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이 키보드를 사게된 계기부터 적어야 겠군요.

요 몇 달 동안 하루에 반나절을 키보드를 치다보니 어깨와 손목, 특히 어깨에 엄청난 무리가 와서 귀신이 어깨위에서 반상회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겪어오고 있었습니다.

원인 파악을 해 보니 역시 키보드를 치기위해 손목을 가지런히 앞으로 모으는 자세가 어깨를 긴장시키고, 그러한 자세로 수 시간을 있다보니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간것 같았습니다.
집에서 M$ 네츄럴을 쓸 때는 키가 좀 빡빡해도 그렇게 아픈건 몰랐는데 이건 좀 위험하다 싶어서 분리형 키보드를 찾아 돌아다니게 되었죠.

하지만 의외로 분리형 키보드는 자료조차 구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키네시스에서만 꼴랑 에볼루션 하나 있는 듯 한데(다른 것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홈페이지에 가서 가격을 보니-_-;; 이건 일반인이 감히 범접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더군요.(325불)

그래도 건강이 우선이다. 나중에 오십견이라도 오면 치료비로 이 돈의 몇 배를 쓸 지 모른다 라는 생각이 지름신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강림하신 지름신은 주위에 구매대행 정보를 알려주셨고
후배의 추천으로 모 구매대행 사이트를 방문하여 오더를 넣었습니다.


Evolution for PC with Right Touchpad -- KB430PC 1 $279.00 $27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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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402.79불(X1040=418,900원


오더했을 당시 환률은 1030원 안팎이었지만 그냥 저 가격에 픽스했습니다.

저기다 세관에서 가져가는 세금이 구매가격의 약 10%로 2만 9천 930원-_-

해서 토탈 448,830

45만원을 넘기진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제품을 받아본 느낌은

엄...가격에 비해 허술하기 그지없는 포장. 시대가 어느시대인데 튜토리얼이 디스켓으로 한장
메뉴얼도 아주 당연한듯이 영어로 쓰인거 꼴랑 하나...

그래도 검정 키보드가 쪼개져서 상자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니
"아..내가 너를 얼마나 찾아 헤매었던가"
하는 감격이...

학교 연구실로 가져와서 세팅을 해 보니, 키보드 꽂으라는 곳에 키보드 꽂고 마우스 PS/2꽂으라는 곳에 꽂았더니 리부팅 하라는 메시지 한 번 나오고 설치는 완료!!

타자를 가뿐하게 쳐 보니 키감은 상당히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더군요.
뭐...키감같은것은 사실 잘 모르니 어떤거랑 비교해서 좋고 나쁘고를 말할 형편이 되진 않습니다만 현재 쓰고 있는 느낌은 상당히 좋습니다. 부드러운듯 하면서 톡톡 튀는 느낌이랄까

가운데 꼬불랑 거리는 케이블이 거슬리지만 무선으로 하자면 배터리문제도 있고 하니 이건 참아주기로 하고

터치패드_20050525182659.jpg
터치패드는 부드럽게 잘 움직이는데 버튼이 힘센 미국놈들이 쓰는 거라 그런지 무지하게 뻑뻑하네요. 뭐..버튼대신 터치패드에서 하면 되긴 하지만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휠 대신에 스크롤이 있기는 해서 그다지 불편한건 모르겠고(횡스크롤이 안되는 것이 못내 아쉽긴 하지만)











왼쪽_20050525182819.jpg
왼쪽은 터치스크린을 달지 않았습니다.

















키리매핑으로 오른쪽 스페이스는 백스페이스로, 자주 안쓰는 insert키는 alt키로 바꿔서 쓰고 있습니다. 그 외에 리매핑할 필요는 못느끼고 있는데 오른쪽의 윈도우 키랑 콘트롤 키는 자주 사용할 것 같지는 않네요.

오른쪽_20050525182955.jpg
화질이 조악한 핸드폰 카메라라 매우 좋지 않습니다.
매크로 기능은 생각보다 편하게 쓰고 있습니다.
매크로 기능을 켰다 껐다 할 수 있으니까 평소에 자주 안쓰게 되는 숫자키들을 자주 쓰는 프로그램이나 작업에 할당해 놓고 쓰고 있습니다.
















