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크루즈입니다.

보라카이님의 성은(?)을 받아 제가 좀 빨리 철판보강된 3000카이저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철판보강에 대한 잇점은 이미 보라카이님이 글을 올리시기도 했고, 직접 자세한 강의를
듣기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고 들은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사용기라기 보다는 단순히 확인기라는
편이 더 옳을 듯 하고, 이러한 점은 먼저 사용한 사람으로써의 자세는 아닌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3000카이저를 받은 것은 며칠 되었지만, 두가지 점에서 시간을 좀 끌었습니다.
첫째, 며칠 사용만으로 과연 철판보강의 잇점을 제가 충분히 느끼고 전달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제가 며칠동안 글을 좀 자주 올리는 것도 이러한 점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초보부터 신까지"는
     정말 잘 쓴 것 같습니다. (아~ 이 주책 바가지...)

둘째, 철판보강된 3000카이저라는 선입관을 갖고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난생 처음 만지는 키보드로써
     느끼고 싶어습니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잊을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첫째,보라카이님의 재촉 및 협박, 둘째,공구가 마감된 상황, 셋째,키감은 역시 주관적이라는 점 때문에
과감히 오늘 올리기로 했습니다.

원래 글이란 간결하면서, 명확한 메시지가 담겨야 보시는 분들도 편할텐데, 저의 능력이 미천한 지라
쉽게 안되네요.  키보드 보유 댓수는 중수이건만, 스스로를 생각했을때 아직은 초보라고 생각합니다.

아참 왜 철판보강된 3000을 3000카이저라고 하는지는, 자유계시판 1052번 "그레이트 마징가 vs 마징카이저 전편"을
참조해 주세요.

1. 갈색축
   1) 첫경험
      갈색축은 G80-1800이 첫 경험이었습니다. 디지펜님 일차에 방출되었던 놈이었는데, 제가 두번째 주인입니다.
      한 보름 동안 사용을 했는데, 그 특유의 달그락 달그락 하는 맛이 체리의 네가지 색깔 축에서 키감, 편안함,
      그리고 오락성이 제일 뛰어난 놈으로 기억합니다. 아울러 단종된 모델로 인한 희소성 그리고 있을 것 다 있으면서
      컴팩트 사이즈라는 점이 키보드 세계의 베스트셀러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음주운전 벌금 납부로 인하여 구입 가격 14만원에 그대로 방출했습니다.  14만원에~~~  꺼이꺼이~~~      

   2) 갈색 3000
      3000은 원래 갈색축이 없습니다.  1800이나 11800의 갈색축을 3000 백색 혹은 청색에 이식한 것입니다.
      이식한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납땜질하여 스위치를 통째로 바꾸는 방법과 또 하나는 하우징 상판과
      슬라이더 부분만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당연히 전자가 많은 노동을 요구하게 되겠지요.

      저의 3000은 후자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후자의 경우는 두가지 맹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하우징 상판과 하판이 동일하더라도 제조 과정상 100% 딱 들어맞는
      것이 아닙니다.  둘째는 키캡 또한 원래 짝이 아닙니다.  이래서 보라카이님의 모따기 신공이 탄생하게 되었지요.

      - 오락성
        달그락 달그락하는 맛이 오리지날 1800이 10정도라면, 저의 3000은 4~5정도입니다. 당연히 오락성은 좀 떨어집니다.  

      - 키감  
        지금 생각해보면, 1800보다는 누를때의 그 명확함이 좀 떨어진 듯 합니다.  아울러 바닥칠때의 그 맛이 흩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부분을 기억해주세요. 하이라이트입니다.  
        1800의 키감이 10정도라면, 키감은 6~7정도입니다.
              
   3) 갈색 3000카이저 (삼일 사용)
      - 캬~~~  오리지날 1800의 달그락 달그락 하는 수준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왜 향상되었는지는 아무리 고민을 해도
        기술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저 같은 초짜한테는 너무 무리한 경지더군요.  신의 경지라면 모를까...
        갈색축 특유의 그 오락성이 제대로 살아난 듯 합니다.  당연히 키보드를 두둘기는 재미가 늘었지요.

      - 저의 3000은 키캡 어쩌면 정확히 얘기하면 스위치가 미세하게 나마 좌우로 흔들립니다.  3000카이저요?  당연히
        쐐기에 콱 박힌 것으로 단단하게 상하로 움직입니다.  이렇게 단단하면 좋은 점이 바로 파워 타이핑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불안전하게 흔들리게 되면, 아무래도 조심스럽게 두둘겨야 하는데, 단단하게 받쳐 주니깐 팍팍팍 타이핑이
        가능합니다.

      - 처음 3000카이저를 받아서 사용을 하는데, 바닥 치는 느낌이 마지막에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딱 끊어지는 것입니다.
        캬~~~  질질 끄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딱 끊어지는 맛이 무척 상쾌합니다.

