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B TECHNOLOGIES INS.는 주로 oem으로 베어링, 모터, 쿨링팬, 자동화시설 등을 제작하는 회사로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기계식, 멤브레인 키보드를 생산하고 있는 회사이며, 특히 기계식의 경우, 체리의 MX, ML, 알프스, IBM 버클링 스위치에 비견되는 고유의 스위치를 사용한 독특한 키감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또한 모델의 종류도 다양하고, 관련 정보도 접하기 어려운 레어 품목이라, 마니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키보드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NMB 기계식 키보드는 멤브레인, 리니어 방식도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무엇보다도 마치 작은 새들이 합창하는 듯한 특유의 사운드를 창출하는 클릭 키보드로 유명합니다.  

NMB 고유의 속삭이는 작고 섬세한 클릭 음은 기계식 키보드를 많이 접하지 못한 일반 사용자를 첫눈에 사로잡을 만큼 매혹적이며, 개인적으로는 IBM 5150, Apple 2gs와 함께 가장 귀를 즐겁게 해주는 소리를 들려주는 키보드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키보드 매니아 사이트에 알려진 NMB 클릭 키보드는 같은 외형의 RT101+, RT8255C+, RT8251C+, 8256CW+등의 8200대 키보드, 동일한 스위치에 101+키 스위치를 사용하지만, 컴팩트한 사이즈의 RT8755C+, RT8756등의 8700대 키보드, Split Spacebar를 사용한 RT8255CW+등이 있으며, 모델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상당히 많은 모델이 존재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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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녹색의 기판이 RT101+, 아래의 황색 기판이 RT8255C+

1. 외형

RT8255C+와 RT101+의 외형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일치합니다.  유일한 차이점은 Pause키의 인쇄상태인데,  키캡 위에 Pause와 Break가 인쇄된 8255C+와는 달리 RT101+의 Pause키는 키캡의 정 측면에 Break가 인쇄되어있습니다.  또한 101+은 꼬인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으며, 8255C+는 직선 케이블입니다.  

키보드의 전체 크기는 일반 키보드에 비하여 큰 편인데, 확장1과 비교할 때 가로의 길이는 같지만, 세로의 길이는 더 2.5 Cmm정도 더 긴 편이며, 두께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얇은 편입니다.  무게는 내장된 철판 때문에 가볍지 않고 적당한 수준이며, 제니스나 확장1, 옴니키처럼 바디 프레임의 재질이 고급스럽진 않지만, 상당히 튼튼하게 만들어진 모양새입니다.  

특이한 클릭 음에 비하면 너무나 평범하고 소박한 디자인이지만, 오래 지켜보면 나름대로 멋 부리지 않은 단아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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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se키의 다른 인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레이아웃, 키 스위치, 키캡

평범한 101키 레이아웃의 NMB 키 배열은 스텝 스컬쳐 2(직선의 기판위에 각 단마다 높이, 각도를 다르게 만든 키캡을 적용) 방식인데, 특히 하단의 키 캡이 상당히 높이 올라와 있으며, ‘ㄱ’자 엔터키와 작은 백스페이스 바는 사용자에 따라 불편한 레이아웃일 수 있습니다.  
키 스위치는 체리, 알프스와는 달리 슬라이더와 상부하우징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알프스 코일 스프링의 두 배 정도로 긴 스프링을 상부 하우징이 감싼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스위치 접접부가 앞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특이한 형태 때문에, 스위치의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구조상 키캡의 흔들림을 전혀 느낄 수 없어서 단단하고 단정한 느낌을 전달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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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ri님의 사용기 <NMB technologies inc RT8255C+ 사용기>에서 인용한 사진, 상부하우징을 열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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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과 검정색 상부하우징

NMB 클릭의 키캡은 투톤 칼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당한 경질의 재질일 뿐만 아니라, 두께도 두꺼운 편이며, 승화 인쇄된 문자도 깔끔합니다.  

경질의 키캡과 흔들림을 느낄 수 없는 스위치의 구조 때문에, 손끝에는 부드러움보다는 단단한 촉감이 전달됩니다.  

101+의 키캡 보다 8255C+의 키캡이 더 조금 더 두꺼우며, 키캡의 내부 모서리의 처리도 차이를 보입니다.  코일 스프링도 101+가 약간 더 부드러운 탄성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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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이 8255C+의 키캡과 코일 스프링, 오른편이 101+

3. 키감

이 전에 어떤 분이 NMB 클릭의 키감을 한마디로 ‘절제된 모델 M'으로 표현한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단단한 스위치와 키압을 생각하면 공감이 가긴 하지만, 다가오는 느낌은 버클링 스위치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스위치를 누르면, 스트로크의 중간 지점에서 작은 클릭 음이 들리며 입력의 구분감이 전달됩니다.  NMB 클릭의 매력은 바닥을 치는 끊어 치는 타법보다는 스위치를 반 정도만 누르는 가벼운 고속 타법 시에 들려오는 재잘거리는 특유의 클릭 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이트에서 보라카이님이 클릭 음을 창출하는 흰색 구조물을 제거하여 리니어로 개조하면, 상당한 키 감을 체험할 수 있다는 글을 읽고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소리에 민감한 저는 큰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스위치의 뒷면에 보이는 흰색 구조물은 마치 알프스 Caps Lock키에 사용된 구조물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핀셋으로 쉽게  빼고 끼울 수 있습니다.

8255C+는 신동품이었고, 101+는 사용한 흔적이 남아있는 A급이어서, 정확한 비교는 어려웠지만, 101+가 확실히 부드러운 키감을 보여 주었으며, 클릭음도 작고, 섬세한 편이었습니다.  8255C+의 경우, 클릭 음 이외에 서걱거림이 느껴지는데, 신품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분의 견해에 따르면, 8255C+의 경우, REV로 표시된 등급에 따라 키압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관해선, 여러분의 고견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분명한 사실은 101+가 8255C+보다 더 오래된 모델이며, (101+-91년, 8255C+-93년) 부드러운 코일 스프링을 사용하여 키압이 낮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키압과 클릭음의 차이는 그다지 큰 편이 아닙니다.  저는 조금 더 부드럽고 섬세한 101+를 선호한 반면, 저와 키보드를 같이 즐기는 선배님은 8255C+가 더 NMB 클릭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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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판에 새겨진 생산연대.  왜 저렇게 어렵게 표시했을까?

4. 총평

NMB 클릭 101+와 8255C+는 그 고유의 스위치가 창출하는 특유의 클릭 음만으로 한번쯤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클릭 음이 보통의 넌클릭이나 리니어 스위치 정도로 작기 때문에 크게 공간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점도 장점입니다.  흔들림 없는 키스위치와 단단한 키캡은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듦새도 빠지지 않는 편이지만,  명기라 일컬어지는 IBM, Apple, Zenith, Omnikey 같은 빈티지 모델들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카리스마나 개성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숙면 뒤에 창문을 열고 맞이하는 따스한 아침 햇살과 산뜻하고 맑은 새들의 합창처럼...
NMB 클릭은 저에게 이러한 싱그러운 아침의 이미지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