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macally.com/spec/usb/input_device/iballpro.html오랜만에 사용기를 올리는군요. ^^
저도 키보드 사용기 함 써보고 싶은데 어째 마우스 계열 사용기만 올리게 되는군요. 쩝 ... 암튼 최근 어찌어찌하여 맥컬리 아이볼프로(Macally iBallPro)라는 트랙볼을 얻어 쓰게 됐습니다. 별로 사전 정보 없이 얻게 된 건데 ... 막상 받아보니 켄싱턴 Expert 트랙볼 마우스 못지 않은 큼지막한 볼(일명 당구공)이 달려 있는 제품이더군요.
일전에 공구했던 켄싱턴 Expert 트랙볼 마우스를 저지르지 못한 소심증에 한탄을 하고 있던 차, "옳다쿠나" 싶어 냉큼 PC에 연결해 보았습니다.

디자인? 다소 심심한 아쿠아풍

맥컬리는 아시다시피 맥용 주변기기 제조사로 이름 난 곳입니다. 소위 명품을 만들진 않지만 제법 특화되면서도 괜찮은 입출력기기 제품을 내놓는 곳이죠. 특히 디자인 면에서 기존 윈도용 마우스 등과 차별이 됩니다. 아이볼프로 역시 옅은 초록빛깔을 지난 투명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어 보기에 따라 제법 괜찮은 듯한 인상을 풍깁니다. 물론 유행에 좀 뒤쳐지긴 했죠. 좋게 말하면 심플하고 나쁘게 말하면 심심합니다. 사진빨은 제법 잘 받는군요. ^^

기능? 별거 없음

큼지막한 볼 하나와 투 버튼이 기능의 전부입니다. 스크롤 휠 하나 달려 있을 법한데 아쉽군요. 맥컬리 웹 사이트(http://www.macally.com) 를 뒤져보니 제품 소개가 되어 있긴 합니다만, 생산 시점은 꽤 된 제품인것 같습니다. 버튼의 위치나 클릭감은 꽤 우수한 편입니다. '딸각'거리는 소리하며 감촉이 제법 좋네요. 볼 역시 큼지막해서 트랙볼을 처음 쓰는 사용자라 할지라도 하루 이틀 정도 쓰다보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픽 작업이나 게임을 많이 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컴퓨팅 작업과 웹서핑 용으로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볼? 크긴 크다. 그러나...

아이볼프로의 가장 큰 장점이 큼지막한 볼입니다. 볼도 투명한 아쿠아 빛깔입니다. 켄싱턴 Expert 트랙볼 마우스의 그것과 대동소이할 듯 싶습니다. 주변에 포켓볼 당구공이 없어서 바꿔 끼어보진 못했습니다. ^^ 볼이 큰 탓에 포인팅 영역이 넓습니다. 화면을 가로질러 갈 때 열심히 볼을 굴리지 않아도 쉽게 원하는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표지점 근처까지는 빠르게 갈 수 있어도 정확히 목표지점을 클릭하기 위한 미세 조정이 까다롭더군요. 왜 그럴까? 하고 볼을 빼 봤더니 ... 베이링이 없더군요. 그냥 볼이 가로 세로 휠 축에 직접 연결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마찰계수가 큰 탓인지 부드럽고 정확한 포인팅이 힘든 편입니다. 아마 숙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겠지만 켄싱턴 Expert 트랙볼 마우스와 같은 최고급 트랙볼과의 차이점이 아닐까 싶군요.

드라이버 소프트웨어? 허접 ...

혹시나 해서 맥컬리 사이트에서 윈도용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았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감도 향상이나 휠 버튼 적용 기능은 없더군요. 단지 볼의 속도와 투 버튼의 설정을 몇가지 다른 기능으로 바꿀 수 있는 기능만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베타 버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단순한 드라이버 소프트웨어였습니다.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통해 훨 버튼만이라도 지원했으면 ...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맥용 드라이버는 이보다 나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쓰던 맥을 모두 처분해 버려서 ... 확인할 길이 없군요.

가격?

맥컬리 사이트 상에서 29달러 짜리 제품입니다. 환율과 부가세를 감안하면 대충 4만원대 제품이 아닐까 짐작됩니다만, 국내 시판하는 곳은 전무한 것 같습니다. 원래 맥 시장을 노리고 만들어진 제품인 만큼 혹 매킨토시 매장 한 구석에 먼지를 머금은 채 외롭게 전시되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명품이 되지 못한 잡품!

국내 시판 중인 3~6만원대 트랙볼 마우스를 몇 종류 써봤습니다만, 일단 볼 크기면에서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트랙볼의 가장 큰 덕목(?)은 볼의 크기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이볼프로는 괜찮은 제품입니다. 이만한 가격대에 큼지막한 볼을 지니고 있는 트랙볼이 드물기 때문이죠. 여기에 베어링을 삽입해 감도를 보다 향상시키고 스크롤 휠 기능만 집어 넣는다면 대충 명품 반열에 올릴 수도 있는 제품이라 판단됩니다. 그러나 그 두 가지 기능이 없으므로 해서 결국 잡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결론은 ... "켄싱턴 Expert가 달리 비싼 게 아니구나"라는 ...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더라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