        그럼 끊어지는 맛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이 부분이 하이라이트입니다. 3000카이저를 사용하는 와중에 마침 4년전에
        마지막으로 본 전직장 동료를 메신저를 통하여 만나게 되었습니다.  

        둘 다 고수 수준은 아니더라도 웬만한 사람보다는 빨리 키보드를 두들깁니다. 오랜만에 만난 두사람이 키보드로 얘기를
        나누는데, 얼마나 많은 수다가 왔다리 갔다리 했겠습니까?

        그런데, 여기서 제가 저 자신한테 한가지 놀란 사실이 있습니다. 두둘기면 두둘길수록 가속이 붙어서 나중에는 키보드
        위를 날아다니는 것입니다.

        단순히 초당 평균 몇 퍼센트 올라가는 향상이 아니라, 빨리 두둘기면 두둘길수록 타수가 올라가는 것입니다. 보통 탄력을
        받는다고 하죠.  캬~~~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가속이 붙어 탄력을 받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 초보 답지 않게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고수티 한번 내볼라구요.  

        바닥을 두둘기는 순간에 딱 끊어지지 않고, 흩어지게 되면 손가락이 아직 키 누름이 안끝났구나 하면서 약간 대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딱 끊어지면 손가락이 바로 끝났음을 인지하고 바로 다음 행동에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이러한
        시간 차이는 무시할 정도이지만, 단단히 고정된 스위치와 맞물려서 가속이 붙는 것이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잉! 제발 반에 반만 맞아라.)

   4) 갈색 3000 카이저 플러스
      편의상 카이저 다음에 플러스를 하나 더 붙였습니다.  저도 만져 본 경험은 없지만, 여러분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 상판 하우징 및 슬라이더 교체가 아니라, 스위치를 통째로 교체한 갈색 3000 카이저 버전은 어떨까요?
      - 오리지날 갈색 G80-1800 카이저 버전은 어떨까요?  키캡까지 완벽한 체리 갈색의 카이저 버전은 어떨까요?

      위 두가지 플러스 버전을 만져 볼 기회는 있었지만, 저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이러다 저의 갈색 3000 카이저에 대한
      애정이 식을까봐요.
            

2. 흑색축
   1) 첫경험
      빨간불 미니 체리가 저의 첫 흑색 경험이었습니다. 좀 사용하다 보면, 손가락을 안마 받는 것 처럼 얼얼했습니다. 역시
      소문대로 반발력은 대단했습니다.  얼얼함은 유니콤프와 거의 동일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스페이스바가 지나치게
      무거워서 역시 음주운전 벌금 납부에 희생(?)되었습니다.
  
   2) 흑색 3000
      흑색축에 대해서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원래는 뭔가를 모으면, 셋트로 모으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끌리지는 않았지만 셋트라는 이유때문에 장만했습니다.

      3000 흑색축은 USB 버전만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흑색 3000은 PS/2 버전이기도 하고 키보드 하판의 모델이
      백색축인 것을 보면 역시 하우징 상판과 슬라이더만 교체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반발력이 빨간불에 비해서 약 60~70의 수준이라 다소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약 2주동안 사용하다 보니
      길이 들어서 그런지 갈색축의 달그락 달그락 하는 맛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오락성은 그다지
      후한 점수를 줄 수는 없었습니다.  

   3) 흑색 3000카이저 (하루 사용)
      - 캬~~~ 여러분 키를 누르는데, 슝슝슝한다는 느낌 아시는지요?  그냥 3000에서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즉 반발력이 어떻게 향상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키를 누루고 손을 떼기도 전에 키캡이 올라와서 손에 달라 붙는 것 같습니다.
        음란성 표현이기 하지만, 탱탱한 아기도시락(?)을 누르면 바로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반발력은 약 20%정도 더 향상된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그리 큰 부담은 없습니다.

      - 갈색 특유의 달그락 달그락 하는 맛이 더 확실히 살아났습니다. 1800 갈색에 비하면, 약 20~30% 수준으로 좀 아쉽습니다.
                
      - 한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갈색 3000 카이저에서는 못 느낀 것 인데, 흑색 카이저를 사용하면 손톱에 키캡이 닿는
        것을 유난히 잘 느낍니다.  손톱을 좀 더 잘라야 겠군요.        

      - 그냥 흑색 3000이나 카이저에서는 바닥치는 맛을 느끼지 못했는데 흑색축 특유의 반발력에 묻혀서 제가 못 느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3. 청색축
   1) 첫경험 + 청색 3000
      체리 청색축은 3000이 첫 경험입니다.  1800 청색이나 구형 청색을 제가 만져보았으면 좋았을텐데, 기회도 돈(?)도 없습니다.

