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마우스보다 트랙볼이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여름에 로지텍의 Trackman wheel이란 제품을 구해서 쓰고 있었지요. 주위에선 왜 트랙볼을 쓰느냐 마우스랑 다를것도 없으면서 괜히 불편해 보인다 등의 의견들이 있었지만 책상위 공간이 넓지 않아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마우스보다는 트랙볼에 훨씬 매력을 느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인이 오래된 워크스테이션 하나를 분해하면서 나온 것이라며 트랙볼 하나를 소개해 주는군요. 멤브레인 체리1800과 함께 말이죠.
사실 처음에는 체리가 더 끌렸습니다. 아무리 멤브레인이라도 체리인 것을.... 이란 생각이었죠.

그런데 체리는 AT / 트랙볼은 시리얼이었습니다. 덕택에 체리보다 먼저 꽂아보게 되었는데.... 오홋~!!!!
작고 가벼운 볼에서 느끼지 못하던 딱 맞는 움직임... 왠지 가벼운 볼은 손가락으로 휙 날려서 탁~ 잡아도 포인터가 움찔거리는 느낌이 있는데, 이건 휙~~ 굴리면 구르르르르~~~릉 하면서 굴러가고, 손가락으로 세우면 포인터가 미동도 하지 않고 떡! 버티는 느낌입니다.

그러고 나서 KBDmania를 들어오니 유명한 회사 제품이네요.. ^^;

버튼은 총 네개가 달려있습니다. 오른쪽 클릭, 왼쪽 클릭, 가운데 버튼, 그리고 팜레스트 바로 위쪽의 둥근 버튼이 하나 있지요.
가운데 버튼의 정체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고, 팜레스트 바로위의 둥근 버튼은 감도를 조절합니다.

트랙볼을 쓰면서 불편했던 점중 하나가 포토샵처럼 포인터를 세밀하게 움직여야 할 때 너무 민감하거나 너무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었는데, mouse-trak은 버튼하나로 시원시원한 움직임과 세밀한 터치를 오고갈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시리얼 제품은 XP용 드라이버가 없어서 일반 시리얼 마우스로 인식시켜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트랙볼의 밑면에는 5개의 DIP스위치가 있는데, 이걸 이용해서 버튼의 기능이나 PC와의 통신방식을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있네요. 아직 충분히 확인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 가져왔을 때 너무나 겉이 지저분했던지라 다 분해해서 케이스를 몽땅 물에넣고 빨았습니다. 그러면서 구조를 보니...
금속제 축에 수지제로 추정되는 볼이 직접 닿아서 두개의 축으로 광센서를 통해 입력받는 전형적인 볼마우스와 동일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다만 각 축에는 금속제 볼베어링이 들어있고 또 움직임을 보조하는 (볼마우스에서는 스프링따위로 볼을 받쳐주는) 위치에도 베어링으로 받쳐주고 있습니다.
이때문인지 볼을 굴리면 구르르르~~~~ 쏴아~~~~ 하는 소리가 납니다. 아주 묵직한 소리라서 차에 비교한다면 트랙맨 휠이 중형승용차 소리라면 마우스 트랙은 대 배기량의 스포츠카 같은 느낌이기도 합니다.

아직 켄싱턴 제품은 못 써봤지만 왜 볼이 크고 무거운 트랙볼이 좋은 제품으로 취급되는지 경험해 볼 수 있느 좋은 기회였습니다.. ^^ 사진은 시간이 나는대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