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현재 체리 사에서 생산되는 키패드는
G80-3700과 G84-4700 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은 단종된 G80-5700까지 포함한다면, 도합 세 가지겠지만 말입니다.
운좋게 이 세 가지 모델을 모두 접해볼 기회가 되어
간략하게 적어볼까 합니다.(폰카라 화질이 구린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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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구형청색축 개조 mx3700 , mx5700, ml4700 키캡 벗기고 한 컷


▶G80-3700 HQU / 00 I04

저렴한터라 이베이와 옥션, 그리고 이 곳 사고팔고란을 통해서
많은 거래가 있는 모델이죠.
허나 이러한 중고장터가 없었다면 현재 체리사에서 제조되는 동일 모델을
정가 그대로, 혹은 설사 on-line discout를 적용해서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키패드로만 구입하길 주저하게 만드는, 사실은 값비싼 모델입니다.
G80/81-3000 키보드의 악세사리 모델로 나왔다고는 하지만,
위에 따로 할당된 4개의 키에 문자, 단축키 등을 등록하는 프로그래밍 기능이 있고
4가지 mode로 설정할 수 있어 키패드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
거기에 자체 ps2 허브가 있어 확장성도 뛰어난 점 등은
권장 소비자가가 그토록 비싼 이유를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습니다.

어떻든, 중고거래가가 많이 저렴해진 지금
키보드 매니아 사이트에서 어느정도 활동하시는 분들이시라면
안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사실 제가 접해본 제품은 개조품부터였습니다.
구형청색축을 이식한 제품.....
이미 몇몇분들의 말씀에서 언급된 내용인데,
체리 구형/신형 청색축, 알프스 블루/백색, nmb 클릭 스위치를 막론하고
클릭스위치 자체가 어느 순간부터 거슬리는 느낌-소리를 비롯해.. 기타 등등-이 있다고 하는 점을
저도 동감합니다만, 수치 입력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무가 아닌 이상
체리 체리갈색축, 또는 리니어 스위치를 사용하시는 분들에게는
체리 클릭 스위치-비록 체리 구형 청색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이식이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 경우 넌클릭이나 리니어 사용중
간간히 사용하는 클릭 키패드로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0-;;

물론 메인 키보드로 클릭 키보드를 사용하시는 분이시라면
제 의견은 수정되어야 할 것 같구요.

이유는...
구형스위치를 썼건 신형 스위치를 썼건간에
스탠다드형 모델이라면 아무리 뒷면을 나사로 고정해 준다고 할지라도
철판이나 알루미늄판으로 잡아주지 않는한
클릭 스위치의 키감과 그에 따른 잔향음(그리고 공명음) 모두가 불만족스럽습니다만
키패드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일단 PCB 기판과 케이스가 작다는 점,
그리고 3700은 무조건 이중사출 키캡을 적용해
키감의 상승효과까지 생기는 터라
키패드내에서의 연속 타이핑이 훨씬 안정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체리 흑색축을 채용한 오리지날 G80-3700 HQU ...
이건 잠깐 접해 보았으나
그 때는 이미 구형 청색축 개조 키패드에 익을만큼 익어서인지
키압, 키감 등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아마 메인 키보드로 클릭 키보드를 사용한다면 궁합도가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이 키패드에 철판이나 알루미늄판이 보강된다면
정말 고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몇몇 분들께 문의를 해 보고, 제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체리 흑색축이라면 철판을, 갈색축/청색축이라면 알루미늄판을 보강하면
극강의 키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데,
뭐.. 그렇게만 된다면 체리 mx 스위치 종류별로 3700 다 가지게 되는 거죠 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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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구형청색축 개조 mx3700 , mx5700, ml4700 뒷면 모습
(mx3700과 ml4100은 나사로 고정이 되어 있습니다만, mx5700은 그냥 달랑 상/하부 프레임끼리 맞물려 놓은 구조입니다. ㅡㅡ;)


▶G80-5700 HAADE / 03  H27

G80-5000, 일명 mx5000 으로 불리우는 ergonomic keboard의 악세사리용 키패드죠.
mx5000과 동일한 품질의 키스위치를 사용,
짙은 갈색축이 매력인 키패드입니다.
채용된 키스위치만을 놓고 따지자면 키감은 최고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 녀석은 치명적인 약점을 두 가지 지니고 있습니다.
자체 ps2 허브라도 있다면 굳이 mx5000 이 없더라도
다른 키보드들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아니, 요즘의 대세 usb 인터페이스가 그 생산 당시에만 있었더라도(채용했더라도)
그냥 usb 허브가 달려있는 다른 키보드에 연결해서 사용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이용이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모든 것이 막혀 있습니다.
유일하게 mx5000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녀석이라는 겁니다.
아~ 그 방법은 있군요. usb 방식의 키보드를 사용하고 ps2 포트에 mx5700을 사용하는.... ㅡㅅㅡ;
3700,4700처럼 프로그래밍 기능, 허브 채용 등 전혀없고,
only mx5000만을 바라보는 망부석 같은 존재입니다.

