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칭은 생략합니다..^^


컴퓨터 사용 인구가 늘어나면서 좋은 마우스를 쓰는 사람들은 많아졌으나, 의외로 가장 중요한 입력 도구인 키보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다. 아마 윈도우즈라는 플렛폼이 키보드보단 마우스를 주로 사용하게 만드는 운영 체제가 하는 생각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온라인 상에서 게시물을 자주 작성, 프로그래밍을 하거나 원고 작업을 할 일이 많은 사람들에겐 생각 밖으로 키보드의 타이핑 感의 차이라는 소소한 부분이 전체적인 작업의 능률을 좌우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그런것을 감안한다면 키보드는 싸구려를 써도 된다. 라는 식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또 본인처럼 의외로 게시판에 이런 저런 내용의 게시물을 자주 남기는 경우에도 타이핑의 감에 따라서 그날 게시물의 성격이 아주 판예하게 틀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덕분에 이번에 쓰는 '의외의 뽐뿌기'에선 한때 이름 날리던, 키보드의 대명사 IBM Model M의 판박이, Unicomp Customizer 105 key의 사용기를 써보고자 한다. 타이핑 하는 것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강렬한 뽐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녀석의 스펙은 다음과 같다.



제작사 :: 유니콤프
제품명 :: Customizer 104//105 (Korean layout)
제품가격 :: 79$
인터페이스 :: PS/2
크기 :: 492 x 210 x 45 (mm)
무게 :: 2.3 kg
키 개수 :: 105키
키 스위치 :: 멤브레인 스위치
키 작동기 :: 버클링 스프링
키캡 모양 :: 원통형(Cylindrical)
자판 인쇄 :: 승화인쇄
측면배열 :: 스텝 스컬쳐 1


스펙상에 보면 별 희한한 말들이 다 보인다. 멤브레인 스위치는 뭐며, 버클링 스프링은 또 뭐고, 키캡 모양은 또 뭐며, 측면 배열은 또 뭔가 -_- 라는.. 식의 말. 모르면 뽐뿌가 안되지만, 알면 뽐뿌가 되기에, 그것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는 링크를 걸고자 한다. [본인이 설명해봐야 별로 큰 효과가 없기에 -_-;;]

멤브레인 스위치에 대한 링크 -> http://www.kbdmania.net/board/zboard.php?id=column&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2

키캡 모양, 측면 배열에 대한 설명이 있는 링크 -> http://www.kbdmania.net/board/zboard.php?id=column&no=18



이 녀석을 구입하게 된 동기는 본인의 홈페이지에 자주 들러주시는 분 중 한분이신 fzud 님의 결정적 순간에 시작되는 강렬하고 아름다운 뽐뿌에 의해서 실현되었다. 안 그래도 DOS 시절의 느낌을 얻고자 기계식 키보드를 하나 장만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fzud님의 뽐뿌가 들어온 것이었다. 원래는 아론의 기계식 키보드를 하나 장만할까.. 하고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Keyboard Mania [ http://www.kbdmania.net ] 의 DJ.HAN님께서 작성하신 리뷰를 읽고 바로 이거다 -_- 라는 생각과 함께 충동 구매한 녀석이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본인이 처음 접한 키보드가 IBM의 기계식 키보드 였었기에, 과거에 대한 약간의 향수도 없잖아 작용한 것 같다. [뭐, 지금 old IBM의 M 모델을 ebay 같은데서 구입하고자 하면 못할 것도 없지만 신품이 아닌 것과 신품의 차이점은 크다고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면, 옛날에 많이 쓰던 시끄러운 키보드로 아는 경우가 많다. 뭐, 공공 장소에선 쓰기 힘든 물건 중 하나로 꼽히는 물건인 기계식 키보드이지만, 본인의 경우에는 집에서 사용할 용도로 구입한 것이기에, 별로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구입하는 곳이 외국[미국] 사이트인지라, 독해만 강하고 작문에 약한 본인으로선 말도 안되는 콩글리쉬로 막 횡설수설 적어서 오더를 넣었다. 이 녀석 같은 경우에는 몇몇 나라의 버전으로 레이아웃 선택이 가능한데, Non - English User들도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도록 한 것 같다. 선택이 가능한 언어는 다음과 같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라틴 아메리칸, UK-english, 기타(others-call) [한국어, 일본어 등등.]

주문할 때, Layout 선택을 Others-call로 선택하고 English//Korean 으로 해달라고 추신을 달아놨더니 한국어 버전의 키보드가 배송되어 왔다. 도착한 키보드를 보니깐, 왠지 90년대 초반의 키보드를 보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_- 음.

포장은 약 10만원정도 하는 키보드 답지 않게 꽤 저렴해 보이는 갈색 박스에 넣어져서 왔다. 다만, 내부의 완충용 스티로폼을 보면 배송에 있어서 문제는 없어 보인다. 가끔 외국에 물건을 주문하는 경우에, 그것이 파손되어서 오면 정말 골때리는 일인지라.. 포장도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포장 박스의 모습, Fedex로 배송 주문을 해서 -_- 우송료가 ... 무려 40불이나 들어버렸다. 흑.


이전에 사용하던 삼성 로고를 달고 있던 만원짜리 키보드와 박스의 크기 비교..


