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또.

이자리를 빌어. 체리 미니를 분양해주신 digipen님께 감사를.

토프레때도 하루만에. 스페이스 세이버도 하루만에 훌렁훌렁 사용기를 올렷길래... 이번엔 좀 장시간 사용해서 글을 써 봅니다. 케헹 -_-+

서두를 말씀드리자면..

저와 체리 미니의 만남은 두번째입니다. 첫번째는 지난 정모때.. 블랙이엇죠. 그때의 느낌은... kant님과 HAN님이 다 계신 상황에서.. 송구스럽게도... '우웩. 이게 뭐에요 =ㅅ=; 이게 체리? 으윽.. 서걱서걱.... 뭐지 이건...' 이라고 해버렷죠 =ㅅ=;

당시엔 참.. 느낌 고약했습니다. 서걱서걱.. 뒹굴뒹굴.. 당시에 쓰던것이 리얼포스 89엿던 점도 있지만 =ㅅ=; 첫인상이 참 않좋았죠 ^^;;;;;

그리고 두달 정도 뒤.. 애플에 빠지게 되면서 서브로 쓸 PS2 타입의 키보드가 필요하게 됫습니다. 동일한 USB타입인 토프레는 잠시 접어두고.. 애플을 만지기 시작했지요. 처음 만진게 확장 2엿는데.. 약간의 문제로 인해 돌려 보내게 됫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ㅅ=)

확장 2를 보내기 직전에.. 회사에 가져다놓고 한번 더 써보는데.. 첨 받았을때와는 확 틀린 느낌이더군요. 처음만난 확장 2는 밋밋한 것이.. 꼭 '러버돔이 망가진 멤브레인' 느낌이었는데, 다시 만져보니 가벼운 서걱임과 부드러운 맛.. 조용한 키감이 정말 좋더군요.(지금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OTL)

그때쯤 손이 아파오기 시작했고.. MX5000 과 애플 어저스터블을 필요로 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역시 PS2타입이 하나는 필요했기에 어저스터블과 함께 주문을 하게 됫습니다. 물론 =ㅅ= 어저스터블은 키패드가 없었기에 결국 사지 못하고.. WIN클릭 개조형과 기왕 한거 끝까지 간다는 심정으로 체리 미니를 주문했지요.

자게의 제 글이나 제 이야길 들은적이 있는 몇몇 분은 아시겠지만.. win클릭 -ㅅ-; 이틀만에 퇴출당했습니다 -ㅅ-;;;;; 그래도 역시 DT35는 내 손에서 물건너간 놈이엇기에 이 레이아웃도 엉망이고 =ㅅ= 크기만 작은 미니키보드를 써야 했지요.

한 1주일 정도 사용하다가... 스페이스바 부분을 포스트잇을 겹쳐서 소리가 안나게 보강한 win클릭과 다시 바꾸어 놓았는데... 정말 크네요 win 클릭. 순식간에 좁아지는 회사 책상에서 가볍게 OTL 한번 해주고.. 다시 체리 미니로 바꿔서 지금은 회사 메인 키보드가 되어 있습니다.

서두는 여기까지 -ㅅ- 길었네요 -ㅅ-;; ------------------------------------

이놈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1. 외관

- 뭐. 작습니다. 미니키보드인 것도 그렇지만.. 공간 활용면과 키감을 중시한다는 면에서는 이보다 좋은것은 토프레 미니 정도밖에 없을겁니다. 물론, 그쪽은 조금 더 크지요. 바닥에 달린 4개의 고무와 높이조절 다리 끝의 2개의 고무도 상당히 유용합니다. 바닥에 단단히 지지되서 흔들림이 거의 없지요. num, caps, scroll 3개의 등이 모두 달려있다는 점도 달려있지 않던 토프레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점입니다.

- 단점이라 할만한 곳은.. 키캡의 문자가 뭐그리 잘 지워지는지 -ㅅ-; 군데군데 지워진, 그리고 지워져가는 곳을 보고 있노라면 차라리 싹 지워버리고 무각인으로 쓸까.. 란 생각도 하게 됩니다.

- 레이아웃은 상당히 좋을수도, 좋지 않을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키캡 사이즈가 풀사이즈에 가까운 것, 펑션키가 F10까지는 다 달린점(IIgs는... OTL) 일단은 일자 엔터키 레이아웃을 따라가기 때문에 키가 작다고 해도 레이아웃에 아주 적응하지 못할 정도의 배열은 아니라는 점이 좋다고 할수 있겠구요. 단점으로는 ins와 del의 위치가 좀 미묘하다는 점, F11, 12는 Fn키를 눌러야만 동작된다는 점, 왼쪽 쉬프트가 아주 -ㅅ- 작다는 점 정도가 있겠네요. 하지만 이 왼쪽 쉬프트도 이제 거의 적응되서 어려움을 별로 못느끼고 있습니다.