      체리 3000 넌클릭, 백색축은 웬만하면 보유할려고 했지만, 도저히 밋밋한 그 느낌으로 애정이 식어가고 있었는데, 결국 벌금
      납부의 첫번째 희생자 아닌 희생품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과연 체리 클릭 버전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구입을 했습니다.  약 2주동안 사용을 했지만, 특유의 째각째각하는
      촐랑거림이 싫어 봉인을 했지요.

      어느날 의자왕 흉내낸다고, 다시 풀어서 사용해보니깐 그 째각째각거림이 촐랑거림에서 경쾌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점
      때문에 희생품이 안되었습니다.

   2) 청색 3000카이저 (지금 사용)
      지금 약 네시간 이상 사용기 작성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며칠 사용한 다음에 사용기를 쓸라고 했는데, 보라카이님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지금 쓰게 되었습니다.

      현재로써는 철판 보강에 가장 완벽한 상태가 청색 3000이기도 합니다.  또한 많이 갖고 계시는 모델이기도 하고요.

      첫 느낌은 다음과 같습니다.

      확실한 째각째각거림입니다.  3000 버전은 키 마다 소리가 약간씩 틀렸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어는 키는 째각, 다른
      키는 찌각.  주로 기판 가운데 키들은 째각, 외곽 지역의 키들이 찌각했던 것 같습니다.  즉 100% 완벽한 째각째각이 아니라
      째각찌각인 Noise아닌 Noise가 있었습니다.

      카이저 버전은 모든 키가 고르게 째각째각하는 것입니다. 알프스 클릭 스위치를 사용한 켄싱톤 스튜디오는 키캡이 너무
      가벼워서 그런지, 영 아니올시다 해서 이렇다 할 클릭 스위치의 키보드가 없었는데, 청색 3000 카이저는 확실한 클릭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점을 느끼고, 며칠 사용후에 사용기를 올려야지 했는데, 마침 보라카이님한테 온 쪽지를 보았습니다. 클릭음이
      더 단단해져 마치 구형 청색축을 느끼는 것 같다는...

      여러분! 보라카이님이 느낀 점을 저도 느낀 것입니다. 룰룰랄랄, 바로 사용기 작성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이어서 온
      보라카이님의 압력과 협박에 못이겨서...

      이외에 키의 흔들림이 없어졌습니다.  이에 대한 잇점은 갈색 카이저에서 언급하였습니다.  그러나, 클릭 특유의 구조라서 그런지
      바닥 치는 맛은 크게 느끼질 못하겠습니다.

4. 결론
   1) 세가지 버전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흑색 3000 카이저를 주력으로 사용해볼까 합니다.  웬지 세가지 중에서 가장 마음을
      끄는 것이, 흑색축 특유의 리니어 액션을 제가 좋아하나 봅니다.

   2) 또한, 키보드는 원래 자산으로 궁하면 바로 현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세가지 버전은 두고 두고 소장할 계획입니다.

   3) 갈때까지 가 보자는 심정으로 백색 3000을 다시 구해서, 보라카이님한테 카이저로 만들어 달라고 졸라 볼까 고민 중입니다. ^.^

   4) 철판보강 플러스 보라카이님의 튜닝 신공이 깃들인 카이저 버전은,
      첫째, 체리 스위치 고유의 특성이 더 강화 되었다.
      둘째, 키의 흔들림이 적어 자신있게 두둘길 수 있다.
      셋째, 특히 갈색축 버전은 바닥 치기 맛이 일품이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현재 저한테 3000과 3000카이저 버전을 실제 들어보지 않고 키감으로만 구별하라고 하면,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일반 버전과 카이저 버전은 확실히 구별히 되며 실제 키감과 편안함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공구 신청한 분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카이저에 대한 환상이 있다면 버리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튜닝을 잘한다 해도 아반테의 승차감이 쏘나타를 넘을 수 없듯이 아무리 카이저 버전이라고 해도,상급의 모델을 넘을 수는 없을 것 입니다.

3000의 상위 모델이 없기 때문에, 잘못된 비유일 줄은 모르나 철판보강된 카이저 버전이 현재 여러분들이 느끼는 갈증과 아쉬움을 모두 해소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처음부터 체리가 카이저 버전으로 만들 수 있었으나, 원가 절감등의 이유로 일반 버전으로 만든 것을 본래의 카이저 버전으로 향상시킬 뿐입니다.  

3000은 3000이되, 진정한 3000이 되는 것이죠.  원래는 마징카이저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좀 떨어지는 마징가를 만든 것과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PS: 1, 좀 급하게 쓰다 보니, 오타가 좀 있습니다. 검증을 해야 하는데, 제가 감기 기운이 좀 있어서 그냥 넘어 갑니다.

    2.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웬 찬물이냐고 돌 던지시지 마세요.  저의 글이 뽐뿌질이 되어, 보라카이님이 스토커한테 시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시달림에 지쳐서 하산하시면 어떡합니까?  그러면, 저 추방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