박스 내부에는 별 다른 건 없었다. 뭐, 완충용 스티로폼과, 설명서를 가장한 별 내용 없는 보증서 한부.. 그리고 정말 -_- 허름하게 포장되어 있는 키보드. 이게 끝이었다. 하지만 감동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약 10년전의 IBM 키보드를 보는 듯한 느낌이 절로 들었던 것이다. T..T



메뉴얼을 가장한 보증서 ;;


박스에서 키보드를 꺼낸 순간 키보드의 육중한(-_-) 무게가, '아아 이것이 정통 기계식 키보드구나 ~ -_-' 라는 생각에 힘을 실어줬다. 정신 없이 전후좌우를 살펴본 후.. 감탄의 눈물을 흘렸다. T..T 이전에 쓰던 키보드는 싼 맛에 샀다가, 용산 가기 귀찮아서 안 바꾸고 그냥 쓰던.. 삼성제 번들 키보드였었는데, [삼성 키보드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이 키보드로 본인은 5년정도를 잘 사용을 해왔다.] 비교를 해보니.. 오옷 -_-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날 줄이야 ; [이사오면서 버린 IBM M 키보드가.. 다시금 -_- 기억나던 순간이었다.]


이전에 사용하던 키보드와의 비교. 크기가 확실히 크다.



자판을 살펴보면 한글 버전의 느낌이 탁 ~ 든다. 보이다시피, 한/영 전환 키도 있고, 한자라고 표시된 녀석도 있다. 즉, 한글 레이아웃의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뭐, 영문판을 사서 써도 별 문제는 없지만. 본인만 쓰는 키보드가 아닌지라 [나이 드신 아버지, 어머니께서 가끔 컴퓨터를 만진다.] 있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주문했는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Model M과의 차이점은 역시 Unicomp라고 써져있는, Led 창 쪽에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 뭐, Ibm 로고와, led 부분만 조금 수정하면 옛날에 사용하던 Model M이랑 동일하지만.. 음 -ㅅ-;; 여하튼 써져 있는 Unicomp라는 로고도 나름의 멋을 풍기는데 일조한다고 생각된다.



이 녀석의 가격이 왜 이렇게 비쌀까..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었는데, 나름대로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라는 결론을 내린게, 뒷판의 라벨을 보고 난 직후였다. 인건비 비싼 티를 내는, Made in the USA . 뭐 경기도 어려운 마당에, 미국 물건 쓰네? 라고 반응할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물건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구입한다. 라는 나름의 신념에 힘입어 이 녀석을 관찰해보니....  밑에 보면 더 당혹스러운 Model M 이라는 표시가 양각으로 존재하고 있다. [뭐 Unicomp에 Ibm Keyboard 제조 하는 곳이 팔려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지만..] IBM Model M 아니랄까봐 아주 주변에 M 이라고 나타내는 도배를 하고 있다. 옆에는 제조 일자가 표시되어 있다.

즉, 본인이 오더를 넣은 날짜는 2003년 10월 19일, 도착한 날짜는 2003년 10월 28일, 제조한 날짜는 2003년 10월 23일... 뭐, 미국에서 우리나라까지 5일 정도의 배송 시간이 걸린 것을 감안한다면.. 제조가 오래 걸리진 않았다고 여겨진다. [ 주문하고 나서 3일 정도는 결제 방법과 어떤 식으로 배송할 것인가에 대한 조율 때문에 제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









위의 사진들처럼 마무리와 부품들의 퀄러티는 시중에 판매되는 어느 키보드보다도 좋다고 여겨진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던, 아론의 기계식 키보드에 비해선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론의 블랙 키보드에 뽐뿌를 엄청나게 받았었다. -_-] 신품으로 나오는 M 이라는 결론에 힘입어.. 괜찮다고 느껴지는 바이다. 참고로 주문시에 Ps2와 AT를 고르는 부분이 있는데, 현행의 컴퓨터에는 대부분이 PS/2 이므로, AT로 골라서 망하는... 그런 경우는 없길 바란다. ;)

가장 중요한 타자감, 이것은 직접 쳐봐야 알 수 있는데, 간단하게 비유를 하자면, 손가락 끝이 쾌락을 느끼고 있다고 말해줄 정도로 타자감이 좋다. 손이 적당히 키를 누르는 힘과, 그리고 키가 적당히 반발력을 가져서 반발하는 힘... 이 두가지가 적절하게 조화되어서 손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다. 뭐랄까나, 손가락 끝에서 퍼져 나오는 나름대로의 선율이랄까나?



위의 Mp3 파일은, 본인이 이 사용기를 쓰면서 직접 타자를 친 것을 녹음한 것이다. 소리가 상당히 경쾌하게 들리지 않는가? [녹음 -> 아이리버로 대충 했음 -_- ] 물론, 공공장소에서 계속 치는 소리를 듣는다면 '-_- 졸라 시끄럽네 색꺄 ! 제발 키보드 좀 바꿔라 -_- ' 라는 폭언-_-을 들을 수도 있지만...... 그 나름대로의 타자감을 생각한다면.. 기계식 키보드는 참으로, 멋진 도구라고 생각된다.

키보드는 아무거나 써도 상관 없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키보드도 모니터, 마우스 못지않게 컴퓨터에서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된다. [내가 아는 프로그래머들은 대부분 좋은 키보드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즉 타이핑을 많이 하는 사람들일수록 키보드를 좋은 것을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더군다나 본인 같이 인터넷 게시판에서 게시물을 많이 남기는 사람으로선....... 더 없이 중요한 도구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이 녀석의 장점 단점을 간추린다면,

장점 :: 타이핑 감이 최고다.
          옛날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기계식 키보드의 왕좌에 있던 녀석을 다시 소유할 수 있다는 것.

단점 :: 졸라 비싸다 -_- (79불, 1200 X (80 + 운송료) [Fedex 같은 경우에는 40불.. 정도 -_-] -> 약 10~15 만원 돈이다.)
          한국에서 직접 살 수 있는 곳이 없다. [무조건 인터넷 주문을 해야한다. 라는 것..]
          주변에서 시끄럽다..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는 것.



결론은 이정도로 짓고 괜찮은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작업하면서 타이핑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다.

http://www.loie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