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에 구입한 486 컴퓨터에 딸려온 아론 KB-A103S (마벨) 키보드를 간단히 소개합니다.

 

이 키보드를 처음 접했을 때는 이게 기계식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다른 키보드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이후, 2000년~? 부터 약 5년간 기계식 키보드에 푹 빠졌었습니다.

그간 수많은 키보드를 접해본 것은 아니지만 중고거래 하는 짧은 시간이나마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2005년 세벌식을 도전하게 되고, 어느 순간 키보드에 흥미를 잃어버렸습니다.

흥미를 잃어버리긴 했어도 기계식 키보드는 사용했습니다만 그것도 잠시. 2~3년 전부터는

삼성 멤브레인 키보드 (SDM-8100P)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_-;

 

그러나 최근에 지인의 영향으로 키보드매니아에 다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KBDMania가 생긴 이후로 키보드에 관심있는 유저층들이 하나하나 늘고 있다는건 알고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정말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정도의 유저층도 늘고, 양질의 정보도 많이 늘었네요.

나름 올드 눈팅족이었지만 지금은 완전 초보가 된것 같아서 많은 분들의 글을 읽어가며 배우고 있습니다.

 

다시 키보드 취미를 시작한다면 어떤 키보드가 좋을지 생각해 보니

가장 그리운 것은 체리 청축,  IBM 5576-002 이렇게 둘이네요.

그러나 집에는 그럴싸한 키보드가 아론 103S, 진풍 접이식 키보드 정도 밖에 없어서 오랜만에

가장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아론 103S를 한번 꺼내 보았습니다.

DSC05215.jpg

오오 ㅠㅠ 예전엔 이런 색이 아니었는데. 키보드는 대충 보관하면 금방 이렇게 썬텐이 되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창고의 컴퓨터 부품 박스 가장 위에 보관했는데 최소한 비닐이나 랩으로 돌돌 말아 놓을 껄 그랬습니다.

이것도 그나마 대충 닦은 것이긴 한데 나중에 본격적인 청소를 해봐야겠습니다.

 

잘 작동이 될까? 안될 이유는 없지 않을까? 하면서 PC에 물려봤습니다.

일단 인식, 키 입력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키를 하나 하나 눌러보았습니다. I키가 먹통이네요. 눌리질 않습니다.

I키를 강하게 타격을 해 보니 가끔 I키가 눌립니다.

그래서 키캡을 분해 해 본 뒤에 강한 힘으로 I키를 꾹~! 눌러보았습니다.

오케이. 일단 완전히 죽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키캡을 조립하고 마구마구 강하게 타격을 해 보니 부활했네요.

저는 간헐적으로 키가 두번 눌리는 것 보다는 그나마 이게 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습니다.

 

키감은 예전의 기억과 같았습니다. 가볍고 부드럽고, 마치 마우스를 클릭하는 듯한 클릭음도 잘 내 줍니다.

이쪽 계열 키보드는 IBM로고가 달린 일명 마벨키보드를 포함해 4개를 사용 해 본 기억이 있는데

오래된 키보드라 모두 키감이 약간씩 달랐습니다. 관리가 안된 마벨키보드의 딱딱하고 덜덜거리는

이상한 키감도 좋았던 기억이 있지만, 오래 사용하기에는 이놈이 가장 만만하고 편했다는 기억도 있습니다.

그 기억 그대로 키감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취향의 차이도 있긴 하겠지만 체리의 클릭계열이 신나는 느낌이면 이놈은 비교적 무뚝뚝한 느낌.

비교적 심심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무명 멤브레인 키보드보다는 신나는 타이핑이 가능하며,

체리의 클릭 계열보다는 고속 타이핑에 적합하다는 개인적인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키보드를 취미생활로 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이 늘었다면 유튜브에도 동영상이 올라 올 것 같은데?

하는 마음으로 검색해 보니 역시나. 우리나라 분들이 매우 많네요.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만져보는게 최고겠지만 사정상 동영상 하나 링크하고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