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문턱에서 아침에 내린 소나기로 가을이 또 한걸음 다가왔습니다.
모두 즐겁게 휴일 보내시고 계신가요?^^

키보드딩에 입문한지 어언1년,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어 가며 이것 저것 쳐보던 어느날.
드디어 임자를 만났습니다.
다름아닌 구형 백축 G80-3000
이색 사출키캡을 적용한 그 완성도로 인해 보기만 해도 흐믓해지는 그런 키보드 였습니다.
신형 백축을 사용해본후 그 맴브레인 같은 물컹함과 키압으로 선입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구형백축의 경우 윈도우키가 없다는 장점과  이색 사출키캡이므로 이놈을 갈축으로 개조 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키보드를 받고 쳐본 순간 신형 백축과는 다른 먼가가 있다는것을 알고,
일단은 하루정도 사용해 보았습니다.

리얼포스101과 체리 청축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던 저로서는 그 키압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손가락에 전해 오던 키압의 압박.
그래서 청축 스프링과 백축 스프링을 바꿔서 이식하고 눌러 보니 묘한 키감을 선물하는것이 아닌가..
야근을 핑계로 회사에 남아서 모든키의 스프링을 스왑해 버렸습니다.
느낌은 한마디로 하자면 구분감이 강한 갈축정도의 느낌입니다.

며칠 사용하면서 느낀점은 중앙부분의 키들을 누를때와 가장자리에 위치한 키들의 키감이 다른걸 알았습니다.
중앙 부분이 세게 누르면 기판이 따라서 눌려지기 때문에 울렁울렁하더군요.
때마침 또각또각님의 보강판 2차 공구진행 소식에 야호를 외치며 신형과 구형 3000을 주문했습니다.
보강판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준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차여차 이차 저차해서 청축스프링의 백축은 개조 의뢰를 하고, 남아 있는 백축 스프링의 청축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백축 스프링은 내게 너무 무거운 당신이라며 외면 하고 있었는데.
며칠 써보면서 느낀 점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키압을 떠나서 일단 클릭 소리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blue_slider2.JPG


일반적으로 짤깍 이라고 한다면 이건 너무 순간적이라 시간을 늘려 보겠습니다.
짜알까악---쯔아알까아악
이걸 마이크로 녹음해서 크게 들으면 쯔아알까아악힝~ 하고 들립니다.
힝 하면서 들리는 공명음이 약간 줄어 든거 같고,전체적으로도 공명음이 사라지고
어택 부분인 "쯔아"가 더욱 두터워지고 단단한 소리로 들립니다.
이부분은 새파란님도 공감하시는 부분으로 역시 매니아의 귀는 못 속인다에 한표!
blue_slider.JPG

단단한 소리(아주 미세한 변화입니다만)에 무거워진 키압.
2일째 부터 적응이 되기 시작해서 타이핑의 묘한 맛을 느낍니다.
소리가 작아진 M2의 느낌 같기도 하구요.
3일만에 그 느낌에 중독 되었지만 분양하기로 약속이 되 있어서 다음을 기약하며 안녕~

보강 작업한 백축이 오기까지 일이 손에 안잡히더군요.
표준배열의 기계식은 더이상 갖고 있지 않아 저가격 맴브레인으로 일한다는건 온갖 스트레스를
유발 하더군요.내키보드님이 방출하신 치코니키보드가 며칠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보강판 작업한 백축 도착
헤어진 애인 만난 심정으로 꾸욱 한번 눌러주니 이건이건..
철판댄 갈축보다 좋으면 어쩌라는 겁니까?
철판 이색사출의 갈축과 비교해서 심심한맛이 피서간 상황이었습니다.
스테빌라이져 개조도 저는 키감향상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자릴 빌어 또각또각님께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사진앨범에 사진올리고 들떠서 며칠보내다 어제 주문했던 MX8200이 도착했습니다.
구형 백축이 적용된 키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놈이지요.
스프링개조된 백축에 이미 적응이 된건지는 몰라도 이놈은 처음 눌러보자 마자
좋은것이 아닙니까?
나두 결국은 막손이란 말인가?
이상하게도 치면 칠수록 빠져 듭니다.
스프링개조 백축을 치면서 타이핑 습관이 약간 바뀌었습니다.
어루 만지둣 살살 치는게 습관이 들었는데..
백축은 키압이 높아도 살살치면 입력이 잘됩니다.
백축..그 신비한 키감에 완전히 매료가 되가고 있습니다.

며칠후면 이베이에서 주문한 1800 구형 백축이 또 옵니다.
원래는 1800도 써보고 사용기 올리려고 했는데..
어젯밤 한회원분이 개조를 고민하면서 보내신 장문의쪽지(그렇게 긴쪽지는 처음 받았습니다^^)
로 인해 서둘러 사용기를 써 보았습니다.

이 얘기 저 얘기 두서 없이 써 내려왔는데요.
정리 하자면.
1. 백축이 무겁다. 갈축이 심심하다. 일상이 심심하다고 느끼시는분
제안: 백축의 스프링을 갈축이나 청축의 스프링으로 바꿔서 이식해 보세요.

2. 청축이 너무 심심하다 .
제안: 청축의 스프링을 백축이나 흑축의 스프링으로 바꿔보아요.

아직은 잘 모르는것이 많기에 9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