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눈팅만 하는 유령회원입니다. ^^;
이번에 1862를 벼르고 벼르다가 질렀습니다. 그동안  81-1800 을 쓰면서, 레이아웃은 참 맘에 드는데 이걸 전설의 갈색축이라면.. 했던터라 자금을 모으느라 잠시 지체했지만 바로 질렀지요.

저도 워낙 어두운 키보드를 달갑지 않은지라 지금 1800의 베이지 옷만 입혀둔채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이 아닌가 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걱정했던 내용들 보다는 만족이 앞섭니다. 사실 스페이스바를 칠때마다 '둥둥둥' 거리는 느낌이라던지, 키보드가 열심히 달릴때의 공허함은 생각했던 것보다 좀더 있습니다만 키보드 매냐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체리의 갈색축인 만큼 쫀득쫀득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막연히 느끼게 됩니다.

1. 외관
G81-1800은 윈키없는 AT케이블의 멤브레인입니다. 그렇지만 러버타입이 아니라 판스프링이 멤브레인을 누르는 어떻게 보면 버클링같은 타입이네요. 색상은 베이지 세월의 흔적이 많이 묻은 녀석입니다.
G80-1862 다 아시는 내용이고, 레이져 각인 키캡은 정말 저렴해 보입니다. 그리고 그럴리는 없겠지만 1800의 베이지 케이스보다 키 사이로 보이는 공간이 더 넓은듯 느껴집니다. 그러다보니 가격을 생각하면 좀 속이 쓰릴만큼 저럼한 느낌도.. -.-;;;

2. 느낌
81-1800은 멤브레인 키보드 치고는 꽤나 키압이 높습니다. 제가 IBM M 도 갖고 있는데, M 보다도 오히려 하나하나 눌러볼 때는 키압이 더 높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키보드를 연결하고 뭐 좀 칠라그러면 M보다는 전체적으로 힘이 덜 들어가는 것 같은데, 생각보다 걸리는 느낌이 많네요.
80-1862는 집에서 쓰고 있는 Absolute의 Mechanical X 보다 약간 묵직한 느낌의 키압입니다. 그리고 짤깍 거리는 소리가 없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는 공간에서 확실히 부담이 적군요. ^^;
다만 맨 처음 언급했던 것처럼 (아마 철판 없이 '아주'잘 휘는 기판만 하나 달랑 있어서 그렇겠지만) 소리나 느낌에 허전함이 있습니다. 탱글거리는 느낌이 아니라 터퍽터퍽 거리는 (5%쯤 아쉽습니다.-.-) 느낌이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네요. 그리고 알프스나 버클링에 비해 스트로크가 좀 짧은가? 싶은 느낌이 약간 있습니다.

3. 총평 및 개선하고 싶은점
예전에 체리갈색축의 정보만 들을 때는 왜 철판보강까지 해야하나 싶었는데, 직접 써보니 철판보강이 '반드시'필요한 제품인 것을 알겠습니다. ^^.
그리고 81-1800과 거의 모든 부분이 호환이라서 하우징이랄까요? 케이스를 바꿔서 쓸 수 있는건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이 키보드를 계속 쓰려면 아무래도 철판보강이 되었든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든 기판의 강성을 보완할 방법을 찾는것이 좋을 듯 싶구요.
또 키캡이식을 생각해봤지만 외형으로는 전혀 다르지 않은데, 실제로 껴보니 1800의 키캡이 1862와는 약간 다른 듯 합니다. 완전히 들어가서 걸리는 느낌이 없네요.

현재 갖고 있는 키보드 중에 구형 흑색축을 사용한 터미널용 키보드가 하나 있는데, 그것의 키캡과 한번 바꿔볼까 싶습니다.

철판 보강에 준하는 작업은 지금 생각하는 것으로는 기판의 납땜면에 절연판을 댄 1mm 이내의 철판과 키캡쪽의 기판에 키스위치 넓이의 구멍이 뚫려있는 역시 1mm 정도의 철판으로 샌드위치처럼 고정하는 방법을 생각중인데 얼마나 걸릴지는 ..^^;

이상으로 제가 느낀 1862의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