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살고 있고 한국에 들어가는 후배로부터 거의 새것과 다름없는 키트로닉 키보드를 하나 넘겨받았습니다.

모델명은 KT-1000으로 되어 있고 마데인 차이나군요.

키트로닉 홈페이지에 들어 갔더니 자기 회사의 베스트셀러인 KT-800의 후속모델이라고 광고를 했더군요.

일단 전체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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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기에는 아무 컴퓨터 가게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보통 멤브레인 키보드 디잔입니다.

저도 이 사이트에서 키트로닉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 이놈을 만났다면 아마 필요없다고 버리고 가라고 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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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는 역시나 키트로닉답게 싸구려 티가 물씬 풍깁니다. 요즘 유행하는 고휘도 LED도 아니고

KEY TRONIC이라고 쓰여진 글자는 왠지 80년대 필입니다. 그런데도 정겹게 느껴지는군요.

키캡을 하나 살포시 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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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멤브레인이 보입니다. 신동품 수준이라서 그런지 거의 먼지하나 없더군요.

키캡의 모양은 원통형이고 프린트 상태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프린트가 고르지 못합니다.

어떤 놈은 까맣게 제대로 프린트 됐는데, 어떤 놈은 벌써 벗겨지고 있는 놈도 있습니다.

한 일이년 쓰다보면 프린트가 다 벗겨지게 될 것 같습니다.

좌측의 키배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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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자판은 Q, A, Z, W의 배열이 좀 다릅니다. 그래서 불문 윈도우가 깔려 있는 컴을 사용하면

다음이나 싸이에 로그인시 어려움을 겪습니다. 암호가 한글을 그냥 친건데 영타와 다르니...-_-;

또 좌측 쉬프트도 짧습니다. 덕분에 가끔 오타를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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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키는 일어자판과 마찬가지로 위아래로 길쭉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키트로닉 키보드의 특징인 듯 한데,

일반키와 가운데 방향키, 텐키사이의 간격이 꽤나 좁습니다.

헌데, 전체 키 양쪽으로 프레임은 또 공간이 많아서 키보드 전체의 크기는 다른 키보드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_-;

옆구리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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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는 아니고 그냥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군요. 나름대로 우아합니다.

이상으로 모양은 마치겠습니다.

키감은 역시 키트로닉 소리가 나올 정돕니다. 처음에 쳐봤을 때는 이게 멤브레인이 아니라

나름대로 다른 어떤 종류의 키보드인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키캡을 뽑아보고야

멤브레인이 맞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쫀득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키감입니다.

국민키보드라 불리는 삼성키보드(모델명은...), 마소의 인터넷키보드, 로지텍 Access 키보드,

여타 많은 멤브레인을 써봤는데 이렇게 좋은 키감은 첨봤습니다. 다음에 올릴 올텍키보드만 아니면

잘 유지보수해가면서 천년만년 쓸려고 했습니다.

키를 누를 때 나는 클릭음도 다른 멤브레인과는 다르군요. 바닥(이라고 해봤자 멤브레인이지만)을

치는 소리와 함께 약간의 스프링 소리가 들립니다. 덕분에 거의 기계식 논클릭과 흡사한 정도의

소음이 발생합니다. 밤에 이걸로 타이핑을 하면 자는 아기가 짜증을 내는군요. 시끄럽다고...

전체적으로 장점은 멤브레인 키보드 중에서도 최고(무접점의 리얼포스나 HHKPro를 제외하고)의

키감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이거 말고 다른 장점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이 하나로 다른

모든 결점을 커버해 준다는 생각입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여기 현지 가격으로 19유로, 약 2만5천원 정도의 가격에 팔리는군요.

단점은 불어자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키 배열이 약간 다르고, 좌측 쉬프트와 엔터의 모양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프린트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평점은 10점중 9점입니다. 낮은 가격과 최고의 키감을 가지고 있지만 자판 프린트 상태가 점수를 깍아 먹었습니다.

키트로닉 키보드가 한국에서 한글자판으로 팔리는지 모르겠군요. 혹시 팔리고 있고

기계식 키보드와 다른 타이핑감의 키보드를 찾으시는 분이 있다면 이놈을 꼭 추천하고 싶군요.

이 가격에 이 키감이라면 정말.... 만셉니다...

여기까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