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처음 글을 쓰는 거라 이곳 분위기를 잘 모르는데 엉성한 사용기나마 간단히 올려 봅니다.

일본에 출장을 왔다가 맥미니를 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사기가 골치아픈 애플 프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샀습니다. 고급스런 디자인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쓴 키보드라서 만족했습니다. 일본에서는 가격이 3만6천원 이정도면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apple pro keyboard

키 배열은 표준적이지만 키보드 경사를 곡선으로 잘 줘서 손목 받침 없이도 크게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저가형 키보드와 비교했을 때 키보드 사용상의 장점입니다. 또한 2개의 USB 다운링크 포트가 있으며 여기에 광마우스 등 USB 공급 전원을 사용하는 장치도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고 아이포드 셔플도 충전을 할 수가 있습니다. HHKB Lite 2 USB 와 이 점이 비교가 됩니다. HHKB Lite 2 USB 의 아쉬운 점은 애플 프로 키보드에 비해서 USB 허브 기능이 약간 불안정한 것 같다는 것입니다. 맥 유저에게는 USB 허브 따로 사느니 애플 키보드르 쓰는 것이 탁월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표준적인 레이아웃이라 윈도우 등 다른 OS 에서도 사용하는 데 불편은 없고요. 특히 윈도우에서는 맥 키가 윈도우 키에 대응되는 것 같으니 윈도우 키보드에 비해서 불편한 점도 없는 것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시각적/인체공학적 디자인에 꽤 신경을 썼으며 USB 허브 기능도 충실히 구현하고 있고 표준적인 키 배열로 맥 이외의 OS 에서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며, 특별한 단점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쓸데없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음) 무난한 키보드입니다.

그리고 친구 친구가 HHKB Pro 무각 흑색을 구해다 달라는 걸 듣고 여태까지 HHKB 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매장에 가서 HHKB Lite 2 를 봤는데 딱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ro 무각은 흑색은 정말 엄청나게 뽀내가 나겠구나 상상이 가더군요. HHKB Lite 2 는 일본에서 사만팔천원 정도에 살 수 있습니다.

HHKB Lite 2

리눅스나 유닉스 계열 프로그램을 쓸 일이 꽤 많은 분들께는 최적의 키보드입니다. 지금 당장 HHKB Lite 2 나 Pro 사세요. 윈도우나 맥에서도 Alt-F4 와 같은 조합에서 Fn 키를 하나 더 눌라여 한다는 점을 빼고는 불편한 것이 없더군요. 오히려 윈도우 사용자라도 그런 키보다는 Ctrl-C, X, V 와 같은 편집키를 더 많이 사용하므로 Ctrl 이 제대로 된 자리이 있어서 손이 꼬이지 않는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또한 옆에 쓸데없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키보드에서 마우스로 옮겨야 하는 오른손으 거리가 아주 짧아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다른 키보드를 쓰려고 하니까 멀찍이 손을 움직이여 하는게 아주 불편했습니다. 이 장점 때문에 HHKB 를 사용하면 다른 키보드는 못쓴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HHKB Lite 2 USB 의 단점은 광마우스조차 연결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USB 허브 기능이 있는 다른 키보드앞서 말씀드렸다시피 USB 키보드(애플 프로 키보드 등)와 비교했을 때 구현에 약간 미흡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USB 볼마우스는 워낙 전기를 적게 먹어서 그런지 HHKB Lite 2 USB 에 붙어도 작동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 Logitech First Whell Mouse USB 를 부랴부랴 구하고 있습니다 ㅠㅜ

노트북을 애용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노트북 키보드는 영 못쓰겠더군요. 그래서 미니 키보드라고 나오는 것들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었고, 또 저는 키보드에서 한글을 칠 때나 컨트롤이나 알트 키와 같은 특수키를 조합해서 사용하거나 또 숫자패드보다는 위쪽에 일렬로 배열된 숫자키를 애용하기 때문에 검지로 왼쪽 오른쪽 영역을 서로 조금씩 침범해서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키보드를 반으로 뚝 갈라 놓은 내추럴 키보드 역시 기피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내추럴 키보드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죄송) 그래서 키보드는 그냥 싼 표준형이 좋은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HHKB 를 보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자 봐왔던 키보드는 너무 크기만 한데다가 Ctrl 을 이상한 데다 박아넣고 거의 안쓰는 Capslock 을 올려 놓아서 탭 누르다 오타로 캡스락을 걸어 버리게 만드는 멍청한 디자인이 대세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Capslock 을 Ctrl 위치에 박아넣고 Ctrl 을 구석탱이에 쳐박을 생각을 한 키보드 레이아웃을 개악해서 디자인한 사람이 다만 저주스러울 뿐입니다. 이 키보드를 써보니 왜 사람들이 키맵을 비꾸고 cabslock 과 ctrl 키를 바뀌끼워 쓰는지 알았습니다. 참고로 프로는 가격도 비싸고 방향키가 없으면 적응이 힘들 것 같아서 저에게 많이 끌리지는 않았습니다.

요약하자면 HHKB 는 Ctrl 키가 올바른 위치에 있는 전통적인 키보드 레이아웃을 계승했으며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몸집을 줄여 마우스 사용시 손의 움직임을 줄인다는 점, 그리고 다른 비슷한 몸집을 갖는 미니 키보드들에 비해 키의 크기나 타격감이 노트북 키보드와 같은 것이 아닌 표준적인 키보드와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인 정말로 강력히 추천할 만한 키보드입니다. 정말로 아쉬운 단점은 USB 허브로서는 약간 불안정한 감이 있다는 점, 심지어 비교적 소용량인 광마우스조차 사용연결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USB 볼마우스는 (로지텍 퍼스트 휠 USB 빌려서 테스트)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P.S. 이제 저도 키보드를 들고 다녀야 하는 걸까요?

<<캠페인>> 윈도우 인스톨시 키보드 종류는 3으로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