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스크롤의 압박이 장난 아닙니다. -_-;;;

제가 다양한 사용기를 접하면서 느꼈던 것이,
직접 접해보지 못했던 제품 사용기를 읽노라면,
사진으로는 뭔가 아쉬운,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적이 있습니다.
해서 이미 알고 계신 분들은
앞부분에 서술한 과정기가 다소 지루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또한, 이 사용기는
사과스위치에 대해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철저하게 초보의 눈으로 작성한 사용기이니,
내공이 고수의 반열에 드신 분들은 백스페이스 신공으로 무시하셔도 무방합니다. ^^;

참, 들어가기에 앞서 양해드릴 말씀은,
사용기 중간중간 나오는 제가 찍은 사진이 폰카로 찍은데다가
내공까지 부족해서 흔들림이 많습니다.
이 점 감안하시고 이쁘게 봐 주세요. ^^;

1. 분해 및 청소 시작~
digipen님 특제 확장 II는 차마 손을 못 대었는데,
이번에 구입한 것은 확장2 알프스 넌클릭 스위치에 대해
마음놓고 분해하고 직접 그 쾌감(?)을 느껴보고자 구입한터라
마음껏 확장 II의 내부를 까발려 봤습니다.

확장 II는 제가 여태 보았던 타 키보드들과는 다르게
앞뒤 플라스틱 프레임이 톱니처럼 딱 맞아떨어져서 고정되며
뒷면의 나사 하나(그것도 원래 확장II에 맞았나 싶을 정도로 언밸런스한 나사; 하지만 그게 맞긴 맞는가 봅니다.)로 조여지는게 끝입니다.
나사 하나로 어떻게 고정되나 싶지만,
워낙에 프레임의 앞뒤가 꽉 맞물려 정말 튼튼하게 고정된 구조입니다.
뭐, 확장 II의 이미 tip&tech에서 접했던 내용을 머릿속에 되뇌이며
앞면 키프레임 제거하니 검정색 철판이 드러납니다.

사진_05.jpg

그리고 좌측 상단 LED부의 회로판과 군데군데의 IC..
아~ 글로만, 사진으로만 보았던 것이 내 눈앞에 이렇게 있으니 감동입니다 주르륵~ ㅡㅠ
역시 옛날 말 틀린거 하나 없습니다. 百聞이 不如一見, 百見이 不如一行이라는... +_+

다음은 키스위치와 내부 회로기판들의 제대로 된 청소를 위해서
키캡을 분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 참멋쟁이님 주도하에 스무드에이드 및 키캡 리무버 공구할 때,
한 set 구입해 놓았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혹시나 싶어 클립으로 만든 키캡 리무버도 준비해 놨는데... ^^;)

키캡은 락스 푼 물에 하루 정도 푸욱~ 담가놨다가
가차없이 빨래비누+칫솔 신공으로 찌든 때를 쏘옥~ 제거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선탠자국 제거도 함께 노린수였지만,
제 모든 감각이 둔감하여 효과가 있었는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

문제는 이 녀석한테 사용된 알프스 넌클릭 스위치를 분해해서 윤활처리를 하느냐,
아니면 키캡에 둘러싸인 부분(눈에 보이는 부분)만 윤활처리를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만,
뭐 기왕 하는 김에 할 때까지 해 보자는 생각에
분해를 시도했습니다.
스무드 에이드가 놀고 있는 꼴을 못본 것도 한 몫 했지만요.
zo***에서나 이곳에서 분해 방법을 봤음에도
막상 하려고 하니 손도 떨리고(태생적으로 수전증이 있습니다. -_-;)
딱히 적합한 도구를 찾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러다가 한가지 떠오른 것이 있었으니... 바로 군번줄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스위치 분해에 적합하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언젠가 반쪽이 생기면 군번줄 준다며 챙겨놨던 철없던 생각을 스스로 대견하다 여기게 되는 저였습니다. ^^;

zzz1.jpg
▲키보드 청소할 때 사용한 주된 도구들

2. 판스프링 제거하다!!!
일단 각각의 키 스위치들을 모두 분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곳 사이트 곳곳에 소개된 사진상으로는 무지 크다고 여겼었는데
접사였다는 점을 깜빡 잊긴 잊었나 봅니다.
자그마한 녀석들이라  스프링 하나라도 쥐도새도 모르게 어디로 튀어버리진 않을까,
슬라이더나 판 스프링(?;스위치 내부 금속판)을 잃어버리진 않을까
긴장을 늦추지 않고 분해하게 되더군요.

o2b.jpg
o1.jpg
▲digipen님께서 tip&tech에 올리셨던 사진입니다. (올리는데 허락해주신 digipen님께 이 글을 빌어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슬라이더 부분(분홍색으로 표시)과
스위치 내부 고정 블랙박스(?)안쪽 슬라이더 접점부를
스무드에이드로 정성껏 칠했습니다.
어느정도 마르길 기다려 한번 더 칠해주었는데,
통풍 잘 되는 곳에서 말리니 생각외로 빨리 마르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분해와 윤활처리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만,
복병은 조립하는데 있었습니다. 솔직히 조금 헤매었죠.
처음엔 별 생각없이 분해의 역순으로 하려니 생각했었는데,
넣고 키감을 확인하니 뭔가 이상해서
다시 분해해보고 다시 조립하길 수차례, 이유를 알게 되었죠.
알프스 스위치 분해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프링 고정점을 이탈해서 조립되면(소위 스프링이 씹히면.. ^^;)
불쾌한 수준의 키감이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여차저차, 드디어 스프링이 씹히지 않으면서 쉽게 조립하는 법을 체득하고
드디어 재조립 시작...
그런데, digipen님 특제 확장 II의 키감까지 바란 건 아니었습니다만,
키감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키를 누를 때 판스프링이 많이 걸린다는 느낌이 드는데,
가로막는 것처럼 크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수가 없을까,
tip&tech에 소개된 것처럼 확장 II의 고무댐퍼를 잘라내어 볼까,
슬라이더의 좌우측을 바꾸어 끼워볼까,
판스프링 각도를 조정해 볼까...
아니, 아예 판스프링을 제거해 보면 어떨까?
어차피 스프링이 있고, 결정적으로 가로막는 느낌이 판스프링에 의한 것이잖아?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하나만 시험삼아 제거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앗!! 이 느낌은... +_+

