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만하다 올려봅니다. 이것도 뭐 키보드니까요 -_-

취미로 큐베이스나 리즌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음악만들고 뭐 이러는데 얼마전에 한 10년쯤 쓴 미디용 건반이 망가졌습니다. 마우스로는 박자 감각 같은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피아노를 칠줄 아는가 여부와 관계없이 미디쪽을 하려면 이래 저래 건반이 좀 필요합니다. 피아노를 잘 치시는분들이야 키보드매니아분들이 키보드의 모든 부속물들에 민감하시듯 건반의 재질, 타격감, 세밀함의 정도 등등에 매우 민감하지만 저같이 간편한 입력도구로만 여기는 사람에겐 여튼 건반만 있으면 됩니다. 어떻게 좀 값싸게 안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런게 출시되었길래 구입하게됐습니다. 키보드 왼쪽 위에 있는 피치휠이 있는 건반이 신품으로 10만원 아래로는 거의 없는데 그게 있다는 점이 구입의 큰 동기중에 하나입니다.

우선 건반을 말하자면 생긴건 초등학교때 입으로 후후 불면서 두드리던 (이름을 잊어먹었는데) 장난감보다 약간 나은 수준인데 생각보다 기능이 괜찮습니다. 우선 말씀드린 피치휠 (음을 입력한 상태로 한두음정도 위아래로 왔다갔다하게 해주는 기능입니다)도 있고, 두드리는 강도에 따라 소리크기가 입력되기도 하고 여튼 괜찮습니다. 생각보다 둔감해서 매우매우 세게 두드려야된다는게 조금 안좋습니다만 그건 조절할 수 있으니까 극복가능입니다.

그리고 키보드. 이거 완전 쓰레기입니다. -_- 키감같은걸 그닥 기대할 만한 수준의 물건이 아니긴하지만 좀 너무했습니다. 그간 세진 키보드의 이색사출 키캡을 보면서 (주로 사용하던게 SKR-1032였습니다) 일종의 경외감 - 별것도 아닌걸 참 열심히도 만들었구나 하는 - 같은걸 느끼고 있고, 기계식 예전에 세진 키보드밖에 안써봤지만 그래도 키보드에 나름 관심이 좀 쏟는 편이긴한데 정말 열심히도 못만들었군요. 비닐같은 키캡에 (빼서 눌러보면 막 흐늘흐늘거립니다 ㅠㅠ) 제이씨현에서 프린트한 한글도 삐툴삐툴이고(글자 굵기가 다들 틀려요), 결정적으로 이 덜그럭거리는 키를 꽤 깊게, 그것도 힘차게 눌러야 제대로 타자가 됩니다. 멤브레인 비닐이 꽤 깊숙히 있군요.

원래 가지고 있던 키보드를 컴에 연결해 두개로 쓸까 생각하고 있는데 USB 젠더 사러간다 마음만 먹고 귀찮아서 안가고 있네요. 마땅히 놓을 자리가 없기도하고. 맘속 깊은곳에서 미니 키보드를 사는게 어때.. 체리가 좋데.. 라는 생각이 꾸물꾸물 움직이는거 같아 좀 걱정입니다. 여튼 키보드는 형편없지만 건반이 생각보다 만족스럽다는게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