두번째 치명적인 약점,
정말 너무나도 가볍습니다. ㅠㅠ
300g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키보드 매니아들이
왜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도 빈티지 키보드, 철판보강된 녀석을 좋아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쉽게 답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벼운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직접 쳐 보셔야 피부로 느낍니다.
mx5000과 셋트로 연결하지 않은 이상에는
키패드 따로 떼어서 보았을 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혀 놓은 느낌입니다.
'텅~텅~텅~' 쪼매난 녀석에게서
케이스와 기판사이의 공명음이라고 해야할까요 잔향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여튼,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아주 아주 안좋습니다 ㅠㅠ
하부 프레임 제거해서 빈 공간을 신문지 둘둘말아 보강하거나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 미온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mx5700이야말로 절대적으로 알루미늄판 보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단순히 키패드의 가치를 범용성적인 측면에서만 놓고 보았을 때,
이 녀석은 0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2-3만원도 아까움, 아니 1만원도 아까우려나..)
mx5700... 이건 "mx5000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 한한 소장품으로서의 의미"
그 이상은 솔직히 없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경우에는 10점만점 ㅡㅡ;)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그래도 mx5700 갈색축이 mx5000 하고 같은 최상급이라 좋지 않냐 하시는 분들,
그냥 mx3700에 11800같은데서 뽑은 갈색축 이식하는 게 훨씬 속편하고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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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구형청색축 개조 mx3700 , mx5700, ml4700 위쪽옆면 모습


▶G84-4700 PPBUS / 03  N20

체리 키패드의 막내둥이 입니다.
현재 체리사에서 계속 생산되는 녀석이고 ml4100의 악세사리용 키패드라고 보시면 되죠.
짐작하시는 것처럼 ml스위치를 사용했구요.
성능은 mx3700과 완전히 동일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덕분에 쪼매난 놈임에도 불구하고 정식소비자가는 겁나 비싸죠.

직접 보시면 모두들 그렇게 느끼시겠지만,
정말 앙증맞고 귀엽습니다.
공간 절약을 위한 최고이자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키감...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서 이 녀석을 넘어서는 놈을 거의 못봤습니다.
ml4100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키감이 완벽하게 수정되었습니다.
아마도 작은 크기에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밀도감이
고스란히 키감의 안정화에 기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1800 카이저 버전을 접했을 때
그 키감과 거의 비슷하지만 이 녀석은 그보다 훨씬 탄력적이면서도
손가락의 움직임과 일체감을 갖게 만듭니다.
(참고로, 1800 카이저 버전은 철판이 키감을 단단히 잡아주지만
아울러 손가락에 반발력 - '디펜스' 정도로 표현하면 될 거 같은데, 우리말로 마땅한 어휘를 찾기 힘드네요 - 도 그만큼 강하게 나타냅니다. 알루미늄을 쓰면 보완될 것도 같은데...)
또한 케이스 사이에서 울리는 공명음이 없고 키캡의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키캡의 내구도는 아직 새 것인지라 확인이 불가능한데,
이 부분만 승화인쇄 등으로 변경해서 키캡의 지워짐에 확실히 대비했다면 더 좋았을테지만,
지금 이 상태만으로도 뭐.. 아직까진 나쁘지 않습니다. ^^;
솔직히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면야 체리 ml키보드에 적용된 실크 인쇄이야 품질면에서 상당히 좋죠.

이 키패드에서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led가 없어서 키패드 자체만 연결한 상태에서는
num lock 키가 on인지 off 상태인지 눌러보고서야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이네요.
그래도 공간 절약을 위해서이니 봐줍니다. ㅡㅡ;
이 점을 제외하고는 만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만큼의 만족도를 보여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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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의 결론>

▶mx3700 오리지날
- 키  감 : B+
- 휴대성 : B+
- 기능성 : A+
- 확장성 : A
- 완성도 : A

▶mx3700 구형청색축 개조
- 키  감 : A
- 휴대성 : B+
- 기능성 : A+
- 확장성 : A
- 완성도 : A

▶mx5700(키감과 완성도는 mx5000 때문에 봐줬다.. ㅡㅡ^)
- 키  감 : B
- 휴대성 : A
- 기능성 : D-
- 확장성 : D-
- 완성도 : B+

▶ml4700
- 키  감 : A+
- 휴대성 : A+
- 기능성 : A+
- 확장성 : A
- 완성도 :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