3. 외관
사진_02.jpg
<▲묵은 때를 벗겨내고 한 컷>

사실상 실사용기는 여기서 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
둔감한 눈으로 보기엔 digipen님 특제 확장 II와 비교했을 때,
키프레임과 키캡의 상태에 있어선 차이가 극히 미비했습니다.
제가 받은 확장 II의 제작년도는 1990년으로 생각되는데,
digipen님 특제 확장II가 95년산임에도 이와 선탠 정도가 유사하니
이전 사용자가 관리를 잘 했던 것일까요?
허나, 뒷면에 5cm상당의 커다란 칼자국(scar)이 보입니다.
이것만 아니었어도 외관은 90점은 줄 수 있었을텐데... ㅠㅠ
감점 10점, 그래서 80점

4. 키감
솔직히 외관이나 키배열, 기타 다른 부분들은 제 이전 사용기에도 남겼었고,
이곳에서 다시 한번 언급하는 것은 글의 낭비라고 생각됩니다.
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키감에 대해 언급드리고
지루한(^^;) 제 사용기를 마무리 지을까 생각합니다.

digipen님 특제 확장II의 경우
거의 걸리적거리는 느낌없이 스무드하게 내려갑니다.
스프링의 탄성력이 적당해서인지, 키압도 손가락에 부담 없고, 깔끔하죠.
무엇보다 digipen님께서 손수 몇 대의 확장시리즈 중에
고르고 고른 선택받은 제품인데다 윤활처리까지 완벽한 제품이니 어련하겠습니까?
키감도 일품입니다.

ebay산 M3501(Made In USA)...
시중에 다양하게 풀린 확장 II 모델 중에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동일한 제조국에 동일한 모델임에도
digipen님 특제 모델과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몇가지의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구한 확장II가 워낙에 오래되어
키스위치의 키감이 죽었다라는 한가지 경우와,
digipen님의 윤활처리가 완벽하기에
극상의 확장 II 와 동일하거나 그 키감을 넘어섰다..
는 경우로 크게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참고로, 제가 구한 확장II의 경우, 분해하면서 느꼈던 점인데 키프레임 조차 뜯어본 적이 없는 제품인 것 같았습니다. ^^;)
아마 제가 digipen님 특제 확장 II를 접해 보지 못한 상태라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그 맛을 본 상태에서는 그다지 상큼하게 다가오지 않았더군요.
판스프링이 걸리는 느낌이 부자연스럽고,
윤활처리 않은 상태에서는 물론이거나와
스무드에이드로 윤활처리한 상태에서도 키감은...
digipen님 특제 확장II에 다다르기 힘들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판스프링 제거한 리니어화(?) 버전 M3501(Made In USA)
판스프링 하나 제거한 것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180도 달라진 느낌입니다.
제가 아직 리니어 스위치를 접해보질 못해서 이것이 리니어 스위치 키감일까 싶은데,
분명 digipen님 특제 확장II와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앞서 특제 확장II의 키감에 대해 말씀드릴때 거의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없다고 했는데,
판스프링을 제거한 확장 II의 경우에는 아예 그 느낌조차 없습니다.
용수철의 장력이 적당해서 일까... 손가락으로 타고 오는 반발력도 부담없고
그냥 물흐르듯이 슬슬 넘어가는 느낌은
리얼포스의 그것과 다른 기준 선상에서 맞짱뜰 정도라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반면, 뒤집어 생각해보면
걸리는 느낌이 없다보니, 구분감이라고 할까, 키감이 끊어지는 맛은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600~700타 이상의 타자실력을 자랑하시는 분들,
속칭 파워타이퍼가 아닌 연인처럼 다정하게 치는 타이퍼이신 분들께는
꼭 한번 개조해 보시길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5. 주저리주저리...
초보가 바라본 입장에서 확장 II의 노후화 정도는,
키캡을 벗겼을 때 슬라이더 빛깔이 어느색을 띠는지 확인해 보면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digipen님의 특제 확장 II는 깨끗한 하얀색을,
ebay에서 이번에 받아 개조해본 확장 II는 연유색을 띤 제품이었습니다.
또한 윤활처리에 있어서도
저야 스무드에이드밖에 없어 무조건적으로 사용한 것이지만,
digipen님의 확장II스위치는 분명 다른(훨씬 고급스러워보이는... ^^;) 성분으로 윤활처리가 되어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확장 II의 판스프링 제거는 다소 위험부담을 안고 행한 일이었지만,
그 몇십배의 만족을 얻을 만큼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지루한 글을 읽어주신 소중하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