넘패드_20050525182919.jpg
키 리매핑과 매크로를 위한 기능키가 있습니다. 매크로는 켰다 껐따 할 수 있구욤










아직 홈키 페이지 업다운키등이 익숙치 않은 곳에 달려있어서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만 오히려 적응되고 나면 더 편할 것 같고 이렇다할 단점은 보이지 않네요.
오른쪽_20050525182726.jpg
키보드를 마운트 시키는 것을 살걸 그랬다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프린팅이 좀 허접해보이긴 한데 어차피 가까이에서 보는거 아니면 안보이니까-_-

그래도 단점을 몇 가지 찾아본다면
T키가 조금 더 자리를 많이 찾이했으면 좋겠는데(M$ 뇌출혈처럼 좀 큼직하게) T를 누를 때 미끄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고
키보드 각도 조정이 안되는 점...뭐 이건 원래 마운트를 같이 끼워팔 생각이라서 고려를 안한것도 같지만...시간과 돈과 정력이 된다면 수제 마운트를 만들어볼까도 고려중입니다.
또 연결 방식이 기존 키보드 PS/2여서 이게 usb였으면 노트북에서도 쓰고 핫스와핑도 되고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좀 있습니다.(이후에 젠더를 구입하여 usb로 쓰고 있습니다.)

뭐 이정도 입니다. 그 외의 부분은 상당히 만족스러우며(그 돈을 들이고 만족을 안하면 좌절이죠)
가슴을 딱 피고 앉아서 키보드를 칠 수 있다는 것이 생각보다 확실히 어깨부담을 줄이는 것 같습니다. 책이나 프린트를 보고 타이핑을 할 일이 있을 때 어색하게 고개와 몸을 돌리거나 비틀지 않고 키보드 사이에 책을 두고 타이핑이 가능하다는 점도 상당한 장점이 될 것 같고 공간 활용면에서도 항상 모니터 앞을 차지하는 키보드 대신 어깨가 편한 자리에 놓고 칠 수 있다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는 상당한 메리트네요. 쓴지 얼마 안되었는데 어깨 통증이 몰라보게 나아진 것만 봐도 평상시 사각 키보드가 얼마나 어깨와 손목에 안좋은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제 LCD모니터 마운트만 사서 모니터 높이만 좀 높이면 아래를 보고 쳐서 생기는 목의 부담도 덜테고, 웰빙 작업공간의 완성이 되겠네요."
세로본능2_20050525183114.jpg
라고 쓴 후 LCD모니터 마운트를 구입해서 세로로 마운트 한 후 피봇시켜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까지 해 놓으니 마우스를 치우고 싶은 생각도 드네요-_-;;

문제는 CRT를 쓰다 LCD를 쓰고나서 CRT모니터를 보면 눈이 아픈 부작용과같은 현상이 키보드를 사용하는데 있어서도 나타나지 않을까 싶은데
다른 곳에서 사각 키보드 쓰면 어깨가 매우 싫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는 학교에서만 쓰고 있지만
돈 더 모아서 집에도 하나 장만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정도입니다.


웰빙시대에 다른건 다 웰빙웰빙그러면서 사무실에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작업환경 개선은 별 신경을 안쓰는 것을 보면 참 아쉽습니다.
작업환경_20050525182627.jpg
마지막 사진으로 다시 한 번 작업환경...ㅋㅋ(노트북은 닫아 놓고 쓸 일 있으면 키보드를 노트북에 연결한 후 모니터 화면 전환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주 쓰지는 않지만 꼭 노트북을 써야할 일이 있어서)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 의자만 편하게 해도 눈, 목, 어깨, 허리, 손목이 편해지는데 말이죠.
더불어 눈,목,어깨의 경우는 두통과도 연관되니 업무효율증진을 위해서는 다른 어떤 것 보다 이런 부분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아직도 관공서같은데 가면 때가 껴서 안움직이는 볼마우스 청소도 안하고 쓰고 있는거 보면..한숨이...)

우리나라 중소기업에서 분리형 키보드를 10만원~15만원 선으로만 만들어 팔아도 광고만 잘하면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 같은데...


아무튼 사용기를 쓰다보니 넑두리까지쓰게 되었는데 뭐 괜찮겠지요.

예전에 썼던 글에 새로 사진과 추가 설명을...

뱀꼬리 : LED가 일반적인 녹색인데 이것을 고휘도 파란생이나 녹색이나 백색광으로 바꿀 것을 고려중입니다. 밝은 곳에서는 LED켜진게 눈에 잘 안띄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