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삽질을 통해서 드디어 완성하였습니다.
작품(?)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코 제로의 기판과 하우징 + 애플 확장2의 스위치와 키캡 + dell 8115 컨트롤러
=> 제로 크림 세이버 8115 (?)

여튼.. 캐삽질의 여정이었습니다.

맘에 드는 알프스 크림축 스위치를 제로의 기판 및 보강판에 이식하고 열심히 세이버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상판 이음새 작업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되었지만,, 그까이꺼 대충 넘어갔으나.. 문제는 제로의 컨트롤러를 이식하는 과정에서 일어났습니다. 기판의 두께를 줄이고자 SMD부품들을 넣고나서 USB 플러그인을 하였더니 살아나지 않더군요.. 열심히 살려보려고 인공호흡도 시켜보고 했습니다만,, reset input 값이 high 로 올라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소생은 포기하고.. 결국 갈데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델 8115의 컨트롤러를 떼어냈습니다. 키매트릭스를 검사해보니 약 90% 동일하고 일부 제어키들만 변경해주면 되겠더라구요.. 결국 하룻밤 꼬빡세어서 키매트릭스를 모두 맞추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의외로 많이 다른편은 아니라서 몇개의 제어키들만 재매핑 해주고 나머지는 원래 세이버 만드는 작업대로 해주면 됩니다. 이번 기회에 몇가지 컨트롤러들을 보니까.. 다들 비슷비슷하게 되어 있더라구요..

그 과정에서 컨트롤러 칩셋의 data sheet 를 보았는데 회로 구성은 매우 간단하더라구요.. 저희 회사 하드웨어 설계자에게 물어보니 PCB 발주 나갈때 아주 작은 사이즈로 컨트롤러 PCB 넣어줄 수 있다고 하더군요.. 키맵을 넣어주거나 이미 들어있는 칩셋을 주문해서 만들어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요즘 바빠서 그럴 여유가 없네요..

이 모든 작업을 하는데 약 1주일간 퇴근후 거의 매일 정성을 쏟았네요.. 넘 힘들어요..

그리고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방은 완전히 전쟁터이네요..

결과물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사용평]
- 알프스 크림축의 말랑말랑함이 발군입니다.
- 고무댐퍼 때문인지 몰라도 체리에서의 손가락 찡함같은것은 거의 없습니다.
- 넌클릭이라서 소음 수준이 낮습니다. 사무실에서 사용해도 전혀 지장 없을듯 합니다. 그러나 적당한 구분감까지 선사해 주니 타이핑이 즐겁습니다.
- 모양이야 뭐 마제 세이버스틱 합니다. 확장2의 두꺼운 키캡으로 교환하였습니다. 바꿀 수 있는것은 일단 모두 바꾸어서 끼웠습니다. 스페이스를 제외한 스태빌라이져키들이 모두 호환됩니다. 승화키캡이라서 10년도 넘은 중고지만 키캡은 말짱합니다. 게다가 두껍기 까지 하구요.. 스트록크도 낮아서 가볍게 타이핑 할 수 있습니다.

확장2가 2개나 남았는데.. 더이상 귀차니즘때문에 작업을 못하겠어요.. ^^ 좀 쉬다가 한참후에 확장2를 이용한 새로운 작업거리가 생기면 또 하나 해보죠뭐..

내부 사진도 올려볼까 했습니다만,,, 뚜껑을 확 닫아버렸더니 다시 열기도 좀 그렇고.. 작업도 깔끔한 상태는 아니라서 생략합니다.

그나저나 제로가 어서빨리 재발매 되었으면 좋겠어요.. 알프스 계열에서 매우 쓸만한 제품인 데다가 개조용으로 매우 좋습니다. 요즘은 중고도 씨가 말라서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장해둔 알프스 스위치들을 이식하는데 매우 좋은 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