2. 키감

- 체리 미니의 키감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넌클릭 기계식을 기준으로 하지만.. 계속 타이핑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놈은 '넌클릭을 가장한 리니어다' 란 점입니다. 클릭 이후 부분에서 반발력이 계속 감소하는 넌클릭에 비해 이녀석은 클릭 이후 부분에서도 반발력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ㅅ-; 상세 그래프를 봐야 좀 더 이 키감에 대해 이해할것 같은데.. 뭐. 그래도 키압이 55g 정도로 낮은 편이어서 손에 크게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넌클릭의 감촉이 좋은 편이고 바닥치는 느낌이 깔끔해서 소형 키보드에서 기계식의 키감을 느끼려는 분께는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키보드입니다.

- 단점은.. 서걱거림을 싫어하는 분께는.. 쥐약일까요. 기계식 키보드를 어느 정도 겪어 보신다면 마음에 들 키감이라 생각되지만..(저의 경우가 그랬기에) 멤브레인 쪽에서 처음 넘어오시는 분들이 사용하시기엔 많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애매모호 서걱서걱 키감이라.. 체리 미니를 선택하시는 기계식 초심자 분들께는 '차라리 이거 말고 다른거 먼저 써보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 기타

- 키감도 좋고. 외관도 좋지만 체리 미니가 가진 최강의 장점은 '공간 활용'입니다. 물론 이것은 다른 미니 키보드 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HHK 계열, 리얼 89, 스페이스 세이버 등 다른 것들도 가지고 있는 특성이기도 합니다만.. HHK L2는 키감이 ~_~ 레이아웃도 ~_~ HHKP는 최상의 키감이지만 레이아웃이 ~_~ 물론 유닉스 계 사용자 분들이나 편집 등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분들이 쓰시기엔 참으로 좋은 키보드이지만 말입니다. -ㅅ-; 리얼 89u는 체리미니보다 약간 크고, 레이아웃이 ~_~(그렇다고 체리 미니가 아~주 훌륭한 레이아웃은 아닙니다 -ㅅ-; 하지만 스페이스가 세쪽도 아니고, ㄱ자 엔터가 사람 힘들게 하지도 않으니까요. 쉬프트의 크기는 비슷하네요. 이런이런.) 스페이스 세이버는 레이아웃도 기능도 무척이나 훌륭하지만.. 역시나 멤브레인. 키감이 좀 떨어지지요. 물론 세 제품 다 나름대로의 강점을 다들 가지고 있어 사용자층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 하지만 '공간 활용'과 '키감' 그리고 '레이아웃'까지 소화한 점은 체리미니를 많이 밀어줄 수 있는 점이지요.

4. 결론

- 물론 지금까지 평가는 주관적-_-입니다. 평가도 마찬가지지요. 체리 미니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서두에 적어드린대로 '편리하다는게 다 갖추어진 것만을 말한다는것은 아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든게 다 갖추어진 키보드는 참으로 편리하겠지만, 그것이 뺏아가는 공간은 절대 무시 못하는 크기로 다가옵니다. 체리미니.. 보잘것 없는 사이즈에 무시무시한 레이아웃.(그나마 전 윈도우키 없는 모델이지만.. 윈도우키까지 있으면 난감... =ㅅ=;;;) 하지만 이녀석은 분명히 '편리'합니다. 엄청난 공간 활용도. 게다가 상급의 키감까지 가지고 있으니 금상첨화. 오우.

- 하지만 위에도 말씀 드렷듯이.. 섣불리 건드릴만한 키보드는 아닙니다. 좋은 키보드지만 막강한 레이아웃과 사람에 따라서는 불만을 품을만한 키감... 기계식 입문이시라면 되도록 피해주시고 -_- 기계식을 좀 만져 봣는데 작은 키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최우선적으로 체리 미니를 고려해 보시길 권해 드리겠습니다.

에구. 길어졋습니다. 긴 글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총점은 7점입니다. 전체적으로 좋은 키보드지만 레이아웃에서 -1.5점, 키캡 문자에서 -1.5점 감점입니다 -_ -+ 그래도 아주 좋은 키보드이므로... 좁은 공간에서 일하시면서 기계식을 사용하시려는 분들께는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njoy keyboard life ~_~ 케헹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