부분 단종된 물건들이라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거하여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긴 하지만 대략의 시세란 것이 있기에 '가격대비 성능'을 고려해서 키보드를 선택해볼 여지가 남아있다는 겁니다.
Wang키보드와 버림받는 흑축의 조합은 알프스 입문에 있어서 가장 저렴하며 훌륭한 가격대 성능의 조합으로 저는 항상 추천해마지 않습니다.
사실상 조금만 감수하면 개인적 느낌일지 몰라도 약간 노후된 확장1에 준하는 키감을 느껴볼 수 있고, 무엇보다 훌륭한 만듦새의 키보드를 이렇게 저렴하게 만져볼 수 있다는 것은 사실상 가격대 성능이라는 가치를 훨씬 웃도는 '가치대비 최고성능'이라는 것조차도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표준 키보드의 배열과 약간 다르긴 하지만 실사용에 있어서 크나큰 문제를 초래하지 않는 레이아웃과 무엇보다 2Kg에 육박하는 듬직한 모양새, 그리고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높이조절 시스템등은 사무실등에서 Wang을 쓸 때 주변사람들에게서 여러분의 키보드와 여러분을 왕으로 생각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황당한 얘기로 사용기를 마무리합니다. ^^
입맛 잃기 쉬운 봄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며..

이상 부엉이였습니다.


## 감사함을 전하며..

아직도 사실상 잡아주는 고기를 먹는 것에 익숙해 있지만 그래도 낚시하는 법을 최초로 가르쳐주신 이재님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